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단종됐던 코란도가 5년만에 코란도C라는 이름으로 부활을 앞두고 있다. 쌍용 SUV의 마니아에게는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코란도C의 모습은 어쩌면 코란도 골수팬에게 배신감을 줬을지도 모른다. 코란도C의 모습에서 기존 코란도를 찾아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란도의 역사를 이어받았지만 코란도C는 분명 다른 차량이다. 코란도는 1974년 1세대 모델부터 정통 Jeep의 외형을 유지해 왔다. 1996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은 비교적 현대적인 곡선을 접목시켰지만 여전히 복고풍의 지프 스타일은 버리지 않았다. 코란도는 아르헨티나의 팜파스 랠리등에서 우승하며 전통 오프로더의 계승자임을 증명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조만간 출시될 4세대 코란도C는 그 컨셉부터가 다르다. 전통 오프로더가 아닌 도심형CUV (Crossover Utility Vehicle)를 표방하고 있는 코란도C는, 기존 코란도의 정통 지프 이미지를 벗고 스포티지R와 투싼ix 등과 같은 느낌의 유선형 바디를 채택했다. 게다가 타고난 힘을 자랑하는 전 모델들과 달리, 승차감과 정숙성 및 안전성을 무기로 삼고 있다.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을 뿐 코란도C와 그 이전세대의 코란도는 전혀 상관없는 차로 봐도 무방할 정도.
그렇다면 왜 코란도C는 왜 공통 DNA가 많지 않은 ‘코란도’의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일까? 먼저 비용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새로운 차명으로 인지도를 쌓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홍보비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이미 대중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따르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마케팅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제품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에 편승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뉴코란도’는 단종 된지 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중고차 시장의 인기모델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의 모델별 검색량 5위권 내에 항상 랭크 될 정도로 사랑 받고 있는데, 이는 쌍용차가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고 신모델 출시가 없었음에도 꾸준한 매니아를 거느린 코란도의 파워인 것이다.
새로운 모델이 단종된 모델의 이름을 물려받는 것은 비단 코란도만이 아니다. 베르나의 후속모델로 알려졌으나, 막판에 11년 전 단종된 이름을 이어받은 신형’엑센트’도 소형차시장의 왕의 귀환을 예고했다. 역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에 소형급 최초 6단 자동변속기를 쓴 신형 엑센트는 구형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델이지만 같은 이름을 공유함으로써 5년 동안 41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던 이전모델의 후광을 등에 업을 수 있었다.
2005년 출시된 프라이드도 마찬가지이다. 그 전까지 기아의 소형세단 라인업을 지키고 있던 리오의 뒤를 이어받았지만 이름은 99년 단종된 모델의 이름을 따왔다. 신형프라이드 역시 각진 구형과는 달리 현대적인 곡선을 살린 외형을 가지고 있어 생김새부터 달랐다. 하지만 ‘프라이드’라는 이름은 ‘넉넉한 실내공간에 잔고장 없는 차’라는 기존 모델의 이미지를 신형 프라이드에 까지 이어지게하는 요인이 되었다.
카즈 관계자는 이러한 ‘이름 계승’은 중고차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아직 ‘쏘나타’라는 이름의 신차가 존재하는 ‘NF 쏘나타’의 경우 2004년식 N20럭셔리 모델이 1,050만원 정도로 신차가격의 60%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는 데에 비해, 같은 이름의 후속모델이 없는 대우 매그너스 클래식 2.0 2004년식은 71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이미 반값중고차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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