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신형 5시리즈 전기차 i5 eDrive40을 시승했다. 신형 5시리즈는 8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세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됐다. 뉴 5시리즈는 기획부터 배터리 전기차를 염두에 둔 모델로 경쾌한 움직임과 승차감을 보여준다. 특히 어댑티브 회생제동의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2023년 자동차 시장은 혼돈의 시대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이 시작되는 시기로 보여진다. 때마침 기술 선도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BMW의 핵심 라인업, 뉴 5시리즈가 출시되며 제조사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BMW는 신형 5시리즈에 대해 '가장 우아한 BMW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7시리즈보다 역동적이고 스포티하다'고 설명했다. 신형 5시리즈는 향후 6~7년을 책임질 모델인 만큼 전기차 i5의 무게감이 크다. i7의 편안한 승차감과 3시리즈의 민첩성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라인업은 520i(6880만원), 520i MSP(7330만원), 523d(7580만원), 523d MSP(8330만원), 530i xDrive(8420만원), 530i xDrive(8870만원), 전기차 i5 eDrive40(9390만원), i5 eDrive40 MSP(9690만원), i5 eDrive40 MSP Pro(1억170만원), i5 M60 xDrive(1억3890만원)으로 구성된다.

523d xDrive는 해당 트림에 300만원을 추가하면 제공된다. 전 모델 기본 사양은 핸들 열선, 전동 트렁크, 파노라마 선루프, 앞뒤 열선시트, 트러블 앤 컴포트, 컴포트 액세스,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 스마트폰 무선충전,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 라이브 콕핏 프로, HUD다.

시승한 모델은 i5 eDrive40 MSP Pro(1억170만원) 모델이다. 해당 트림에는 i5 하위 모델에 추가로 20인치 휠,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바워스 앤 윌킨스 오디오, 후륜 에어 서스펜션이 포함된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더해진다. 출력 기준 과거 540i와 유사한 모델이다.

외관 디자인은 직선과 면을 강조한 단정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장 5060mm(+95), 전폭 1900mm(+30), 전고 1515mm(+35), 휠베이스 2995mm(+20)로 전반적으로 차체를 키웠다. 기존 G30 5시리즈와 비교하면 전면 보닛과 트렁크리드가 높아져 다부진 인상을 전달한다.

전면부는 7시리즈의 볼륨에 3시리즈의 분위기를 담아 무거움을 덜어냈다. 측면부는 전통적인 3박스 세단의 형태를 취해, 세단형 전기차에 캡포워드 방식을 적용한 벤츠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트렁크리드는 미묘하게 E28이나 E34가 연상되기도 한다.

키드니 아이코닉 글로우라고 불리는 전면부 그릴 테두리의 조명은 향후 BMW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모양새다. i5 전 트림과 내연기관 5시리즈 중 520i, 523d이 MSP(M 스포트 패키지), 그리고 530i 전 트림에만 적용되는 사양으로, 기본형 트림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 요소다.

실내는 변화의 폭이 상당하다. 신형 7시리즈를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설계가 적용된 수평형 대시보드와 커브드 디스플레이, 크리스탈 내장이 시선을 잡아둔다. 신형 5시리즈의 상징 같은 조명이 포함된 크리스탈 내장은 530i 모델과 i5 라인업에만 적용됨을 기억해야 한다.

i5 eDrive40에는 BMW의 5세대 eDrive 구동계와 81.2kWh 배터리가 적용되며, 후륜 전기모터가 힘을 전한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0.8kgm, 공차중량 2250kg이다. 100km/h 정지가속은 6.0초, 최고속도는 193km/h다. 1회 주행거리 384km(도심 392, 고속 375)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21인치 휠을 기준으로 측정돼 19~20인치 휠이 적용된 출고차는 소폭 늘어난 주행거리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i5 eDrive40는 유럽 WLTP 기준 497~582km, 미국 EPA 기준 475km 주행거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MAX RANGE 가동시 25% 늘어난다.

시트포지션과 실내 레이아웃의 구성은 여전히 조화롭다. 차체 바닥에 더해진 배터리팩을 고려한 설계를 통해 시트포지션이 높게 느껴지지 않는다. 절대적인 시트의 높이는 다소 높아졌다. 선명한 디스플레이와 조명이 포함된 크리스털 소재의 인터랙션 바는 고급스럽다.

5시리즈 최초로 실내를 완전 비건 소재로 구성했는데, 부분적으로 플라스틱 소재의 재질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승차의 시트는 인디비주얼 가죽 메리노 코퍼 브라운과 아틀라스 그레이가 조합된 사양이다. 각각의 에어벤트는 개별 풍량 조절이 가능해 매력적인 요소다.

뉴 5시리즈, 그 중에서도 i5는 승차감이 기존 5시리즈와는 무척 다르다. 기존 5시리즈가 기계적인 무게감을 강조한 타입이라면 신형 5시리즈는 7시리즈에 가까운 부드러운 셋업이다. 노면과의 단절감을 기반으로 조향시에는 무척이나 경쾌한 모습이 기존 전기차와는 다르다.

신형 5시리즈 중 가장 가벼운 520i가 1835kg, i5 eDrive40이 2250kg으로 415kg이나 무겁지만 주행시에는 i5 eDrive40은 결코 무거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BMW가 뉴 5시리즈를 설명하며 '가장 우아한 BMW', '7시리즈 보다 역동적인'이라는 서술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i5 eDrive40의 주행감각은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차에 가깝다. 운전자는 기존의 익숙했던 방식으로 새로운 전기차에 적응할 수 있는 설정이다. 전기차니까 당연히 이해해야 했던 이질적인 회생제동이나 제동감이 없다. 특히 어댑티브 회생제동의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어댑티브 회생제동은 차량의 속도가 가속, 전방 차량과의 거리와 속도차를 인식해 아주 자연스럽게 타력주행과 단계별 회생제동을 오가며 차량 속도에 관여하는데, 그 과정이 대단히 자연스럽다. i5를 시승하면 회생제동 설정을 꼭 확인하고 경험해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차로유지를 포함한 운전보조장치는 방향지시등 점등시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데, 신속한 차로변경이 특징이다.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의 주차 실력은 베테랑 운전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차 공간을 확인하면 주변 장애물은 물론 주차 라인을 인식해 주차한다.

BMW 신형 5시리즈의 핵심 모델 라인업은 전기차 i5 eDrive40으로 생각된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기에 점진적인 개선에 머무는 타사와 달리, 신형 5시리즈는 기존 모델과 확연히 구분되는 차별화와 혁신으로 무장했다. 뉴 5시리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기대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