서울과 경기도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100원을 돌파했다. 국제 유가와 함께 인상이 불가피해진 것인데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강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이 높을 때에는 차가격이 저렴하고, 유류비도 적게 드는 경차가 인기를 끌기 마련이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넘어선 2008년 여름, 경차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91.2% 증가했다. 당시 중고차 시장에서도 경차 ‘뉴모닝’의 시세가 10%가까이 상승한 반면, 중·대형차들은 수요가 줄어 3월과 7월 사이 NF쏘나타는 50만원, 그랜저TG는 100만원의 하락세를 보인바 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휘발유값이 두 달 새 100원이나 올랐지만 중·대형차의 인기가 줄지 않는 것이다. 그랜저TG가 중고차 검색순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가 하면, K7의 경우 11월 검색량이 전월 대비 15%가량 상승했다. 단종된 대형세단 ‘다이너스티’의 검색량 까지도 상승했다. 기름 많이 먹는 차로 알려진 대형차가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신차출시 효과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올해 K5, 아반떼MD, 알페온 등 신차출시는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차량의 가격상승을 가져왔다. 높아진 신차가격 부담에 중고차로 눈을 돌린 운전자가 많은데, 같은 예산으로 신차보다 한 단계 상위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을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YF쏘나타 Prime의 가격(2,345만원)으로, 중고차로는 2010년식 그랜져TG Q270럭셔리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중고차사이트 카즈 http://www.carz.co.kr 거래가격 기준)
금융시스템의 발달도 생각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중고차시장에서도 캐피탈 및 카드사를 통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48개월까지 할부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큰 비용부담 없이 중고차 구입이 가능해졌고, 보험료, 세금도 분납할 수 있어 중고차 구입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준대형까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큰 차 특유의 승차감도 한 몫 한다. 차체가 큰 만큼 레그룸등 실내공간이 크고, 주행의 안정감 역시 작은 차량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고급차량인 만큼 편의사양 역시 준중형이나 소형차보다 첨단을 달린다.
카즈 관계자는 “최근 중고차시장에서 준대형급의 조회량이 상승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자동차 바꿀 때 이전보다 큰 차종으로 고르려는 성향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중형차의 수요가 가장 많은 국내 자동차구입 패턴에서 다음은 준대형차를 타고 싶은 욕구인 것이다. 게다가 한번 큰 차종의 승차감, 안전, 운전시 시야 등에 익숙해 진 후 하향선택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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