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로운 그랜저 (그랜저HG)의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첫 날 7천 여대가 사전예약 되며 돌풍을 예고했지만 뜨는 별이 있으면 지는 별도 있는 법. 신형의 등장은 그 동안 국산차 준대형라인업을 지켜온 차 ‘그랜져TG’의 퇴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2005년 이후 6년이 넘도록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그랜저TG는 수많은 기록과 역사를 남겼다.

86년생 1세대 그랜저 이후 3차례의 풀체인지를 겪고 2005년 4월 출시된 그랜저TG는 당시 차체 자세 제어장치, 사이드 커튼 에어백, 스마트키 등 첨단기술을 집약한 자동차였다. 또한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 지능형 정속주행장치, 졸음운전 경보장치 등 안전성을 집중강화 해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비싼 차’임에도 불구하고 기록한 판매고다. 출시된 해 8월에는 8,304대판매하며 쏘나타와 포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그 해 12월에는 10,248대를 기록, 대형차 최초로 월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6년에는 84,861대로 전체2위, 2007년에는 81,365대로 3위, 2008년에도 4위에 랭크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누적판매량 약 40만대의 판매고는 그랜저TG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 11월에는 과감한 할인혜택 등으로 전월대비 26%가량 많은 판매를 이뤄내, K7을 누루고 준대형차 1위자리를 되찾는 등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도 했다.
그랜저TG의 위엄은 판매대수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데뷔무대인 2005년 서울모터쇼에서 승용차부문 ‘베스트 카’상을 수상하면서 임팩트를 심어준 그랜져TG는 2007년 미국의 권위있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비전’이 발표한 ‘종합품질지수’에서 대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적인 명차로 자리매김했다. (미 수출명 아제라) 또한 최근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도에 신차로 구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중 문제가 가장 적은 차’도 ‘그랜저TG’로 나타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고차시장에서 그랜저TG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10월부터 시세가 하락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그랜져TG는 2010년 들어 단 한차례도 중고차 인기검색 1위를 양보한 적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2010년 인기중고차 결산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 인기검색 순위 기준)
카즈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출시로 그랜져TG의 시세가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이는 베스트셀링카라면 후속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겪는 진통이다. NF쏘나타와 아반떼HD가 그러하듯 여전히 세련된 외관과 검증된 성능 및 품질, 게다가 한결 부담이 적어진 중고차 가격으로 인해 그랜저TG 중고차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그랜져 TG는 지난 해 겨울, 출시 후 처음으로 페이스리프트를 실시해 ‘더 럭셔리 그랜져’를 선보인 바 있다. ‘더 럭셔리 그랜져’에서는 내외부의 인테리어 변경은 물론 차체자세 제어장치와 측면, 사이드 커튼 애어백을 기본탑재하는 등 사양변화를 실시했다. 이 역시 그랜저TG의 이름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개선된 그랜저를 동일한 시세로 구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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