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알파드 하이브리드는 프리미엄 미니밴으로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 등 탑승객의 편의가 극대화됐다. 특히 2열 시트 착좌감과 2열에서 느껴지는 승차감은 최상급이다. 반대로 1열 진동과 편의사양은 아쉽다.

2002년 탄생한 알파드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미니밴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알파드는 일본 내수 시장에서 연간 10만대, 중국과 동남아 등 수출로 5만대가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투입된 알파드는 지난 6월 공개된 4세대 풀체인지다.

알파드 국내 사양은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가 포함된 최상위 트림 하이브리드 단일로 운영된다. 가격은 9920만원이다. 알파드는 현재 올해 수입이 예정된 약 500대가 모두 완판된 상태로 신규 계약시 내년 상반기까지 대기해야 한다. 보증기간은 총 5년/10만km다.

4세대 알파드는 ‘쾌적한 이동의 행복’과 최고의 환대를 의미하는 ‘오모테나시’를 콘셉트로 개발됐다. 알파드 개발 책임자는 “알파드로 쇼퍼드리븐은 세단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자 한다. 특별한 공간의 가치를 아는 VIP나 프라이빗함을 원하는 고객을 공략한다”라고 말했다.

신형 알파드는 TNGA-K 플랫폼을 기반 차체 크기는 전장 5005mm, 전폭 1850mm, 전고 1955mm, 휠베이스 3000mm다. 카니발이나 스타리아 등 국산 미니밴과 비교해 좁은 폭으로 주차 등이 비교적 쉬운데, 전반적인 스탠스와 프로포션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형 알파드는 환형 골격 구조와 직선형 사이드실 가드, 스포츠카에서 주로 쓰이는 V자형 리어 멤버 브레이스 등으로 이전 세대보다 보디 강성이 50% 향상됐다. 불필요한 공간이 없도록 최대한 고려해 설계된 실내는 탑승객에게 넓은 공간감과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신형 알파드 시승은 2열 탑승과 직접 운전으로 진행됐다. 신형 알파드의 전반적인 승차감은 탄탄한데, 1열과 2열 고급감 및 NVH 차이가 명확해 차량의 성격을 드러낸다. 2열 고급감과 NVH는 독일 플래그십 세단 수준인데, 운전석과 조수석은 일반적인 토요타 차량 감각이다.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토요타 최초로 등받이와 암레스트에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가 도입됐다. 방진 마운트로 시트와 바닥 레일을 연결하는 등 시트를 통해 탑승객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요철과 같은 큰 진동 외에 작은 진동은 느끼기 어렵다.

과속방지턱을 4~60km/h로 통과해도 불편한 충격을 전달하지 않는다. 주행중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도 아주 적다. 발에서 느껴지는 진동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참고로 2열 시트 진동 레벨은 사람이 가장 불쾌하게 느끼는 10~15Hz의 1/3로 유럽 세단에 근접한 수치다.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앞뒤로 최대 480mm 슬라이딩이 가능한데, 단계별 슬라이딩 폭이 길고 움직이는 속도도 빠르다. 마사지 기능은 전문 안마 의자와 유사한 강도로 시원하다. 강도는 2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암레스트 폴딩 테이블은 회전, 거울 등을 지원한다.

3열 공간을 포기하면 2열에서 누워 쉴 수 있다. 다만 트렁크 추가 공간 확보를 위해 3열 시트가 좌우로 들어 올려진 상태에서는 2열 시트 등받이 조절에 한계가 있다. 2열에서는 급가속시 발생하는 엔진음, 고속 주행 풍절음, 후륜 휠 하우스 잡소리 등 유입이 상당히 적다.

2열 승하차는 슬라이딩 도어 가동 범위를 넓히고 620mm 롱그립을 추가하는 등 이전 세대보다 개선됐다. 차세대 루프 공조 시스템은 2열 좌우 온도를 다르게 설정하는 것은 물론 선루프도 각각 작동시킬 수 있다. 2열 14인치 디스플레이 및 터치 스크린 컨트롤러가 제공된다.

알파드의 운전석 시트 포지션은 높은 편에 속한다. 상당한 크기의 A필러 삼각창과 탁 트인 전방 시야가 만족스럽다. 1열 시트는 통풍 및 열선만 지원한다. 요추 지지대 등은 없고 등받이 각도와 앞뒤/높낮이 조절만 가능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1열에만 적용됐다.

알파드 하이브리드는 2.5리터 직렬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D-4S)과 전기모터, E-Four 사륜구동 시스템, 무단변속기(e-CVT) 등이 조합돼 합산 총 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3.5km/ℓ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1열 시트 하단에 배치됐다. 

알파드 하이브리드의 발진 가속감은 무난하다. 경쾌하진 않지만 답답하지도 않다. 자동차 전용 도로나 도심에서는 출력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고속도로에서 110km/h 주행중 선행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펀치력은 아쉬운데, 출력을 짜내면서 꾸준히 속도를 높인다.

풀가속 상황에서 소음과 진동은 2열과 크게 차이난다. 바닥은 물론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 등으로 진동이 전달되고 카랑카랑한 엔진음도 크다. 토요타 관계자는 “1열에서 엔진음이나 진동이 발생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2열과는 차이가 조금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파드 하이브리드는 토요타답게 EV 모드 전환 혹은 엔진 개입 과정이 매끄럽다. EV 모드 주행 중 급가속시 엔진이 개입하며 울컥거리는 현상도 없다. 고속 항속 주행에서도 순간순간 EV 모드로 전환된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노말뿐인데, 모드 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신형 알파드에는 주파수 감응형 쇼크업 소버가 탑재됐다. 기존에는 밸브가 1개였지만, 신형은 밸브가 3개로 늘었다. 잔진동을 흡수하고 움직임과 충격 흡수력 등을 조절한다. 피치 보디 컨트롤은 노면 굴곡으로 인한 상하 진동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주행감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높은 전고 대비 전폭이 좁은데도 연속된 코너에서 차체 좌우 롤링 현상, 고속 코너에서 한쪽 쏠림 현상이 적다. 코너 한계점도 생각보다 높다. 코너 탈출시에는 후륜이 강하게 밀어준다. 다만 6~70km/h에서 순간적으로 좌우 무게를 이동시키면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알파드 하이브리드 제동력은 만족스럽다. 2.3톤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제어하는데 문제 없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단단한 편에 속한다. 누적연비는 약 23km의 와인딩 구간이 포함된 총 77km 시승에서 10.3km/ℓ를 기록했다. 100km/h 항속 주행에는 13.3km/ℓ로 표시됐다.

알파드의 차선 유지 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거리 조절 성능은 만족감이 높다. 실시간 교통 정보가 반영되는 내비게이션은 막히는 길을 피해 지름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2열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부재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알파드는 2열 승차감과 NVH, 고급감 등이 올인된 성격이 명확한 차량이다. 운전기사가 있거나 2열에 탑승하는 가족이 편안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카니발 혹은 스타리아 리무진과 비교시 고급감은 분명 한 수 위다. 다만 트렁크 활용성은 조금 아쉽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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