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수입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친환경·고효율이었다. 제조사들은 우수한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신차들을 내놓았다. 특히 디젤 엔진을 장착한 수입 세단이 초강세를 보였다. 이에 현대차도 반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1일, 올 1월부터 6월까지 자사의 친환경 블루모션 모델을 총 1920대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반기 판매된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대수(1764대)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3월에 출시된 CC 2.0 TDI 블루모션은 총 872대가 판매됐다. 지난달에는 298대를 판매해 폭스바겐 차량 중 가장 높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 출시된 제타의 판매도 심상치 않다. 상반기 동안 제타 1.6 TDI 블루모션과 2.0 TDI은 총 938대를 기록했다.

한편, BMW의 디젤 세단은 더욱 높은 판매를 기록하며 수입차 업계를 주도했다.

BMW3시리즈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320i 모델의 판매량이 320d를 넘어선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 지난달까지 320i는 486대가 판매됐으며 320d는 997대를 판매했다. 

BMW 520d는 지난달 59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 조사됐다. 꾸준한 판매는 상반기 2612대라는 높은 기록을 세웠다. 특히 승차감과 안전성 등을 중요시하는 중대형세단에서 디젤 세단이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것은 괄목할 부분이다.

판매량을 떠나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우수한 디젤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디젤 엔진의 장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은 힘이 좋고 연료 효율이 좋아 도로는 물론 각종 모터스포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계속되는 연구과 개발로 진동과 소음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차량 수준의 연비를 내면서 가솔린 차량 수준의 안락함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국산 자동차 업체는 디젤 세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은 아니다. 소형차급에 집중적으로 디젤 엔진을 장착됐을 뿐 중형차급 이상의 모델에는 디젤 엔진 차량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2006년형 NF쏘나타부터 2.0리터 VGT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판매했다. 수동변속기의 연비는 리터당 17.1km의 우수한 공인연비를 자랑하지만 자동변속기는 리터당 13.4km로 가솔린 엔진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 아니었다. 결국, YF 쏘나타에 와서는 디젤 모델이 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i40 세단에는 1.7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i40에 탑재되는 U2 디젤 엔진은 이미 i30와 엑센트 등에 탑재돼 우수한 연비와 동력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i40 왜건과 세단, 모두 출시할 계획”이라며 “2.0리터 가솔린엔진과 1.7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i40 세단은 아반떼와 쏘나타의 중간급 위치에 자리매김할 차량이며 실용성을 갖춘 넓은 실내, 우수한 연비, EPB(전자식 주차브레이크), 자동 주차시스템 등의 편의장비가 대폭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i40 디젤 세단이 수입차와 피할 수 없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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