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부분변경을 통해 새롭게 도입된 파워트레인이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디젤 수준 연비, 조용한 실내, 묵직해진 승차감, 가격 등 역대 카니발 중 상품성이 가장 좋아 보인다. 발진 가속감은 다소 더디다.

카니발은 국산 미니밴 대표 모델이다. 카니발의 국내 판매량을 살펴보면 경쟁자가 없다. 카니발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6만4552대가 판매됐다. 이는 기아에서 쏘렌토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현대차가 스타리아를 판매하고 있지만 올해 판매량은 3만6244대 정도다.

카니발 세대를 거듭하면서 패밀리카 인식이 강해진 반면 스타리아는 기존 스타렉스의 짐차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형 카니발에 하이브리드가 신설되면서 스타리아와 경쟁에서 더 앞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투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카니발은 4세대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이다. 4세대 카니발은 사전계약 개시 하루만에 2만3006대가 계약됐는데, 신형 카니발은 더 많은 3만5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 카니발은 현재까지 약 7만대가 계약됐으며, 이중 70% 이상이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 미니밴에 대한 국내 수요가 확인되는 부분이다. 또한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 흥행 요소에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있다. 카니발 부분변경 하이브리드 가격은 9인승 기준 3925~4700만원으로 기아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3786~4365만원)와 가격차가 적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 동급 경쟁 모델로 분류되는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7인승)는 2WD 기준 7060만원이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 7인승 풀옵션은 5764만원으로 가격차이가 1200만원 이상이다. 디젤 제외 미니밴을 고려한 고객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카니발 부분변경 하이브리드는 1.6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전기모터가 조합돼 시스템 총 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4kg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7인승 및 19인치 휠 사양인 시승차 기준 13.5km/ℓ(도심 14, 고속 12.9)로 디젤 복합연비를 앞선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 총 82km 시승에서 누적 연비는 12km/ℓ를 기록했다. 시승 중 연비를 고려하지 않았고, 급가속 등 고속 주행 테스트가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하이브리드는 고속보다는 도심에서 연비 효율이 높은데, 도심 주행시 14km/ℓ를 상회한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개선된 출력과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탑재돼 쏘렌토 대비 시스템 총 출력을 높였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 발진 가속감은 다소 더디다. 공차중량 차이가 크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2100kg가 넘고,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800kg대다.

발진 가속감은 풍부한 토크감을 느낄 수 있는 디젤이 앞선다. 반대로 고속 주행에서는 하이브리드가 경쾌하다. 110km/h 이상에서도 출력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긴 어렵다. 다만 시승은 1인으로 진행된 점을 참고해야 한다. 다수의 인원이 탑승했을 때 좀 더 느려질 수 있다.

기아와 현대차가 도입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EV 모드 전환과 엔진 개입이 매끄러운 것이 강점인데,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더 발전한 모습이다. EV 모드 주행 중 급가속시 엔진이 개입할 때 울컥거리는 현상도 없고, 이질감을 느끼기 어렵다. 엔진 오프도 자연스럽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90km/h 이상에서도 EV 모드 주행을 적극 활용해 연비 효율을 높인다. 회생 제동 시스템은 1~3단계 조절이 가능하다. 오토 모드도 지원한다. 회생 제동 시스템은 전기차와 유사한 감각으로 단계를 높일수록 에너지 회수율이 높고 가속감은 떨어진다.

회생 제동 시스템은 주행모드 에코 및 스마트에서 패들시프트로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스포츠모드는 패들시프트로 기어 변속이 가능하다. 6단 자동변속기 변속감은 무단 변속기 수준으로 부드럽다. 변속 반응은 다소 불만인데, 클러치 체결이 늦어 즉각적인 재가속이 어렵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묵직한 승차감이 강점이다. 신형 카니발은 부분변경을 통해 기존 카니발 하이리무진 사양인 쇼크업 소버가 최적화돼 탑재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는 E-핸들링, E-EHA,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E-라이드 등 전기모터로 제어되는 특화 기능이 추가됐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고속 주행시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느낌으로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고르지 못한 노면과 요철을 빠르게 통과시 탑승자에게 충격을 전달하지 않는다. 과속방지턱도 상당히 부드럽게 넘어간다. 앞뒤로 출렁이는 등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어 깔끔하다.

연속된 코너링에서는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이 일부 발생하는데, 차급을 고려하면 이해되는 수준이다.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브레이크 답력은 단단하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만큼 제동력이 가해져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NVH 성능은 디젤 엔진과 비교 불가다.

카니발 부분변경은 흡차음재 추가 등 다양한 보강을 통해 기존보다 정숙성이 강화됐기에 하이브리드와 이전 디젤 엔진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주행 중 휠 하우스 등으로 올라오는 소음이 잘 차단됐다. EV 모드 정차시 가상 사운드는 안전상 끌 수 없는 것은 참고해야 한다.

카니발 부분변경은 기아 최신 디자인 언어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에 기반한 ‘현대적인 대담함’을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전면부에는 수직형 헤드램프와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주행등, 범퍼 하단부 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적용됐다. 그릴은 고급스러운 디테일이 강조됐다. 

특히 전면부 주간주행등은 도로 위에서 존재감이 상당하다. 후면부는 번호판 위치를 아래로 옮기고 노출형 핸들을 없애 넓고 깔끔한 테일게이트가 구현됐다. 좌우가 연결된 스타맵 리어램프로 전면부와 통일감을 줬다. 범퍼에서 리어램프로 올라온 방향지시등은 칭찬 요소다.

신형 카니발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및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 대용량 컵홀더, 헤드업 디스플레이, 디지털 센터 미러(DCM), 빌트인캠 2, 지문 인증 시스템,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이 신규 적용됐다.

타격/진동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2열 다이내믹 보디 케어 시트(7인승 전용)와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는 마사지 및 스트레칭 강도가 강해 상당히 시원하다.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는 기능 활성화시 허리 디스크 압박 및 통증 완화, 주행 1시간 후 자세 보조를 지원한다.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독보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신형 카니발은 정숙성 및 승차감 개선 등 상품성이 크게 향상됐고 디젤 특유의 진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이브리드까지 도입됐다. 디젤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단 지금 계약시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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