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파워가 이례적으로 고급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를 구분하며 현대기아차 순위가 덩달아 상승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는 24일(현지시각), '2013 상품성·디자인 만족도 조사'를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고급 브랜드(premium)와 일반 브랜드(non-premium)를 구분했다. 고급 브랜드는 포르쉐, 아우디, BMW, 랜드로버 등 12개, 일반 브랜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혼다, 포드, 도요타 등 21개다.

JD파워는 지금까지 고급 브랜드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불과 두 달 전에 발표한 '2013 신차품질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JD파워 측은 브랜드 구분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는 JD파워의 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JD파워가 고급·일반 브랜드를 따로 나눠 순위를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고급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의 색을 다르게 표시하고 각각의 평균을 계산하는 등 예전과 달리 명확하게 구분했기 때문이다. 또, JD파워를 시작으로 다른 조사기관들도 고급·일반 브랜드로 나눌 수 있이며, 이렇게 한 번 나뉘어 버린 구분은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 JD파워가 '2013 상품성·디자인 만족도 조사'에서 고급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를 구분했다(좌 2012년 조사, 우 2013년 조사)

JD파워가 브랜드를 구분함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순위도 공식적(?)으로 올랐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유독 JD파워 순위와 관련해 '고급 브랜드'를 자의적으로 구분해 제외하고 '일반 브랜드' 중에서 선정한 비공식 순위를 발표하는 등 조사기관의 결과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JD파워의 이번 발표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구분이 어느 정도 당위성을 갖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직접 경쟁하는 브랜드와 비교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반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를 구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JD파워가 이 주장에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게 된 것이다.

실제로 JD파워의 조사에 따르면 '고급'으로 분류된 12개 브랜드는 9위를 차지한 램(RAM)을 제외하고 1~13위를 전부 휩쓸었다. 이에 한 업계 전문가는 "값비싼 고급 브랜드가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며 "일반 브랜드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구분으로 소비자들이 각 브랜드의 차이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아차와 현대차는 혼다와 닛산, 도요타, 포드, 쉐보레 등을 제치고 21개 일반 브랜드 중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기아차는 전체 평균인 795점보다 높은 797점을 받았으며, 현대차는 이보다 다소 낮은 792점을 받았다. 또, 전체 33개 브랜드 중 고급 브랜드의 평균은 844점, 일반 브랜드 평균은 786점이다.

한편, 올해로 18년째를 맞는 JD파워 '상품성·디자인 만족도 조사'는 신차구입 후 3개월이 지난 고객 8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올해 2월에서 5월에 걸쳐 총 77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내·외관 스타일, 주행 만족도, 오디오 및 내비게이션 편의성, 실내공간 등 성능과 감성적인 부분이 중요하게 반영되며, 1000점만점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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