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선수시절에는 그저 ‘한 명의 선수’로 평가되는 정도였다고 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끈 두산의 김경문 감독 역시 현역시절 기록을 보면 통산타율 2할 2푼, 6홈런의 ‘그저 그런’ 성적이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신차 때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중고차시장에서 스타인 차량들이 있다. 바로 GM대우의 토스카, 라세티 프리미어, 윈스톰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토스카가 포함된 올해의 중형차시장은 치열하다 못해 뜨거웠다. 절대강자인 현대차 YF쏘나타와 기아차 K5의 1위 다툼은 흥미진진했고, 르노삼성의 SM5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이들의 대항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각축장에서 GM대우의 토스카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었다. 10월 자동차 판매량에서 쏘나타, K5, SM5모두 Top 10에 든 것에 비해 토스카는 단 340대의 판매를 기록해 40위에 랭크 되어 있다.
준중형에서는 라세티프리미어가 10월 2,405대의 판매고를 올려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20,000대 가까운 판매고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아반떼와 (19,814대: HD 777대, HEV 162대 포함) 4,000여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SM3, 포르테에 비하면 ‘포스’가 한참 부족하다. GM대우 SUV모델인 윈스톰 역시, 기아차 스포티지R, 쏘렌토R 이나 현대차 투산ix와 싼테페에 밀려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가 발표하는 중고차 검색순위에서는 25일 현재 라세티 프리미어가 10위, 토스카는 1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윈스톰 역시 30위 안쪽에 랭크되어 있다. 중고차시장에서는 신차에 비해 모델수가 무수히 많다는 점, 그리고 신차시장에서의 성적표를 비교해보면 상당한 선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신차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음에도 중고차시장에서는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감가율에서 찾을 수 있다.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라고도 볼 수 있는 감가율은 GM대우의 중고차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빠른 편이다. 카즈가 발표한 2008년식 중형차의 11월 감가율을 살펴보면 NF쏘나타트랜스폼 24%와 뉴SM5가 23%, 뉴SM5가 24%를 기록한 반면 토스카만 31%의 감가율을 보인바 있다. 차급이 다른 라세티프리미어와 윈스톰 역시 동급 내 최저 잔존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카즈 박성진 데이터리서치 팀장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감가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상태가 좋은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매력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높은 감가율로 인해 경제적인 차 가격과 더불어 또 하나의 인기 요인은 입소문을 타고 퍼진 성능이다. 신차시장에서는 경쟁차종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토스카와 라세티프리미어 역시 경쟁자에 비해서 차량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유로NCAP에서 입증된 안전성 외에도 토스카는 직렬 6기통 엔진과 미션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고속주행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며, 라세티프리미어 역시 빼어난 실내디자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신차시장보다 중고차시장에서 보다 선전하고 있는 GM대우는 내년에는 국산차 중 가장 많은 신모델 출시가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젠트라X의 후속 아베오, 젠트라 후속 아베오 세단, 윈스톰의 후속 캡티바, 레조의 후속격인 올란도, 토스카의 후속 에피카 외 카마로, 코르벳까지 무려 7개 모델의 신모델을 발표한다. 중고차시장의 선전과 함께 새로이 발표되는 모델들이 얼마나 선전할 것이고 GM대우의 브랜드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탑라이더 press@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