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X4 xDrive20i M 스포츠를 시승했다. 뉴 X4는 부분변경 모델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다. 실내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등이 추가됐다. 뉴 X4 20i M 스포츠는 일상 및 스포츠 주행을 모두 수용하는 균형 잡힌 승차감이 강점이다.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은 아쉽다.

X4는 BMW 콤팩트 SUV X3의 쿠페형 모델이다. X4는 BMW X6와 함께 쿠페형 SUV 시장을 선도해나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BMW 이후 벤츠와 아우디도 쿠페형 SUV를 투입해 경쟁에 나섰다. X4는 지난해 글로벌 기준 벤츠 GLC 쿠페, 아우디 Q5 스포트백 판매량을 앞선다.

X4는 국내에서도 경쟁 모델 대비 인기가 높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신형 X4의 월평균 판매량은 GLC 쿠페, Q5 스포트백보다 많다. 지난달에는 500대 가까이 판매되면서 BMW코리아의 판매량을 견인했다. 시승차는 뉴 X4 xDrive20i M 스포츠로 가격은 6970만원이다.

BMW코리아는 뉴 X4의 출시와 함께 M 스포츠 프로 트림을 신설했는데, M 스포츠와 비교해 어댑티브 서스펜션, BMW 레이저 라이트, M 시트벨트, 20인치 휠, M 스포츠 브레이크 레드, 센사텍 소재의 대시보드 등이 추가됐다. 가격은 M 스포츠와 비교해 730만원 비싸다.

X4 부분변경의 전면부 싱글 프레임 키드니 그릴은 크기가 기존 대비 확대됐다. 키드니 그릴 내부에는 독특한 패턴이 삽입됐으며, 테두리는 무광 크롬이다.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는 날렵하게 디자인됐다. 오토 하이빔 등을 지원한다. 내부에는 ‘L’자형 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범퍼 하단 3분할된 에어 인테이크로 BMW 특유의 세련된 디테일이 구현됐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쿠페형 루프라인을 갖춘 측면부는 X4의 강점이다. 쭉 뻗은 보닛과 짧은 트렁크 리드도 특징이다. 후면부에는 3D 테일램프와 사각 형태의 머플러, 범퍼 디퓨저가 탑재됐다.

실내는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3-ZONE 공조기, 1열 통풍 및 열선 시트, 운전석 메모리 시트, 2열 열선 시트 등이 기본이다. 센터페시아와 송풍구, 각종 제어 버튼들이 BMW 최신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25ℓ, 최대 1430ℓ다.

뉴 X4 xDrive20i M 스포츠의 운전석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낮다. 국산차 기준 최저 지상고가 낮은 소형 크로스오버와 유사한 수준이다. 버네스카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는 촉감이 부드럽고 착좌감도 좋다. 헤드레스트는 단단하다. 2열 레그룸 및 헤드룸 공간은 의외로 넓다.

1열 시트를 여유롭게 설정해도 키 180cm 남성이 앉기에 레그룸 공간이 충분하다. 얇게 설계된 1열 시트도 한몫한다. 쿠페형 루프 디자인이지만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는다. 키가 조금 더 크다면 닿을 가능성이 있다.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는 조금 가파르다. 조절은 안 된다.

뉴 X4 xDrive20i M 스포츠 파워트레인은 2.0리터 직렬 4기통 BMW 트윈 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됐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9.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사륜구동이다. 복합연비는 19인치 휠 기준 9.9km/ℓ(도심 8.8, 고속 11.6)다.

뉴 X4 xDrive20i M 스포츠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제원상 8.3초인데 발진 가속감과 순간적인 펀치력은 체감상 제원 이상이다. 도심은 물론 자동차 전용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출력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국산차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보다 가속감이 좋다.

물론 감탄을 자아내는 파워풀한 가속감까지는 아니다. 110km/h 이상에서 선행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다소 더디다. 상당한 펀치력은 아니지만 묵직하면서도 꾸준하게, 일정하게 속도를 높여간다. 1350~4250rpm에서 꾸준하게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플랫 토크도 강점이다.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는 엔진과의 궁합이 좋다. 기어 변속이 빠르고 체결감도 우수하다. 스포츠 모드에서 등 뒤를 때리는 듯한 변속 충격 연출은 없어 밋밋하다. 30km/h 이하 저속에서는 간헐적으로 울컥거리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추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속시 엔진의 회전 질감과 정숙성은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6기통 엔진과 유사하다. 폭발적인 가속 퍼포먼스를 만족시키려면 6기통 사양인 X4 M40i까지 올라가야 한다. 가격도 함께 올라가는데 M 스포츠 대비 3000만원이 추가된다. 국내 기준 4기통 20i도 충분해 보인다.

뉴 X4 xDrive20i M 스포츠의 승차감은 일상적인 주행과 스포츠 주행을 모두 충족한다. M 스포츠 서스펜션은 타이트한 댐퍼 셋업과 높아진 서스펜션 탄성률, 단단한 스태빌라이저가 특징이다. 모든 속도 영역에서 탄탄함이 기반이지만, 저속과 중속에서는 승차감이 강조된다.

과속방지턱과 요철, 고르지 못한 노면 등을 통과하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스포티한 감각과 승차감의 밸런스가 좋다. 다만 고속으로 요철 등을 통과하면 운전자에게 충격을 일부 전달한다. 고속에서 범프 구간 통과시에는 한두 번의 상하 바운싱으로 자세를 잡는다.

상하 움직임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차체를 지면으로 강하게 끌어당기고, 고속 주행시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감각으로 안정감이 좋다. 위와 같은 안정감은 2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연속된 코너링에서는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을 억제해 거동이 안정적이다. 스포츠 세단이 연상된다.

와인딩 내리막 주행에서도 차체 균형이 좋다. 좌/우, 앞/뒤 무게 이동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코너를 공격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오버스티어 성향이 강하다. 사륜구동과 조합돼 빠른 코너 탈출이 가능하다. 타이트하게 셋업된 스티어링 휠 기어비는 다이내믹한 운전을 돕는다.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 가하는 답력에 따라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한다. 고속에서의 제동력은 다소 아쉽다. 누적연비는 와인딩과 스포츠 주행이 포함된 약 400km 주행에서 9.1km/ℓ,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서는 13.2km/ℓ로 기록되는 등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뉴 X4 xDrive20i M 스포츠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은 잘 차단됐는데,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소음은 대부분 실내로 유입된다. 운전자의 승하차를 돕는 편의 기능인 이지 억세스, 서라운드 뷰 등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시보드 마감 소재는 차값 대비 저렴하다.

뉴 X4 xDrive20i M 스포츠는 탄탄함을 기반으로 일상 주행까지 모두 수용하는 균형 잡힌 승차감과 높은 주행감, 부드러운 엔진의 회전 질감, 세그먼트 대비 넓은 실내 공간 등이 강점이다. 최신 주행 보조 장치도 만족스럽다. 수입산 쿠페형 SUV를 고려하고 있다면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