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난 운전자(출처 에렉피터오토)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5년 기준 4621명을 기록했다. 지난 1998년을 기점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얼마 전 영상으로 보도된 영동고속도로 버스 추돌사고는 국민들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매년 대형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도로와 상대방 차량에 대한 운전자들의 잘못된 생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 이외에 다른 차량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은 운전자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다.
 

한국의 도로에는 세계에서 15번째로 많은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다. 2016년 6월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는 2146만4224대로 집계가 시작된 1975년 19만3927대 대비 100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의 1인당 자동차 등록 대수는 0.4대 수준으로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과 유사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국토 면적이 작고, 서울과 같은 도심에 집중돼 있어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교통량은 이들 나라를 앞선다.
 

복잡하고 위험한 한국의 도로를 보다 덜 복잡하고, 덜 위험한 곳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도로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 1차로 주행 대형차(출처 국토교통부)

도로는 국민 모두가 사용하기 위해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재다. 운전자들은 도로라는 공공재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운전자들은 자신의 차가 운행되는 도로를 '점유'하거나 '소유'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예전과 비교해 많은 운전자들의 인식이 변했지만, 여전히 도로상에는 1차로 정속주행 혹은 저속주행 차량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위차로 차량과 나란히 주행하는 1차로 차량은 통행흐름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도로교통법 제20조 제1항에는 "긴급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의 운전자는 통행의 우선순위 상 앞 순위의 차가 뒤를 따라 오는 경우에는 도로의 우측가장자리로 피하여 진로를 양보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제2항에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통행의 우선순위가 같거나, 뒤 순위인 차가 뒤에서 따라오는 때에 따라오는 차보다 계속하여 느린 속도로 가고자 하는 경우에도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피하여 진로를 양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은 다른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는 범죄다. 그러나 단속된 운전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거나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차량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경우가 많다. 1차로 정속주행은 누구나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도로 위의 위협 요인인 셈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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