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하이랜더는 토요타 준대형 SUV로 국내 사양은 2열 캡틴 시트를 갖춘 7인승, 2.5리터 자연흡기 하이브리드다. 하이랜더는 국내 고객 선호 사양이 기본 탑재됐으며, 패밀리 SUV에 최적화된 승차감이 강점이다. 고급감은 조금 아쉽다.

하이랜더는 2000년 4월 뉴욕 오토쇼에서 데뷔했다. 국내 투입된 하이랜더는 2019년 데뷔한 4세대로 최근 미국 판매가 시작된 2023년형 최신 모델이다. 하이랜더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인기가 높은데, 특히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상품성을 입증했다.

하이랜더는 미국 시장에서 2021년 26만4128대, 2022년 22만2805대가 판매됐다. 경쟁 모델인 혼다 파일럿은 지난해 9만956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기아 텔루라이드는 지난해 9만9564대,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8만2688대가 팔렸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국내 가격은 리미티드 6660만원, 플래티넘 7470만원이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연장 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총 5년/10만km 보증 기간을 확보했다. 또한 다양한 커넥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LG U+ Drive LTE는 가입일부터 3년간 무료로 제공된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강성 차체, 차량 하부 진동 감소대책 등이 반영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65mm, 전폭 1930mm, 전고 1755mm, 휠베이스는 2850mm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비교해 전장은 30mm, 휠베이스는 50mm 짧다.

하이랜더 전면부에는 라브4에서 이어져 오는 토요타 최신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날렵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대형 그릴이 대표적이다. 프로젝터 타입 LED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이 기본이다. 범퍼 하단에는 LED 안개등이 배치됐다. 범퍼는 볼륨감이 강조된 스타일이다.

측면부는 긴 휠베이스로 안정적인 프로포션이 구현됐다. 20인치 휠과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가 탑재됐다. 루프에 안전하게 화물 적재해 운반을 돕는 루프 랙 크로스바, 어린이와 노약자의 쉽고 안전한 탑승을 위한 사이드 스텝 등 하이랜더 전용 액세서리를 추가할 수 있다.

하이랜더는 입체감 있는 측면의 곡선 라인과 후측면 펜더 볼륨감 등 최근 유행하는 박시한 스타일의 대형 SUV와 차별화된 실루엣을 갖췄다. 후면부에는 라브4와 유사한 테일램프, 루프 스포일러가 적용됐다. 간단한 발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킥 센서가 기본이다.

하이랜더는 2+2+3 시트 구성의 7인승이다. 2열은 독립식 캡틴 시트다. 2열 시트는 최대 180mm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한다. 2열과 3열 시트는 각각 계단식으로 배치해 모든 탑승객에게 개방된 시야를 제공한다. 1열과 2열 시트 레그룸과 헤드룸은 여유롭다.

3열 레그룸 공간은 다소 좁다. 키 180cm 남성 기준 3열 시트에 앉기 위해서는 2열 레그룸 공간을 희생해야 한다. 다만 3열 시트도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헤드룸 공간도 여유있어 2열 탑승객과 공간을 타협한다면 앉을 만하다. 2열 도어는 수동식 선쉐이드를 지원한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트렁크 용량은 기본 305ℓ, 3열 시트 폴딩시 838ℓ, 2열 및 3열 시트 폴딩시 1882ℓ다. 2열과 3열 시트는 동시에 평평하게 펼 수 있어 대용량 적재 또는 차박 등 야외 레저 활동에 최적화됐다.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 디스플레이 크기는 각각 12.3인치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천연 가죽 시트, 3-ZONE 공조기, 11개의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운전석 메모리 등이 기본이다. 플래티넘 트림에는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디지털 리어뷰 미러, 360도 파노라믹뷰 모니터 등이 추가된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2.5리터 4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D-4S) 엔진과 e-CVT 무단변속기, E-Four 사륜구동 시스템,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돼 시스템 총 출력 246마력,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3.8km/ℓ(도심 14.3, 고속 13.3)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가속감은 무난하다. 발진 가속감은 더딘 감각인데, 가속이 붙으면 속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하이랜더는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풀하이브리드 대형 SUV로 직접적인 가속감 비교는 어렵지만, 현대차 팰리세이드 2.2 디젤과 3.8 가솔린 중간 느낌이다.

100km/h 이상에서 선행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다이내믹한 펀치력은 없지만, 엔진 출력을 쥐어짜 내는 감각으로 꾸준하게 속도를 높인다. 풀가속시 들리는 카랑카랑한 엔진음은 호오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EV 모드 전환 혹은 엔진 개입 과정이 매끄럽다.

EV 모드 주행 중 급가속시 엔진이 개입하며 울컥거리는 현상도 없다. EV 모드는 50km/h 이내에서 작동시킬 수 있다. 고속 항속 주행에서도 순간순간 EV 모드로 전환해 연료를 최대한 아낀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덩치감과 20인치 휠 사양임에도 실주행 연비가 높다.

주행 대부분을 스포츠 모드로 진행하는 등 연비를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누적연비는 복합연비와 같은 13.8km/ℓ로 나타났다. 100km/h 정속 주행에서는 16.7km/ℓ를 기록했다. 참고로 하이랜더보다 작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4WD 19인치 휠 복합연비는 13.2km/ℓ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부드러움을 강조한 서스펜션 셋업이다. 하이랜더는 미국 전략형 모델인 만큼 독일차보다 미국차에 가까운 승차감이다. 저/중속에서 과속방지턱 등을 부드럽게 넘는다. 고속 주행에서도 요철, 고르지 못한 노면, 범프 구간을 부드럽게 통과한다.

탑승객에게 충격을 전달하는 일이 없다. 좋은 승차감에는 쿠션감이 강조된 시트도 한몫한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출렁이는 부드러움인데도 바운싱 끝에서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 고속 주행에서의 불안함이 적다. 속도가 상승할수록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감각도 만족스럽다.

좋은 승차감은 2열에서도 느낄 수 있다. 물렁물렁했던 과거 대형 세단과 유사하다. 고속 코너링에서는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 연속된 코너링에서는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이 일부 발생한다. 좌우 무게 이동은 다소 부자연스럽지만, 코너링 한계점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코너 탈출시에는 후륜에서 밀어주면서 안정적인 주행을 제공하는데,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구동력을 전/후륜 100:0에서 20:80까지 배분한다. 폭우가 쏟아지는 고속 주행 환경에서도 동승자와 대화가 원활하다. SUV인 만큼 풍절음은 조금 유입된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다소 올드한 내비게이션 그래픽과 실내 마감 소재의 고급감은 아쉽다. 그러나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 성능과 높은 연비, 탑승객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승차감, 실내 공간 활용성 등은 확실한 강점이다. 하이브리드 대형 SUV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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