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부터 14일까지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제 1회 다음카테스트’에서 심사위원들과 관계자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테스트는 서킷 랩타임이었다. 새로 개장한 인제스피디움의 특수성과 SUV의 만남은 꽤나 이색적이었기 때문이다.

서킷 랩타임 테스트는 GPS가 장착된 계측장비가 활용됐고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활약 중인 시케인 레이싱팀 김선진 감독과 모터타임 레이싱팀의 강진성 선수가 각각 한바퀴씩 서킷을 돌고 평균값을 측정했다. 또 안전의 위해 각 차량의 전자제어장비는 끄지 않았다.

▲ 다음카테스트 현장. 김선진 감독과 강진성 선수가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기자는 계측장비 확인을 위해 조수석에 동승했고 본의 아니게 11대의 SUV를 번갈아 타며 서킷을 22바퀴나 돌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장감 넘치는 인제스피디움에서 프로선수들과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다.

◆ BMW X5 30d

김선진 : (오버스티어 때문에) 코너에서 속도를 많이 낮춰야 되니깐 힘드네요.
김상영 : 무게 때문인가, 급코너에서는 쏠림도 심하네요.
김선진 : 그래도 이정도면 SUV치곤 안정적인 것 같네요.
김상영 : 근데 느낌이 생각만큼 빠르지가 않아요.

◆ 기아차 쏘렌토R 2.2 4WD

김상영 : 느낌이 어떤 것 같아요?
강진성 : 너무 느려서...
김상영 : 아...
강진성 : 그냥 시끄럽기만 하고...

강진성 선수와 김선진 감독이 교대하면서

김선진 : 왜 이렇게 탄내가 심하냐. 나 돌고 오면 아주 폴폴 풍기겠다.

◆ 아우디 Q5 3.0 TDI 콰트로

김상영 : 상당히 경쾌하네요. 코너도 부드럽고.
강진성 : 뉴트럴하게 들어가면 잘 따라오는 것 같아요.

김선진 감독과 교대.

김선진 : SUV지만 정직하게 잘 도네요. 엔진 성능이 조금 더 좋으면 낫을 텐데.

◆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5.0 SC

강진성 : (웃으며) 생각보다 잘나가네.
김상영 : 코너 돌 때 느낌도 훨씬 부드러운데요.
강진성 : 언더스티어 경향이 살짝 있는데, 이 정도면 안정적이에요.

직선주로에서 날벌레 수백마리와 충돌.

강진성 : (각진 레인지로버) 모양이 이래서 그런지 저항을 조금 많이 받는 것 같고, 벌레도 많이 죽이네요. 하하.

▲ 서킷 2회 주행 후 평균값이 가장 높았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5.0 SC.

◆ 렉서스 RX450h

강진성 : 이런 차는 천천히, 부드럽게 다뤄줘야 하는데. 타이어가 버티질 못하네.
김상영 : (타이어 소리에) 완전 시끄러운데요?
강진성 : 차가 튀어나가는 게 조금 이상하네요.
김상영 : 얘가 사실 엔진출력이 그리 높지 않아서...

◆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

김상영 : 역시 AMG!
김선진 : 확실히 소리에서 압도를 하니깐.

헤어핀에서 갑자기 툭 멈춰버린 ML63 AMG.

김선진 : 아, 전자제어장치를 껐어야 됐는데,
김상영 : 다른 차도 켜놓고 했으니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벤츠를 아마 완전히 안꺼질거에요.

◆ 현대차 싼타페 2.0 4WD

강진성 : 걔보단(쏘렌토R) 낫네요.
김상영 : 그러게요. 훨씬 부드럽게 도네요.
강진성 : 다른 현대차도 유럽차랑 비교시승 많이 해봤는데 그렇게 많이 떨어지진 않더라고요. 약간 투박하긴 한데 못쓸 정도는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언더랑 오버스티어 왔다갔다가 너무 심해서...

김선진 감독과 교대. 김선진 감독은 아무 말 없이 진지하게 주행.

▲ 서킷을 달리고 있는 폭스바겐 투아렉.

◆ 폭스바겐 투아렉 4.2 TDI

강진성 : 이거 V8이죠?
김상영 : 네.
강진성 : 확실히 토크가 높으니깐 치고 나가는 건 좋네요.

김선진 감독과 교대.

김선진 : 코너에서도 밸런스가 잘 안무너지네. ML63 AMG랑 (기록이)비슷할 것 같네요.

◆ 볼보 XC60 D5

김상영 : (출발과 동시에) 오, 빠른데.
강진성 : 생각보단 빠르긴 한데, 통통 튀네요.

김선진 감독과 교대.

김선진 : (출발과 동시에) 으하하. 왜 이렇게 반응이 느려요?
김상영 : 볼보가 터보 터질 때랑 안 터질때랑 차이가 많더라고요.
김선진 : 난 기어를 잘못 놓을 줄 알았어.
김상영 : 그래도 나름 기본기는 좋아요.

◆ 지프 랭글러 루비콘 2.8

강진성 : 아, 풋레스트가 없어요!
김상영 : 하하하. 이게 책상에 앉듯이 앉는 차라...

지프 랭글러를 서킷에서 탄다는 것에 잔잔한 웃음만 차 안에 가득. 김선진 감독과 교대.

김상영 : 얘가 지금 꼴찌죠?
김선진 : 네, 꼴찌에요. 흐흐.

역시 웃음이 가득.

김선진 : (골인 지점에 도착해서) 그래도 생각보단... 생각보단 괜찮네요.
김상영 : 어떤 생각하셨길래요.
김선진 : 흐흐흐.

◆ 포드 이스케이프 2.0 AWD

강진성 : (스티어링휠을 만지며) 생긴 게 진짜 이상한 것 같아요.
김상영 : 조금 과한 감이 있죠.
강진성 : (기어노브를 보고) 패들시프트도 이상해요.
김상영 : 전 그거 한번도 안써봤어요. 이상해서...

김선진 감독과 별 대화 없이 교대. 김선진 감독은 별 다른 말없이 주행 마침.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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