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신형 C클래스 C300 AMG 라인을 시승했다. 신형 C클래스는 신형 S클래스를 닮은 내외관 디자인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1열 통풍 시트,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췄다. 특히 C300은 묵직한 승차감과 가속감이 강점이다. 2열 승차감은 아쉽다.

신형 C클래스는 C200 4MATIC 아방가르드와 C300 AMG 라인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각각 6150만원, 6800만원이다. C300 AMG 라인의 경우 E250 아방가르드보다 100만원이 비싼데,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을 제외한 사양과 주행감, 엔진 성능은 E250 아방가르드를 앞선다.

C클래스 콤팩트 세단으로 1982년 전신인 190(W201)을 선보인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50만대 이상 판매된 벤츠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특히 2014년 출시된 5세대 C클래스는 전 세계적으로 250만대 이상 판매됐다.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이 대표적인 경쟁 상대다.

신형 C클래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795mm, 전폭 1820mm, 전고 1455mm, 휠베이스 2865mm다. 기존 C클래스 대비 전장은 50mm, 휠베이스는 25mm 늘었다. 2열 레그룸 공간은 20mm 넓어졌다. 신형 C클래스의 외관은 E클래스 부분변경보다는 신형 S클래스에 가깝다.

벤츠 디자인 철학인 ‘감각적 순수미’를 바탕으로 짧은 전면부와 후면부 오버행, 긴 휠베이스가 조합돼 역동적인 프로포션이 강조됐다. 슬림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트렁크 라인까지 이어지는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측면부는 정교하게 조각된 표면이 독특한 조명 효과를 낸다.

C300은 AMG 라인으로 전면부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과 19인치 AMG 멀티 스포크 휠, 신형 S클래스와 같은 디지털 라이트가 기본이다. 디지털 라이트는 차량당 260만 픽셀 이상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선행차와 건너편 차량을 인식하고 비오는 도로에서도 시인성이 좋다.

신형 C클래스는 실내도 신형 S클래스와 유사한 레이아웃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차세대 지능형 스티어링 휠, 64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등이 탑재됐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는 운전자를 향해 약 6도 기울어졌다.

지문 스캐너로 사용자 로그인이 편리하다. 즐겨찾기, 행동 기반 예측, 일정 관리 등 개인화된 설정과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 1열 통풍 시트와 스마트폰 통합 패키지 등 국내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으로 C300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추가됐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교차로, 고속도로 IC, 골목 등 목적지 경로상 주요 구간 혹은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 구간에서 자동 활성화된다. 도로에는 화살표가 그려지며, 복잡한 구간에 다가갈수록 공중에 도로명과 화살표가 정확하게 표시된다. 직관적인 경로 확인이 가능하다.

신형 C클래스의 1열 시트 포지션은 낮은 편인데, 국산차 기준 스팅어 수준이다. 1열 레그룸 공간은 비교적 크기가 큰 변속기가 실내 일부를 침범한 탓에 좌우 폭이 좁다. 특히 발 공간이 좁고 조수석에서도 소위 ‘쩍벌’ 자세가 어렵다. 2열 레그룸은 기존 대비 크게 개선됐다.

늘어난 휠베이스와 얇아진 1열 시트 덕분에 1열을 여유롭게 설정해도 키 180cm 성인 남성이 앉기에 여유가 있다.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 등에 스티칭이 삽입돼 고급스럽다.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보기에 좋지만, 야간 운전시 램프 일부가 창문에 반사돼 조금 불편하다.

C300 AMG 라인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2세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48V 시스템에 맞춰 개발된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48V 시스템은 가속시 최대 20마력의 힘을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6초, 복합연비는 후륜구동, 19인치 휠 기준 11.8km/ℓ다. 정차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진동과 소음은 차급을 넘어선다. 가속시 들려오는 4기통 엔진 특유의 날카로운 엔진음은 가상 사운드로 보완한다. 초반 발진 가속감은 경쾌함보다는 묵직하다.

묵직하게 속도를 올리는 느낌은 4기통이 아닌 6기통 엔진에 가깝다. 재가속시 펀치력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100km/h 부근에서 선행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스포츠 모드 이상에서는 가속을 멈춰도 3~4000rpm 수준을 유지해 언제든 가속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성능과 엔진 감각만으로도 E250을 앞선다. 다만 BMW 3시리즈처럼 칼 같은 엔진 반응을 원하는 소비자는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부드러운 ISG 작동과 정차중 시동이 꺼졌을 때도 시원함이 유지되는 공조기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최대 강점이다.

신형 C클래스의 승차감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럽다. 기존 C클래스와 비교해 묵직함과 승차감이 강조됐는데, 플래그십 S클래스에 가깝다. 과속방지턱을 다소 빠르게 통과해도 단단하게 느껴지지 않으며, 요철 혹은 고르지 못한 노면을 빠르게 지나갈 때는 충격을 전달하지 않는다.

고속에서는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감각으로 속도감이 크지 않다. 이는 섀시의 완성도가 엔진의 성능을 이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속으로 범프 구간을 통과하면 차체가 상하로 출렁이는 현상이 일부 발생하지만, 차체를 지면으로 강하게 끌어내려 불안한 느낌은 아니다.

2열 승차감은 1열과 다르게 다소 단단하게 느껴진다. 장시간 2열에 탑승할 경우 피로감이 쌓인다. 신형 C클래스는 1열 탑승객에게 최적화된 승차감을 제공한다. 연속된 코너에서 롤링 현상은 6~70km/h 이내에서는 잘 억제하지만, 그 이상 속도를 높이면 좌우로 출렁인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정확하고 빠르며, 코너를 공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자세제어장치(ESP)는 조금 보수적인 셋업으로 오버스티어 현상이 발생함과 동시에 개입,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ESP 스포츠에서도 미끄러짐 허용 범위가 넓지는 않다.

스펀지 같은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적응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아야 제동이 시작된다. S클래스와 유사한 느낌으로 제동이 시작되면 부드럽게 속도를 줄인다. 와인딩과 퇴근길 정체 구간 등이 포함된 약 300km 시승에서 누적연비 9km/ℓ를 기록했다. 

C300 AMG 라인은 묵직한 승차감과 파워트레인 성능,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안전 및 편의 사양, 브레이크 페달 감각 마저 신형 S클래스와 유사하다. 높은 가격이 관건일 수 있는데, 단순히 큰 차를 원한다면 E250, 사양 좋은 고급 콤팩트카를 원한다면 C300을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