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X7 xDrive40i를 시승했다. 뉴 X7은 부분변경을 통해 내외관 디자인을 개선하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전 모델에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뉴 X7의 가장 큰 장점은 주행감각으로, 다양한 신기술을 통해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함께 만족하는 완성도를 지녔다.

현 시점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3열 럭셔리 대형 SUV를 BMW가 선보인 것은 지난 2019년이다. 롱 보디 대형 SUV 도입에 인색했던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그 중에서도 주행성능에 집중하는 BMW의 X7 출시는 우려와 달리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게 된다.

BMW X7은 콘셉트카 공개부터 새로운 외관 디자인의 도입이 화제를 모았다. 기존 BMW와는 다른 대형 키드니 그릴과 가로로 슬림한 헤드램프는 이후 출시되는 모델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번 뉴 X7의 외관 디자인도 새로운 변화, XM의 디자인과 통하는 면이 있다.

BMW는 X7 부분변경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전면부 디자인,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OS8이 포함된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본화를 통해 배출가스 감소는 물론 출력과 토크에서도 개선을 이뤘다. 여기에 BMW LCi의 특징, 고급화도 진행됐다.

BMW는 럭셔리 클래스, 최상위 모델 라인업의 디자인 요소를 통일했다. 7시리즈, X7, 그리고 XM으로 이어지는 모델 라인업에 새로운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통해 고급스럽고 강인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BMW 아이코닉 글로우는 그릴 조명 효과를 통해 존재감을 나타낸다.

BMW가 LCi(Life Cycle Impulse)에서 보여주는 변화는 램프에서 정점을 보여준다. 전면부 기존 헤드램프 자리에 위치한 방향지시등의 독특한 색감과 템포는 새로운 변화 중 하나다. 똑똑해진 헤드램프의 광량도 향상됐다. 후면부 리어램프는 3차원 디자인에 스모그 마감됐다.

실내에서는 12.3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14.9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OS8 기반의 새로운 레이아웃과 함께 해상도가 좋아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가죽 마감된 패널과 메리노 가죽 시트, 알칸타라 헤드라이너가 기본이다.

면적이 커진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가시성과 선명함은 BMW가 집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앞좌석 도어와 암레스트까지 온열 기능이 제공되는 점과 시트의 착좌감, 그리고 부드러운 가죽 소재는 기존 7시리즈 인디비주얼 모델의 고급스러운 강점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전동으로 조절되는 2열 시트와 3열 시트, 그리고 무려 5-존 공조장치, 1열 컵홀더 보온 및 보냉 기능, 2열 전동 블라인드, 도어 소프트 클로징, 하만 카돈 서라운드 사운드는 모든 트림에서 기본 사양이다. X7 M60i의 B&W 사운드와 앞좌석 마사지 시트 정도가 빠지는 옵션이다.

시승차는 X7 xDrive40i 모델로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 조합으로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5.0kgm다. 공차중량 2575kg, 복합연비는 7.8km/ℓ(도심 7.3, 고속 8.6)다. 100km/h 정지가속은 5.8초, 최고속도는 210km/h다.

장거리 주행이 많다면 복합연비 10.0km/ℓ(도심 9.2, 고속 11.3)의 X7 xDrive40d를 선택하면 된다. 40d의 가격이 40i 대비 100만원 높다. 최상위 모델로는 4.4리터 V8 가솔린 터보의 X7 M60i xDrive가 있는데, 3천만원 높은 가격에 최고출력 530마력, 정지가속 4.7초를 마크한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시야가 좋으면서도 안정적이다. 전장 5180mm, 전폭 1990mm, 전고 1835mm, 휠베이스 3105mm의 큰 차체를 가졌지만 운전이나 주차가 편하다. 기본적으로 시야가 좋고, 후륜 조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쿠션감이 좋은 시트는 안락한 편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적용을 통해 정차와 재출발시 엔진 가동이 매끄럽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은 일상주행은 물론 초고속영역까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기존 내연기관차들의 NVH 성능 기준이 전기차와 유사해졌다.

발진 가속을 비롯해 고속에서의 재가속 상황까지 BMW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의 출력 특성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부족함이 없다. 동일한 엔진이 3시리즈에 올라가면 M340i라는 고성능 모델이 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도입이 BMW 6기통의 최종 버전으로도 생각된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은 최고속도까지 꾸준히 이어진다. 3열까지 제공되는 대형 SUV의 경우 직진과 달리 굽은 길에서는 주행성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X7은 해당 클래스에서 최상급의 운동성능을 보인다. 전후 무게배분을 비롯해 전체적인 차량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여기에 부분변경 모델에 새롭게 탑재된 어댑티브 2-액슬 에어 서스펜션은 승차감 개선을,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는 차체가 평형을 유지하도록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여기에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뒷바퀴 조향을 통해 주차시 편의성과 고속안정성을 높여준다.

자동주차를 지원하는 최신판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의 능숙한 주차 실력은 능숙한 운전자보다 뛰어나다. 단순히 차량간 공간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 카메라를 통해 주차라인을 인식해 정확히 주차한다. 전진과 후진도 스스로 진행하는데, 주차만큼은 완전자율주행이다.

실내 공간은 당연하지만 BMW 라인업 중 가장 여유롭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무장한 뉴 7시리즈조차 X7의 3열 공간까지 제공하는 여유와는 차이가 있다. 3열을 세운 상태에서도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며, 트렁크 도어가 위아래로 따로 열리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조향지원 부분에서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는데, 이제 고속화도로에서는 흠을 잡기 어려운 수준으로 진화했다. 대형급 모델임에도 초고속 항속주행시 두 자리수에 가까운 항속 연비를 보이는 부분은 내연기관의 종합 완성도와도 밀접한 부분이다.

BMW 뉴 X7은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정점에 가까운 모델이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기에 접어들며,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아껴둔 기술력을 아낌없이 신차에 적용하는 형국이다. BMW 뉴 X7 xDrive40i의 경쟁력은 럭셔리 대형 SUV 시장에서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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