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올-뉴 노틸러스 2.0 AWD를 시승했다. 2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노틸러스는 새로운 내외관 디자인을 비롯해 대시보드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독특한 구성을 지녔다. 특히 대형급 차체와 실내공간, 뛰어난 오디오 시스템은 7천만원대 동급 수입차를 앞선다.

링컨 브랜드는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로 국내에서 코세어(5930만원), 노틸러스(7740만원), 에비에이터(9285만원), 네비게이터(1억5200만원)의 모델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SUV만으로 구성된 모델 라인업으로, 국산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가격면에서도 직간접으로 경쟁을 한다.

노틸러스의 상위 모델인 에비에이터가 에어 서스펜션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장비와 고급 가죽내장을 갖추고도 GV80과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수입차는 비싸다는 편견을 해소하는 모델 중에 하나다. 노틸러스는 국내에서 X3, GLC, XC60, GV70과 유사한 가격대다.

또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볼륨이 큰 5시리즈, E클래스 등 중형 럭셔리 세단과도 가격대가 유사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고려하는 경우, 6~7천만원대 가격대는 적당한 크기와 공간, 고급감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만족도가 높은 소위 가성비가 좋은 가격대다. 

링컨에서는 올-뉴 노틸러스를 중형 SUV로 분류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급에 가깝다. 전장 4910mm, 전폭 1950mm, 전고 1735mm, 휠베이스 2900mm의 차체다. 제네시스 GV80은 전장 4940mm(+30), 전폭 1975mm(+25), 전고 1715mm(-20), 휠베이스 2955mm(+55)다.

신형 노틸러스의 외관은 사진이나 영상보다 실차의 덩치가 크게 다가온다. 유선형을 강조한 매끄러운 보디라인으로 인해 작아보이는 착시 효과다. 전면부는 대형 그릴과 편평하게 뻣은 보닛, LED 시그니처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법규상 일자형 LED 시그니처가 일부 변경됐다.

측면부는 신형 노틸러스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한다. 링컨 브랜드의 핵심 콘셉트인 '고요한 비행(Quiet Flight)'과 어울리는 비행기 날개의 단면과 유사한,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 라인과 블랙으로 마감된 투톤 루프, 윈드실드 하단에 내장된 전자식 래치 도어는 고급스럽다.

실내에서는 정말 다양한 특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식 도어 래치를 감아쥐면 열리는 도어부터 대시보드를 완전히 둘러싼 48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기존 양산차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가죽마감과 금속 소재의 조화는 만족스럽다.

실내공간은 차체 크기와 비교해도 여유로운 수준인데, 전륜구동(FF) 기반 플랫폼임에도 상당한 휠베이스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1열의 시트 위치가 2열 레그룸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공간이다. 또한 2열 리클라이닝을 지원하고, 2열 시트백 쿠션이 좋은 편이다.

신형 노틸러스에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4WD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252마력(5500rpm), 최대토크 38.0kgm(3000rp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065kg, 타이어 규격은 255/50R21, 국내 복합연비 9.0km/ℓ(도심 7.9, 고속 10.9)다.

운전석에서의 분위기는 기존 어떤 차와도 다르다. 자동차보다는 영화 속 우주선의 모습이 연상되는데,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의 테마는 3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면 상단 디스플레이에 지도가 표시되지 않고, 가장 밝게해도 화면이 다소 어둡게 느껴진다.

독특한 대시보드 구성으로 스티어링 휠은 위아래가 편평한 타입이다. 스티어링 휠이 다소 낮은 부분에서 시작돼 푸조의 아이-콕핏이 연상되기도 한다. 전투적인 운전보다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장거리 투어링에서 피로감을 줄여주는, 혹은 자율주행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시트의 안락함은 링컨의 장점 중 하나로 좌우 허벅지 받침 높이를 따로 설정할 수 있는 점은 독특하다. 시트백과 방석부의 쿠션감은 좋은 편이다. 열선시트 최대 설정시 최근 경험한 양산차 중 가장 따뜻했다. 독특한 실내 도어핸들은 과거 에스페로가 연상되는 디자인이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러운 타입이다. 좌우 롤이나 앞뒤 피칭을 적당히 허용하는데 혹자는 전형적인 과거 미국차의 물침대 승차감이라 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댑티브 액티브 서스펜션 적용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움직임은 제한하고, 주행안정성을 유지한다.

이같은 서스펜션 셋업은 최근 양산차의 트렌드로 보여지기도 하는데, 더 이상 주행성능을 위해 단단한 승차감을 강요받지 않는다. 부드럽지만 차체의 무게감을 강조하고 있어 럭셔리 SUV다운 거동을 보이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1열과 2열 도어의 개폐감 역시 상당히 무겁다.

2톤을 넘어서는 차체에 2리터 엔진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동력성능은 중저속은 물론 고속영역까지 필요한 힘을 충분히 만들어낸다. 특히 최근 대다수 제조사에서 터보엔진을 기본으로 채용하며 고급유를 권장하고 있는데, 포드와 링컨은 일반유 셋팅으로 관리가 편하다.

고속주행시에도 편안한 주행감각은 이어진다. 다만 크고 작은 노면 요철이 반복되면 하체가 다소 단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대구경 저편평비 타이어를 적용한 대다수 양산차에서 나타나는 반응이다. 고속주행시 실내 정숙성은 1억원을 넘어서는 럭셔리 SUV와 유사하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로유지보조 기능은 업계 상위권 수준이다.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는 28개의 스피커와 24채널 앰프를 통해 출력과 해상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볼보의 B&W 오디오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을 원하는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구성이다.

신형 링컨 노틸러스는 혁신적인 구성을 통해 럭셔리 SUV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내장형 내비게이션과 디스플레이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제외하면, 디자인과 공간, 소재의 고급감, 오디오 시스템과 가변형 서스펜션까지 억대 SUV의 구성을 모두 담았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