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8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캠리는 젊어진 디자인과 주행성능, 그리고 예방안전 시스템 TSS를 기본으로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고급감을 높여 렉서스와의 간극을 줄인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19일 뉴 캠리 출시와 함께 '와일드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TNGA 플랫폼 적용을 통해 강화된 주행성능을 강조하고, 기존 하이브리드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운전의 즐거움을 높인 것을 부각하기 위한 수식어다.

뉴 캠리의 강화된 상품성을 통해 토요타는 국내에서의 연간 판매목표를 20% 늘어난 5500대로 정했다. 이는 월 458대 수준으로 올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월 평균 판매량 432대를 넘어선다. 여기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계산됐다.

TSS 적용으로 강화된 상품성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해 9월까지 총 1만1661대가 판매돼 국내 하이브리드 세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은 1295대에 달한다. 4250만원의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가격 면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경쟁한다.

뉴 캠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포함한 TSS(Toyota Safrty Sense)의 기본 적용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ES300h에도 적용되지 않은 사양으로 일종의 하극상을 연출했다. 그 만큼 뉴 캠리에 거는 기대는 크다.

차선이탈경고, 긴급제동보조, 오토매틱하이빔, 전자식 파킹브레이크를 포함한 TSS 외에도 LED 헤드램프, 18인치 휠, 8인치 모니터, JBL 오디오, 썬루프가 기본으로 적용돼 인상된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무력화했다. 당분간 저가 트림은 출시되지 않을 계획이다.

넉넉하고 편안한 시트

운전석에 앉으면 넉넉한 사이즈의 시트가 몸을 감싼다. 어깨부분까지 높게 솟은 등받이가 전하는 느낌이 독특하다. 22mm 낮아진 1열 시트와 20mm 낮아진 바닥 높이를 통해 낮은 시트포지션을 강조하고 있으나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개방감이 앞선다.

새로운 대시보드 설계로 강조된 부분은 운전자 시선 이동의 간결함이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8인치로 확대되고 상단으로 올라와 시인성이 향상됐다. 다만 정차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다 출발하면 어떤 입력도 허용하지 않는 점은 여전히 불편하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2.5 4기통 D-4S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적용됐다. 가솔린엔진은 5700rpm에서 최고출력 178마력, 3600-5200rpm에서 최대토크 22.5kgm를 발휘하며, 두 개의 전기모터는 120마력을 더한다. 합산 출력은 211마력이다.

D-4S 적용으로 성능 극대화

주목할 변화는 다이내믹 포스 엔진으로 불리는 D-4S 시스템의 적용이다. 렉서스 2.0 터보엔진에 먼저 적용된 유닛으로 직간접 선별 연료분사가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직분사 또는 간접분사, 혹은 직분사와 간접분사를 모두 사용해 출력과 효율을 높였다.

뉴 캠리는 아이들링이나 주행시 엔진이 동작하며 발생되는 소음을 일부 줄였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갑작스럽게 회전하는 엔진음이 덜 거슬린다. 또한 주행시 엔진의 개입이 잦아졌다. 엔진이 자주 회전하는데도 표시 연비는 비슷하거나 높게 나타난다.

일상주행에서의 가감속에서는 힘의 표현이 부드럽다. 과거 캠리의 엔진이 발전기처럼 느껴졌다면 신형 캠리는 엔진이 엔진으로 느껴진다. 엔진 회전의 상승에 따라 힘이 더해지는 이같은 감각을 토요타는 다이내믹하다고 표현했다.

업그레이드된 주행감각

주행시 소음 유입은 무난한 수준이다. 거친 소음의 유입은 줄었으나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음과 가속시 엔진음의 전달은 허용한다. 일본차의 감각과 유럽차의 감각이 적절히 믹스된 느낌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향상된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굽은 길에서는 넓어진 트레드와 향상된 무게배분으로 움직임이 경쾌해졌다. 과거 무른 서스펜션은 적당히 롤을 버텨내는 타입으로 진화했다. 과속 방지턱과 요철에서 느껴지는 댐퍼와 부싱류의 감각은 탄탄함을 강조한다. 자세의 회복도 빨라졌다.

고속구간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경보 시스템을 경험했다. 차선이탈경보는 소극적인 타입으로 차선이탈을 경보하고, 이탈하는 순간 일시적으로 차선내로 방향을 틀어준다. 반자율주행 보다는 경고와 차로이탈 방지의 성격이 짙다.

매력적인 공간과 연비

뒷좌석 공간에서는 넉넉한 헤드룸이 눈에 띈다. 쿠페형 루프라인을 적용하지 않아 여유롭다. 2열 에어벤트와 USB 충전포트가 마련된 점은 장점, 2열 열선시트의 부재는 단점이다. 그 밖에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상단에는 소프트 재질이 적용됐다.

시승구간에서의 연비는 평균 17.5km/ℓ를 기록했다. 뉴 캠리의 복합연비는 16.7km/ℓ(도심 17.1, 고속 16.2)다. 빠르게 달리던 고속주행 보다 저속에서 오히려 연비가 높아지는 기이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다소 과격한 주행에서도 14.0km/ℓ를 넘어선다.

뉴 캠리는 디자인과 소재, 옵션 구성에서 고급화를 추구했다. 디자인에서는 상급 모델인 아발론이, 실내 고급감에서는 렉서스가 연상된다. 특히 스포티한 디자인을 통해 기존보다 젊은 고객들이 관심을 갖는 점에서 뉴 캠리는 희망적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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