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새해의 스타트를 이렇게 Top rider & booster의 독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필자에게는 더없이 큰 새해의 선물이 아닐까 한다. 필자 또한 카레이서 출신으로 현재는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하고 알찬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안겨주고자 노력하겠다.

 

필자가 새해에 처음으로 이야기를 꺼내고자 하는 것은 다음 아닌 모터스포츠의 페어플레이(Fair Play) 정신이다. 이제 막 모터스포츠에 입문을 마음먹고 있는 아마추어부터 프로선수들까지 무엇보다 선행되어져야하는 것이 바로 페어플레이 정신이 아닐까 한다.

▲ 경쟁선수들 간의 화합과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장면은 언제나 보기 좋다.

스포츠 또한 사회적 패러다임을 철저히 따르고 있고 최근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윤리의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스포츠 현장에서도  선수간의 존경을 뜻하는 ‘Respect(존경)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으며, 영국축구협회(The FA)는 2008년부터 약 4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Respect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 현장에서도 이제는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나오는 값진 승리가 아니면 선수들과 스포츠는 대중들에게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터스포츠 역시 예외일 수는 없으며 사회가치 체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임을 따라야만 한다.
우선 우리가 즐기고 있는 모터스포츠 특히 좁은 의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경주는 단순한 운전의 연장선이 아닌 또 하나의 스포츠종목으로서의 인식이 중요하다. 자동차경주는 첨단의 공학적 메커니즘이 집약된 자동차를 가지고 드라이버인 사람이 조작을 하여 차량의 성능과 드라이버의 기량을 겨루는 경기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드라이버는 ‘활발한 신체활동’이 필요하며, F1과 같은 상위 클래스에서는 드라이버들이 고도의 체력과 심리상태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터스포츠 매니아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드라이버들은 스포츠의 또 하나의 필수조건인 ‘규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정하면서도 치열한 스피드 승부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러한 스피드 승부는 다름 아닌 자동차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터스포츠는 여느 스포츠 종목보다 ‘공정’이라는 단어를 전제한다는 것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경기에는 규정이 있고 그 울타리 안에서 레이스가 이루어지지만 특히나 차량의 기술규정과 운영규정을 위반하여 경기장에서 팀과 선수들 사이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앞서 언급을 하였지만 자동차경주는 첨단의 스포츠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규정은 수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진 자동차를 레이스와 클래스에 맞게 안전과 성능을 고려하여 규정으로 묶어야하고 이러한 과정들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경기를 주체하는 프로모터나 오거나이저들은 레이싱카의 공정성을 확보하기위한 규정의 틀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다양한 테스트를 통하여 최선책을 확정한다. 물론 시즌 중에도 규정은 수정 보완되는 경우가 생길만큼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인 것이다.

이러한 규정의 틀에서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하며 조금이라도 더 빨라지기 위한 규정 밖의 유혹들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레이스에서 검차라는 차량의 검사단계가 있지만 수많은 기술 규정을 모두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빨라지기 위한 규정위반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규정의 틀을 벗어나더라도 적발이 되지 않으면 그것이 곧 또 다른 기술로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빨라진 스피드는 결국 규정의 틀을 벗어난 반칙의 질주라는 것이다. 물론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F1에서도 규정위반이라는 이슈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규정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모든 기술 개발과 경쟁이 이루어져야지만 그것이 바로 진정한 스포츠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러한 페어플레이 정신이 결여된다면 해당 선수나 팀은 스스로 스포츠의 존엄한 가치를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기술규정과 함께 많은 선수들이 패널티를 받는 부분이 바로 레이스 도중 발생하는 경기운영규정이다.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도 상대 선수와 경쟁 중에 반칙이 일어나면 주의를 받고 정도에 따라서는 퇴장이나 실격처리가 되기도 한다. 모터스포츠도 예외일 수는 없다. 빨리 달리기위한 경쟁은 스타트에서부터 마지막 체크기를 받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수없이 많은 추월과 방어가 이루어지고 때로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쟁 상황 중에 발생하는 푸싱(pushing)이나 고의적인 블로킹(blocking) 등은 무엇보다 상대선수에 대한 존중이라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황색구간이나 SC(Safety car)상황처럼 추월이 금지되어 있는 구간을 인지하지 못해서 추월 위반을 범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게 된다. 경기 중 이와 같은 상황들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아무런 파울(foul)이 없이 경기가 종료되는 종목은 극히 일부이며 관중들도 이러한 따분한 경기를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파울 이전에 상대선수를 좀 더 배려할 수 있는 존중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 side by Side는 경쟁 차량이 동시에 코너를 빠져나가는 기술로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경주에서 단연 최고의 배틀 상황은 코너에서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의 모습이다. 나란히 두 대의 차량이 한계의 속도로 코너를 빠져나가지만 인라인의 차량은 아웃라인 차량의 자리를 남기고 코너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간다. 이것이 바로 상대를 존중하며 경쟁하는 멋진 페어플레이이기 때문에 관중들은 크게 환호하며 최고의 경쟁기술로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도입부에서처럼 이제는 관중들도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나오는 멋진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페어플레이 정신은 모터스포츠의 입문자에서 탑 클래스의 선수들까지 모든 팀과 선수들에게 전제되어야 하는 필수조건이다. 앞 서 언급을 하였듯이 스포츠에는 규정이라는 틀이 존재한다. 모든 선수들이 공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쳤을 때 그 참다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것이며 이러한 모터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이 대중들을 환호하게 만들 것이다. 2015년 새해의 출발선에서 올해는 무엇보다 규정집을 먼저 펼치며 한국 모터스포츠가 페어플레이로 빛나는 아름다운 질주의 한 해가되길 기대한다.

탑라이더 〈탑라이더 press@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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