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360 오토바이오그래피를 시승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10년만에 선보인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의 장점을 대부분 담아냈다. 안정적인 주행감각과 승차감, 그리고 시트의 안락함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랜드로버코리아는 2023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23년 상반기 2991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36.8% 성장했다. 레인지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 풀체인지 모델이 연이어 투입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억대 라인업 구성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레인지로버의 최상위 라인업 레인지로버에 이어 선보인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국내 럭셔리 대형 SUV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좋은 판매를 보였던 모델로, 3세대 풀체인지 모델에서는 기존 모델 대비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과 7.3도 후륜 조향을 포함해 주행성능이 강화됐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경쟁차로는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GLE, 아우디 Q8이 얘기되는데, 가격대를 고려한 대표 경쟁차는 포르쉐 카이엔이다. 시승한 모델은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360 오토바이오그래피로 360마력 6기통 가솔린 터보 사양에 가격은 1억5807만원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외관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다. 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의 특징인 매끈한 보디라인과 면을 강조한 스타일을 계승하면서, 슬림한 램프류 디자인을 통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특히 윈도우와 윈도우 프레임의 단차를 줄인 디자인은 일체감이 높다.

차량 전체 분위기에서도 일체감이 돋보이는데, 패널간 단차가 작고, 미니멀한 디자인 요소를 강조해 현재 판매되는 럭셔리 대형 SUV 중에서는 가장 현대적인 감각이다. 루프와 차량을 구성하는 필러부분과 사이드미러는 물론, 알로이 휠도 모두 블랙으로 마감한 모습이다.

대시보드와 계기판을 비롯한 실내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와 유사하다. 화이트 컬러의 가죽으로 마감된 패널의 대시보드와 세미아닐린 가죽 시트가 고급스럽다. 시트는 1열과 2열 모두 쿠셔닝이 좋은 구성으로, 의자보다는 소파에 가까운 분위기다.

오토바이오그래피 사양에는 윙타입 헤드레스트를 비롯해 22-웨이 마사지 시트, 2열 히팅/쿨링 전동식 리클라인 시트, 이미지 프로젝션이 포함딘 디지털 LED 헤드램프가 추가된다. 전통적으로 레인지로버는 오디오 구성이 좋은데, 메리디안 3D 서라운드 사운드가 기본이다.

대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에는 피비 프로(PIVI Pro) 시스템이 탑재되는데, LG전자에서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내장된다. SOTA 무선 업데이트, PM2.5 필터와 나노이 기술을 통한 공기 정화 프로 시스템은 차내외 공기 오염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파워트레인은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AWD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360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51kgm(1750-5000rpm)을 발휘한다. 공차중량 2480kg, 100km/h 정지가속 6초, 복합연비 8.0km/ℓ(도심 6.9, 고속 10.1)다. 

운전석에서의 시야는 전방은 물론 측후방까지 좋은데, 특히 사이드미러 시야각이 넓다. 대형 SUV 특유의 다소 높은 시트포지션을 통해 1열은 물론 2열에서도 고속도로 가드레일 위로 펼쳐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트는 방석과 등받이 모두 쿠셔닝이 강조돼 안락하다.

랜드로버나 레인지로버의 사용자 편의성은 PIVI PRO를 탑재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대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통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며, 고성능 칩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빠릿한 화면 전환이 가능하다. 티맵 내장으로 스마트폰 내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대형 SUV 특유의 무거운 차체를 통한 느릿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노면 충격을 걸러주는 에어 서스펜션은 대부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물론 휠베이스가 더 길고 승차감을 강조한 레인지로버와 비교하면 다소 단단한 편이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면 저회전부터 만들어지는 최대토크가 경쾌하게 가속을 만들어낸다. 360마력의 신규 인제니움 엔진은 직렬 6기통 방식에 8단 자동변속기는 ZF사에서 공급받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적용으로 터보랙 감소, 배출가스 저감, NVH 성능이 좋아졌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고를 낮추고 댐퍼를 단단하게 만들어 노면에서 전달되는 정보량이 늘어난다. 단단해진다고는 하지만 일상주행을 소화할 수 있는 부드러움 속의 단단함이다. 이중 구조 에어 챔버를 통한 액티브 트윈 댐퍼는 초당 500회 노면 정보를 실시간 반영한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다루는 상황에서는 예상보다 차가 민첩하게 따라온다. 가변형 서스펜션을 비롯해 7.3도 조향되는 후륜 스티어링 기능은 제동 기반의 토크 벡터링 시스템과 함께 코너링에서의 민첩한 움직임을 돕는다. 대형급 차체에서 후륜 조향 차이는 정말 큰 편이다.

특히 다이내믹 리스폰스 프로에 포함된 전자식 롤 컨트롤 시스템(eARC)은 급격한 코너링에서 순간적으로 1400Nm의 토크를 생성해 롤링에서의 차체 기울어짐을 방지한다. 포르쉐, 아우디 최신 모델에 사용되는 48V 롤 컨트롤과 유사한 장비로, 주행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차세대 MLA-Flex 플랫폼은 35% 비틀림 강성이 향상됐는데, 레인지로버에도 사용된다. 신규 플랫폼은 차대 강성은 물론 실내 공간 확대를 이뤘다. 2열 공간의 레그룸은 31mm, 무릎 공간은 17mm 늘어났다.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최대 900mm 도강이 가능한 설계가 이뤄졌다.

다양한 노면 상황에 대응하는 테레인 리스폰스와 함께 레인지로버의 돋보이는 도강 설계는 일부러 오프로드를 찾지 않아도 갑작스러운 폭우 등에서 차와 운전자를 지켜낼 수 있다. 차의 바퀴와 머플러가 완전히 잠기는 상황에서도 시동을 유지해 나가는 실력을 갖췄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동급 경쟁차 중 가장 최신 모델로, 매력적인 디자인과 구성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오프로드 주행성능에 온로드 주행성능을 더함은 물론, 승차감과 고급감을 높여 상품성이 좋다. 럭셔리 대형 SUV를 고려한다면 좋은 선택지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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