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프트. 유일하게 한국사람이 전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는 모터스포츠 종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메이저 리그가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나름 오래 걸린 이유는 모터스포츠 시장이 작았기 때문일 수 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드리프트를 할 수 있는 차종이 제한적이었던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드리프트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륜 구동이어야 하고 수동 기어여야만 한다. (더 정확하게는 클러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이 접하기 쉬운 차종 중에 후륜에 수동기어인 차량이 없었으며, 한국 자동차 역사 자체도 매우 짧기 때문에 이 글의 주제인 튜닝은커녕 차 구경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고 필자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자 역시 실로 많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이 있어왔다는 이야기이다)

자, 이번 주뿐만 아니라 꽤 장기간에 걸쳐서 드리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한국사람들 특징이 ‘그거 올림픽 종목이냐’를 잘 따지는 것처럼 모터스포츠도 성공사례가 많이 나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드리프트가 국내에서 다뤄지고 있는 카테고리 중에 가장 빠르게 이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이 프로 드라이버로 성공하고 싶다면 드리프트가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튜닝으로 먹고 살아보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모터스포츠 관련업 종사자를 꿈꾼다면 더더욱 중요한 주제로 다룰 만 하다.

말이 나와서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더. 모터스포츠는 운전만 잘해서 성공하는 분야가 아니다. 다른 스포츠 종목은 선수로 대단한 활약을 하지 않아도 교육자나 협회 간부, 임원 등으로 남은 여생을 살아갈 여지가 있는 편이지만, 모터스포츠는 오직 돈을 버는 사람과 쓰는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드라이빙 강습 등으로 교육자의 삶을 살려고 해도 그 모든 비즈니스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단,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튜닝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구기종목은 그런 것이 없다. 왕년에 축구 선수였는데 은퇴 후 축구공을 파는 경우는 없지 않는가? 반면 모터스포츠는 튜닝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응용분야가 넓다. 따라서, 운전은 당연히 잘해야 하는 것이고 그로 인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려면 스스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그런 시각에서 매주 업데이트 되는 이 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드리프트로는 가장 유명 한 이차!]

 


멋진 사진이 걸려있으니 잠시 가까운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와보자. (이 글에 사용된 사진들의 저작권은 걱정하지 말자. 모두 필자의 행사에서 촬영된 사진들이니까) 한국에서 드리프트라는 단어와 가장 연계되는 것은 아무래도 위 사진 속의 주인공인 켄블락일것이다. 공중파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전세계 모터스포츠 분야와 자동차 분야를 통틀어 가장 조회수가 높은 드라이버이니까.

위 차량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비싸지 않게 구입할 수 있는 포드 포커스 차량인데, 이 차량은 드리프트가 불가능한 차로 분류되며 따지고 보면 “돈질 로 못하는 건 없다”를 보여준 전형이 바로 위 사진 속 켄블락의 포드 차량이다.

필자는 잠실 주경기장 주차장에서 켄블락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 차를 실제로 관찰하고 움직임을 보고 미캐닉들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보면서 ‘넘사벽’이란 걸 느껴버리고 말았다. 현대가 포드처럼 이런 차를 만들 수 있는 지원을 팍팍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이렇게 이슈가 될 수 있는 주행 실력을 가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실력 + @) 그래서 처음 차량을 선택 할 때부터 우리 선배들이 했던 삽질을 반복하지 말라고, 이런 이야기들을 줄기차게 반복하는 것 이다.
 

 

*사실 이날 필자는 사실상 삶에 첫 번째 꿈을 이뤘다. 서울 한 복판에서(그것도 강남!) 레이싱을 주최해보는 것. 대한민국 역사상 필자가 가장 먼저 해냈다는 것. 앞으로도 모터스포츠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튜닝 이야기에 앞서서 알아둘 만한 상식들]

 


주제가 튜닝인 만큼 드리프트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을 것 이다. 다만 여전히 기본기가 없는 독자가 많이 읽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상식 몇 가지는 이야기하고 시작하자.

왜 후륜구동에 수동만 가능한 것인가?


위 사진과 같이 연기를 내며 차가 옆으로 가는 액션을 취하고 싶을 때 전류구동은 왜 안 되는지, ‘운전의 달인 - KEN BLOCK’이라는 영상 속에 나오는 캔블락은 4륜구동 차량인데, 4륜은 또 왜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건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론만 놓고 이야기하면 비합리적으로 마구 돈을 쓸 멍청한 사람(또는 광고를 위한 기업이나 특수목적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세상 그 어떤 차가 불가능하겠는가? 다만, 이 칼럼이 늘 주장하는 것처럼, 이 글을 읽고 바로 여러분들이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키보드 워리어들이 흔히 잘 싸우는 ‘파워슬라이드’와 ‘드리프트’를 구분 짓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깊게 다루기 귀찮은 이야기이고 이거 하나로만 수 페이지를 할애하기 십상이라 이를 풀어 설명하자면, 한 코너 정도 잠깐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수준은 파워 슬라이드라고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엑셀을 밟아 타이어를 태우면서 지속적으로 경기장 전체를 미끄러지며 이어갈 수 있는 것을 드리프트라고 이해하면 된다. 물론 본격적으로 드리프트를 할게 아니라면 굳이 파워슬라이드네 드리프트네 구분 지을 필요도 없이 본인이 드리프트라고 주장하면 그냥 그런줄알고 즐겁게 타면 그만인 것일 수 도 있다.

드리프트 주행의 본질은 ‘드라이버 본인이 얼마나 즐거운가’ 이다. 랩타임이 빠르고 느린 것이 핵심인 온로드 레이싱과는 다르다. 랩을 갱신하고 경쟁자를 재 껴서 이겨야만 하는 것이 아닌, 혼자 재 자리를 빙빙 돌고 있어도 짜릿하고 재미있을 수 있는 것이 드리프트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식으로 재대로 할 줄도 모르는데 몇 번 뒷바퀴 미끄러뜨려본 수준으로 드리프트가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문제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엉뚱한 정보가 재생산되는데 이를 바로잡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마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드리프트를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와 닿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다.

•그렇다고 모든 후륜에 수동이 다 되는 것도 아니다.


가장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는 드리프트 차는? 당장에 떠올려볼 수 있는 차종 중에 대우 프린스, 마즈다 미아타등이 있겠지만 이 역시 드리프트를 하기엔 부적절하다. 지금 한국에서 입문하기 가장 좋은 차는 제네시스 쿠페 2.0에 ECU매핑으로 부스트 업 정도된 수준이 가장 저렴하다고 볼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실제 휠 파워로 200마력 이상에 후륜에 수동이어야 한다는 게 정확할 것 이다. 출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곧 설명할 것 이다.

•오늘 다루는 주제의 드리프트 튜닝의 기준


슬슬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고 무슨 말인 이해하기 힘들 수 도 있을 태지만, 다음주 소개될 드리프트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기본기는 알고 넘어가야 한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드리프트카의 기준은 국내 정규리그인 드리프트마스터의 아마추어 클래스 정도에 참가하여 최소한 예선 통과를 하는 수준의 차를 말한다. 즉, 오늘 소개될 튜닝은 바로 그런 차를 만드는 게 기본적으로 필요 되는 튜닝들이다.

[준비하기 - 차량선택]

 

드리프트 튜닝킷을 사다 꼽는다고 무조건 되는 것인 아니기 때문에 차량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드리프트를 시작하기 좋은 차량과 프로 대회까지 고려하여 선택하면 좋을 차량, 그리고 세계 대회를 고려한 세가지 관점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 차량은 모두 당연히 수동을 기준으로 한다)
 

▲ *필자가 출시되지 마자 구입하여 4년간 드리프트로만 타왔던 제네시스 쿠페 3.8 (2008-2012)

[제네시스 쿠페 2.0]


구형과 신형으로 나뉘는데 신형이 좀 더 출력이 좋다. 그러나 문제는 차 값을 더 주고 신형을 구입할 이유가 없는 이유는 그 차액만큼 구형을 사서 투자를 하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리그에서 아마추어 레벨의 대회를 참가하거나 스스로 즐기는 수준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프로 레벨로 올라가면 국내에서는 현재까지는 데이터상 승산이 없다. 3.8이 워낙 유리하기 때문인데, 2.0 드라이버들이 훨씬 잔기술이 많이 발달되는 경향이 있어서 2.0을 타다 3.8 시합 차로 넘어가게 되면 제네시스 쿠페로 구현해 낼 수 있는 모든 퍼포먼스를 마스터 할 수 있다고 봐도 된다. 왜 유리한지는 아래 3.8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드리프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경기를 관전할 때, 3.8이 2.0을 이기면 그냥 이기나 보다 하지만, 2.0이 3.8을 이기면 실력적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을 정도이니까 2.0은 제네시스 쿠페 출시 5년이 지난 지금 명백히 3.8에 비해 불리한 차량이다. 심지어 지금은 중고차 값 역시 많이 떨어진 상태라 굳이 중고차 값에 2.0이 가지는 매리트도 크지 않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어서 자금력의 한계에 3.8보다는 좀 늦게 부딪히게 된다(?)

과거에는 튜닝으로 배기량을 커버하네 마네 말들이 많았는데, 현재로썬 이길 방법이 없다. 2.0이 각단 기어비 수정으로 어떤 서킷이던지 고RPM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야 모를까. 2013 잠실 캔블락 드리프트마스터 때도 3.8 터보들이 1,2위를 했고, 2014년 무한도전과 함께한 송도KSF 드리프트마스터에서는 심지어 1,2등이3.8 순정 엔진이었다. 물론 3,4등 모두 3.8이였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독자는 그냥 상식대로 배기량이 깡패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제네시스 쿠페 3.8]


구형보다는 신형GDI가 유리할 수 도 있는데 3.8 GDi는 현재 국내에서 구축된 튜닝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 필자 주변에도 레퍼런스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잘 없다. 구형의 경우에는 트윈터보를 장착해서 400~500마력 정도는 무난히 올릴 수 있다. 차차 설명하겠지만 출력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마력보다는 토크가 핵심이다. 2.0도 비슷한 금액 대에 비슷한 마력을 만들 수 있긴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최대출력이라는 수치상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사용 RPM영역이 넓은 드리프트의 특성상 저RPM 영역대에 터보랙(터보가 파워를 내기 위한 작동을 위해 기를 모으고 있는 대기시간이라고 알아두자)이 걸리게 되는데 이 때 3.8은 본래 가지고 있던 3800cc의 엔진 힘이 그 짧은 순간을 커버해서 드리프트 자세가 망가지거나 드리프트가 되다마는 상황을 최소화 해준다(이것을 두고 드리프트가 풀렸다고 표현한다) 드리프트의 종주국 일본에서는 2.0차량들이 이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서 터보랙이 발생하는 그 구간 동안에 영화에서 보던 니트로를 쏘기도 한다! (영화 분노의 질주를 보면 어떤 버튼을 누르면 엄청나게 출력이 증가하면서 차가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장치를 자동 분사로 만들어서 터보랙 구간에 쏘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자꾸 쏴대면 니트로 개스가 금방 소모돼서 레이스를 할 수 없으니, 그 구간만 짧게 짧게 끊어 사용한다)

[국산차들의 단점]


이렇게 이야기를 늘어놨지만, 결국에 국내 리그에는 워낙 제네시스 쿠페가 거의 대부분이다 보니 이런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실은 세계 대회에 나가기엔 매우 부적합한 차량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인이 유일하게 전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종목이 드리프트인데 웃기게도 제네시스 쿠페로 전세계 탑이 되는 방법은 매우 비합리적이다. 당장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봐도 아마 곧 소개될 수입 차들 보다 5배에서 7배는 돈이 더 들 태니까.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기본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이유로는 차량이 (세계대회에 출전하는)경쟁 차들에 비해 너무나 무겁다. 경량화를 하면 수입 차를 경량화 한 것에 대한 어드벤테이지가 워낙 커서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고, 경량화를 안 해도 2~300kg 더 무겁다고 보면 된다. 즉, 수입 차로 드리프트 하는 차량들이 100kg 거구의 친구들을 두 세 명 태우고 드리프트 하는 꼴인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레이스나 드리프트를 위한 튜닝킷이 너무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직접 세계 무대를 위해서 경쟁력 있는 차로 만들기 결심했다면 모든 것을 제네시스 쿠페용으로 새로 만들어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는, 개발에서 테스트까지 모두 다 본인 몫이라는 이야기다! 곧 설명하겠지만, 수입 차의 경우 가령, BMW M3를 예로 들어보자. M3는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차량이며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 튜닝 메이커들에 의해서 개발되고 판매된다.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솔루션들이 워낙 많고 구글 검색을 해도 관련된 자료가 넘쳐난다. 반면 제네시스 쿠페는 그에 비해서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M3만큼 제네시스 쿠페가 충성도 높은 차량도 아니고 수억을 바르고 싶은 욕망을 끓게 만드는 차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것은 튜닝 매니아들이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풀어야 할 문제이다. 닛산의 스카이라인, 마즈다의 RX7, 토요타의 수프라같이 뭔가 자동차 매니아라면 인생에 꼭 가져봐야 할만한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그 영향이 자연스럽게 스포츠카의 충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위에 언급한 일본 차들은 각기 수억 단위로 돈을 퍼붓는 매니아들이 많다. 그러나 제네시스 쿠페에 그런 투자를 해줄 매니아가 과연 있을까?

아래는, 바로 그런 관점에서 대표적인 드리프트에 적합한 수입차량들을 소개한다.

[수입차량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장점]

 


차량을 하나 하나 이야기 하기 전에 장점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공통사항들을 정리하고 시작해보자.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위에 언급했듯이 생각하고 있는 거의 모든 튜닝킷이 다 존재한다. “뭔가 이런 퍼포먼스를 내고 싶은데,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순간 구글을 검색하면 그 제품이 존재한다. 그리고 전세계로 배송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VISA가 찍혀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지 직접 구매 할 수 있다!

심지어 1000마력이 넘는 엔진을 만들기 위한 베이스 엔진을 너무나 쉽게 뚝딱 올릴 수 있는 스왑킷(Swap kit - 다른 차량의 엔진을 이식하는 작업) 도 많아서 굳이 자기 차가 가지고 있는 엔진 때문에 출력 업그레이드의 한계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물론 제네시스 쿠페도 돈이 많으면 무슨 엔진을 못 올리겠는가? 페라리 엔진도 올릴 수 있겠지만, 이레 소개될 차량들에 들어갈 비용과 시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최종 퀄리티를 고려해보면 투자되는 금액과 시간은 적어도 5배에서 7배는 우습게 넘나든다.

구글 검색으로 얻은 자료들의 검증 문제나 내가 타는 차에 대한 전문가를 못 만나서 자문을 구 할 수 없다는 것은 단점으로 보기 힘든 이유가, 여러분들이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을 가지게 되면 구글에서 얻는 정보가 우리나라 튜닝샵과 레이싱팀들보다 더 확실하고 전문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 이다. 그게 아니라면 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레이스카를 만들지 못했겠는가?

구글들 통해서 찾을 수 있는 정보의 질은 네이버 지식인 수준이 아니다. 검색자의 능력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제품에 평가에 있어서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지고 달려보면서 후기를 작성한다. 한국은 유독 서킷 인구가 적어서 공도 조금 타보고 동호회에 남기는 수준이 아니다. M3같은 차종은 전 지구인이 달려들어 테스트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준다. 그 결과, M3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생각보다 많은 오너들이 경기장에서 타기 위한 서스펜션 튜닝을 하는데, 국산 제품들은 어지간해서 팔리지 않는다. 구글에 “e92 m3 suspension”이라고 검색해보자.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KW이고 그와 비교한 다양한 서스펜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포럼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자료가 없는 국산 제품들을 싸다고 구입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냥 비싼 게 좋은 거라고 무작정 수입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1억 넘는 자기 차에 부속을 바꾸는 일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사전에 디테일 하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알게 되기 때문에 확실한 제품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는 필자의 지향점과 같다. “나는 잘 모르니까 샵에서 추천하는 것을 장착한다”라는 개념을 깨야 한다. 좋은 제품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튜닝샵에서 추천하는 제품들이 그다지 근거가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국산 차를 타고 있고 국산 차를 튜닝 하고자 했을 때, 수입 차들처럼 다양한 자료들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튜닝 기술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에 있는 모든 제품을 다 써본 게 아니라, 직접 경험해본 제품의 바운더리 안에서의 경험치만 이야기 해줄 수 있다.

가령, 터보를 장착해서 자신의 차량을 400마력정도를 만들고 싶을 경우, 소비자가 검색과 조사를 통해서 이미 A라는 터보로 결정했고 인스톨하는 장면에서 나누게 되는 대화의 일부이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그 터보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고 똑같은 출력을 만들 수 있는데 굳이 100만원을 더 써야하는 건 바보짓이다. 내가 이걸 추천해줄게. B제품을 달아보는 게 어때? 똑같이 400마력을 만들 수 있단다”

대부분 초식이 부족한데 성질이 급한 소비자들은 여기서 ‘오오 감사합니다’하며 그 말에 따른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여러분들이 필자가 요구한 것처럼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 있다면 어떻게 대답 할 수 있을까?

“맞는 말이긴 한데, 제가 그 터빈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말씀하신 그 터보와 다이노 차트로 된 비교데이터를 봤는데 고RPM 영역에서 최대출력이 비슷하게 나오는 건 사실이지만, 중저RPM영역에서 스풀업이 늦고 실제로 미국 포럼에 드라이버들 피드백을 읽어보니 말씀하신 터빈은 그냥 스트리트에서 잠깐 잠깐 밟는 것 정도로 쓰는 게 좋을 거라 이야기하더군요”

문제는 제네시스 쿠페와 같은 국산 차는 이런 대답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너무나 튜닝 된 표본이 없어서 거의 대부분 똑같은 튜닝을 하고 있다는 것 이다. 그래서 비교를 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여러분이 가장 처음 시도하는 마루타가 될 것 인가? 제네시스 쿠페에 그 정도 열정이 있는가? 미안하지만, 제네시스 쿠페 3.8에 트윈터보를 올려서 드리프트 대회에서 성적이 나오는 차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M3에 투자하면 출력은 100마력 더 높고 드리프트 성능으로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차를 만들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필자는 물론 제네시스 쿠페 3.8로 드리프트를 시작했으나 시합 차로 M3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말로 정보를 얻는데 노력을 개를 리 하지 않았다면 훨씬 합리적이다.

참고: 사실 위와 같이 대답할 수 있는 내공이 생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처음에 본인이 투자를 해서 튜닝을 몸소 체험해봐야만 한다. 튜닝이란 게 DSLR 렌즈 바꾸듯, 여러분들의 컴퓨터에 하드디스크나 그래픽카드 바꾸듯 모듈화 되어 뚝딱 하고 인스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추후에 배우게 되겠지만 간단한 세미튜닝이 아니라 퍼포먼스 튜닝으로 넘어가게 되면 뭐하나를 업그레이드 하려고 해도 그에 따른 부가적인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라 필요하게 된다. 가령 출력을 100% 이상 상승 시키는 경우 쿨링과 출력을 받쳐 줄만한 구동계통 업그레이드, 이를 운전자가 안전하게 조작할 수 있게끔 하체튜닝까지 받쳐줘야 하는 상황이 따른다. 그래서 이를 두고 하드코어 튜닝이라고 부른다.

튜닝이란 본인의 목적에 따라 차량을 만들어 나가는 것인데, 한국이 워낙 튜너들의 개념 교육에는 인색하고 정보 공유도 느리며 이런 식으로 반복되어오다 보니, 지속적인 후배 양성이 불가능 했던 것이다. 처음에 간단 간단하게 맛을 들여오다가 깊게 손을 대는 순간 하나 업그레이드 하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 또 뭐가 터지는 등의 스트레스가 연속이 되는데, 그런 것을 미리 알려주면 튜닝을 하지 않을 것 같으니 알고도 이야기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악의 경우에는 그런 부가적인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모른 채 튜닝이 진행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 기간 동안 차를 세워놓고 부속을 기다리며 차 한 번 타보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뭐 굳이 필자가 증명하려 하지 않아도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의 튜닝에 대한 관심도만 떠올려봐도, 이런 식의 영업이 낳은 결과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 않나 싶다. 여전히 한국 튜닝샵 어디를 가도 메뉴 판이 하나 없다. 배가 고파서 맥도날드를 갔는데 점원한테 내가 지금 배가 고픈데 뭘 먹어야 하냐고 물어보고 점원이 먹으라는걸 돈 주고 사먹는 지금의 작태. 매 주 언급할 것이다. 각설하고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볼까? 지금 우리는 드리프트에 적합한 차를 이야기하고 있었다(-_-?)

[닛산 실비아]

 

’S샤시’라고 대표되는 실비아. 드리프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100% 실비아의 드리프트 영상을 보게 된다.
전세계에서 드리프트에 있어서 가장 최적화 되어있는 차이다. S-13. S-14. S-15. 180sx, 240sx 등 다양한 이름의 실비아들이 출시되었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2014년 12월에 개최된 포뮬러드리프트 JAPAN의 우승자 역시 실비아이다. 가능성에 있어서는 국내 로컬 레이스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위에 잠깐 언급한 M3보다도 차량 가격적인 면에서나 퍼포먼스적인 면에서는 이득이 있다. 다만, 순정 상태에서 퍼포먼스가 너무 약하다. 실비아 처럼 2000년대 초반까지만 생산되다 단종된 구형 일본 차들 대부분은 순정 그대로 드리프트를 하기에는 제네시스 쿠페 2.0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아니 필자의 소견으로는 순정으로 비교하자면 제네시스 쿠페가 더 좋다! 다만, 이제 튜닝을 하게 되면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가성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문제는 드리프트를 시작하면 대번 여기저기 깨먹기도 하고 기본적인 튜닝은 최소한으로 해줘야 할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결국 여러분들이 공부하고 선택을 하게 될 제품들이라면 하나같이 제네시스 쿠페의 부속들보다 비싸다.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가령 드리프트킷 중에 타각킷이라는 앞 바퀴의 조향각을 더 많이 꺾이도록 각도를 키워주는 킷이 있는데, 국내에는 개발된 제품이 몇 개 없는 반면, 실비아의 경우에는 이미 10년 이상 개발과 진화가 완료된 전세계 챔피언이 쓰는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결국 중복투자나 어중간한 제품은 선택하지 않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결국 사용자가 스스로 싼 것을 찾지 않게 되는 것이다. 사실, 가격이 싼 제품들은 이미 수 없이 많다. 문제는 결국에 실비아를 타는 사람이라면 엄청난 검색의 달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돈을 좀 아끼자고 “덜 좋은 것”을 살 가능성이 없어지고 결국에 사야 하는 제품은 “매우 비싼 것”이 되어 버리는 것 이다.

이것이 바로 소비자로부터의 선택인 것이다. 이렇게 알고 튜닝 하는데 동네 튜닝샵 가서 튜닝샵 사장이 달으라고 하는 것을 달겠는가?

필자의 소견으로는, “실비아라는 드리프트에 최적화 된 차가 있다” 정도로 알아만 두는 것을 권장한다. 실비아는 국내에 몇 대 없다. 드리프트 매니아들에게나 인지도가 있을 뿐이지,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는 아님에 틀림 없다. 부속 수급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비싼 문제로 한국의 경우 실비아 드라이버들이 차량 스팩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포텐셜이 좋은 차인 것은 확실하지만, 제네시스 쿠페 처럼 마구 던질 수 있는 깡(?)이 없기 때문이다. (깡이 있는 독자라면 미안하다. 그럼 한 번 도전해보시길) 깨먹었을 때의 부담감은 분명히 드리프트 같이 미끄러뜨리는 주행 법을 구사하는 상황에서 꽤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만약 제네시스 쿠페로 기본기를 모두 다지고 실비아로 넘어간 케이스라면 좋은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경우에라도 결국 실비아가 엄청난 돈을 들이지 않으면 제네시스 쿠페와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아는 순간, 그저 그런 드라이버가 되어 버릴 것 이다. 더 큰 문제는, 만약 당신이 실비아 오너고 어디 가서 드리프트를 운운하고 다녔다면, 주변에서 보는 “실비아 타면서 저거밖에 못하냐”라는 말을 듣고 다닐 각오를 해야 할 것 이다.

드리프트 짬 좀 먹은 드라이버들은 결국 실비아 타는 드라이버가 1등하지못하면 두 가지로 밖에 안보기 때문이다. 돈이 없거나, 운전을 못하거나. (이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그 정도로 드리프트 계에서 실비아의 위상은 대단하다라고 정도 알아두자.

[BMW 3시리즈]

 


참고로 필자의 드리프트 머신은 2002년식 E46 M3이다. 2월경에 재대로 소개를 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드리프트 차량이 실비아라면, 유럽에서는 BMW의 E36과 E46 연식의 3시리즈이다. (이유는 그 나라에서는 티뷰론 급으로 차 값이 싸니까!) 사실 E46은 M3급이 되어야 하고 E92는 M3 또는 트윈터보가 순정으로 달려 있는 335i 급은 되어야 드리프트 하기 좋은 차라 볼 수 있다. 물론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범위 상 국내 아마추어 리그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레벨일 경우이다. 프로 리그 레벨에서 드리프팅을 하려면 실비아가 되었든, M3가 되었든 원래 엔진은 버리고 쉽게 5~600마력을 만들 수 있는 엔진으로 스왑해야한다. (말 그대로 그게 쉽고 싸고 금방 끝난다!) 실비아와는 다르게 중고차 매물 검색 사이트에도 상당히 많은 매물이 존재한다. 다만 수동은 매우 귀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BMW는 M광고를 모두 드리프트로 만드는데 정작 BMW코리아는 수동을 수입하지 않는다.) 차종 선택을 고민하다가 알게 된 사실은 BMW가 국내에 워낙 자리를 잘 잡아 놔서 사고가 났을 때 부속 수급이 매우 원활한데다, E46의 경우 대만에서 대체품이 워낙 잘되어 있다. 하체킷은 어차피 대부분 튜닝킷으로 대체될 것이고 외관이 문제인데 정말 엄청나게 많이 팔린 E46이기에, 그러한 시장이 존재했던 것 같다.

3시리즈로 드리프트 튜닝을 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입문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수동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필자처럼 6~700마력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는 이상 드리프트 하기 좋은 매물을 구하는 건 어쩌면 실비아보다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하는 이유는, 지난 5년간 제네시스 쿠페 일색의 드리프트씬이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이다. 충분히 구력 있는 드라이버들이 존재하고 함께 해외 무대도 노려볼만한 드라이버들이 필자의 눈에는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차량의 한계에 갇혀서 특별한 목적의식이나 비전을 가지지 못한 채 타이어만 태우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보여서 이다.

[이 외에]

그 외에 수프라나 소아라, 닛산 350Z계열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제 이런 부분은 여러분들에게 맡기고 싶다. 사실 일본 차는 다 같은 이야기밖에 할 게 없고 수프라의 경우에 엔진 이야기를 좀 해야 하는데 이는 1월 중에 다루게 될 칼럼 주제이기도 해서 이번 주 내용에서는 제외한다. 숙제를 하나 내주자면 ‘내가 드리프트를 한다면 어떤 차를 선택할까?’ 라고 생각해보면서 차종을 선택하고 그 차종의 튜닝들을 찾아보는 것 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주에 연재될 내용이 크게 도움이 될 것 이다. 독자들의 질문과 의견은 항상 이메일로 잘 받아보고 있고 반영되고 있으니 문의 는 언제나 환영이다. (아래 참고)

다음주에는 이번 주에 설명한 내용에 따라, 개념적으로 잘 정리가 된 드라이버가 스스로 자신이 탈 차량을 하나 하나 튜닝 한 아주 모범적인 사례를 하나 소개할 것 이다. 그러면서 그 차량에 장착된 제품을 하나 하나 면밀히 살펴보면서 이 제품이 왜 필요했고 어떻게 구해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분석해볼 것이다. 기대하시라.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synchrog@naver.com 으로 문의를.
필자의 페이스북 facebook.com/synchrog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숭세 칼럼리스트 〈탑라이더 synchrog@nav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