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 위치한 자동차 마니아들의 '성지' 중미산 입구에는 40년 넘는 전통의 냉면집 옥천냉면이 있어 마니아들의 즐거움을 더한다. 

옥천냉면의 주 메뉴는 물냉면. 일반적인 서울의 냉면집처럼 가늘고 질긴 면이 아니라 굵고 뚝뚝 끊어지는 '진짜 냉면'의 면발이다. '냉면' 면발은 원래 메밀 함량이 높아 가위를 댈 필요 없이 이로도 쉽게 끊어지고, 국물에도 단맛과 신맛이 두드러지지 않아 부드럽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냉면 국물에 길들여진 일반인들 입맛에는 이 '진짜 냉면'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 한 '옥천면옥'의 외관. 주변에 같은 이름의 식당이 많아 어떤 것이 원조인지를 놓고 논쟁이 분분하다.

국물맛은 우래옥파가 아닌 을밀대파다. 다시말해 우래옥 같이 고기 맛이 진하지 않고 을밀대처럼 깔끔하다. 면발도 을밀대처럼 밍밍하고 은은한 단맛이 돈다. 하지만 요즘 입맛에 맞췄는지 면발은 찰진 느낌이 강하고, 식사중이던 한 냉면 마니아는 "면을 씹을 때 나는 맛이 들큼하다(맛깔없이 달다)"며 아쉬워했다. 

▲ 옥천면옥의 물냉면 뒤로 커다란 고기완자가 보인다.

사실 이 인근에는 옥천냉면이라는 이름의 냉면집이 10개도 넘는다. 대부분 비슷한 면발을 갖고 있지만 집마다 조금씩 맛의 차이가 있으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집을 찾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겠다. 

물냉면과 비빔냉면(각8000원)외에도 함께 먹을 수 있는 고기완자나 수육(각1만5000원)을 판매하고 있는데 고기를 계란에 지져내는 완자는 두툼해 씹는맛이나 맛이 좋은 편이지만, 수육은 맛도 떨어지고 형태면에서도 제 값을 못하는 느낌이다. 

옥천냉면은 단맛이 강해 '맛집'이라고 칭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지나다 들러서 아쉬운 대로 냉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진짜 냉면'집 중 하나라는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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