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 JD파워 '브랜드별 내구품질' 순위를 발표하면서 매번 고급차 브랜드를 제외해 고의적으로 순위를 오인하게 만들고 있다는 논란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14일, JD파워가 조사한 브랜드별 내구품질 순위에서 기아차와 현대차가 일반 브랜드 기준 각각 13위, 1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JD파워 발표에 따르면 기아차와 현대차는 조사된 총 32개 브랜드 중 각각 21위, 22위를 차지했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차 브랜드를 제외하면 13위와 14위에 오른다"고 밝혔다. 값비싼 고급차 브랜드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관계자가 밝힌 '고급차 브랜드'는 렉서스, 포르쉐, 링컨, 메르세데스-벤츠, 어큐라, 캐딜락, BMW, 인피니티 등 8개다.

그러나 정작 조사업체 JD파워는 고급차 브랜드를 제외한 순위를 발표하지 않는다. 조사기관이 내놓은 발표는 발표 내용이 그대로 쓰여져야 하는데, 현대차가 자의적으로 가공해 발표했고 이 경우 결과가 왜곡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매체들은 '일반 브랜드 기준'이라는 표현 없이 '현대기아차가 JD파워 내구품질 조사에서 각각 13위와 14위에 올랐다'고 잘못 보도했다.  

▲ 현대기아차 JD파워 브랜드별 내구품질 관련 기사. 대부분 일반 브랜드 중 순위라는 내용이 빠져있다

정작 현대기아차의 내구품질 순위 또한 도요타, 혼다, 쉐보레, 포드, 닛산 등보다 낮았으며, 업계 평균에 미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JD파워의 내구품질 순위는 구매 후 3년 지난 차량을 대상으로 100대당 불만 건수가 적은 브랜드를 조사한 것인데, 기아차는 100대당 140건, 현대차는 100대당 141건으로 업계 평균인 126건을 웃돌았다.

▲ JD파워가 조사한 브랜드별 내구품질 순위

 

반면 현대기아차의 주요 경쟁 브랜드인 도요타는 112건, 혼다는 119건, 쉐보레는 125건으로 업계 평균보다 불만 건수가 적었다. 포드와 닛산도 각각 127건, 137건으로 모두 현대기아차보다 내구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직접 경쟁하는 일반 브랜드와 비교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실제 JD파워에서도 차급별 비교에서 일반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를 구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내구품질 조사에서 현대차 쏘나타는 중형차 부문 1위, 현대차 베르나(국내명 엑센트)는 소형차 부문 3위, 기아차 쏘울은 소형 다목적차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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