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형 니로 EV를 시승했다. 신형 니로 EV는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 기반의 전기차로 1회 완충시 401km를 주행할 수 있다. 신형 니로 EV는 저온 주행거리 강화 대신 히터 성능이 향상됐다.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부드럽고 좋은 승차감이 특징이다. 롤링은 다소 아쉽다.

니로는 기아의 대표적인 친환경차 전용 라인업이다. 국내 기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만 운영된다. 신형 니로 EV의 세부 가격은 개소세 3.5%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에어 4640만원, 어스 4910만원으로 각각 50만원, 120만원 올랐다. 국고보조금은 700만원이다.

에어 트림 기준 국고보조금과 각 지자체별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 가격을 3000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 시승차는 선루프, 빌트인캠이 포함된 풀패키지로 가격은 5298만원이다. 신형 니로 EV에는 64.8kWh 용량의 배터리가 얹어졌다. 1회 완충시 주행거리는 복합 401km다.

환경부 기준 상온 주행거리는 404km, 저온 주행거리는 303km다. 1세대 니로 EV와 비교해 상온 주행거리는 19km 늘어났지만, 저온 주행거리는 45.5km 줄었다. 신형 니로 EV는 히트펌프 시스템이 기본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 대비 20% 이상 떨어진다.

이에 대해 기아 제품 관계자는 ‘기존 니로 EV는 겨울철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 히터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고객 의견이 많았다. 저온 주행거리를 포기하고 히터 성능을 최대로 높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저온 인증은 히터를 최대로 가동하고 진행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겨울철에 히터 온도를 아주 높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기존 니로 EV 수준의 저온 주행거리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신형 니로 EV 배터리는 100kW급 고속 충전기 사용시 10->80% 충전까지 약 45분이 소요된다. 실외 V2L 커넥터와 실내 V2L 콘센트가 적용됐다.

신형 니로 EV의 복합전비는 5.3km/kWh(도심 5.9, 고속 4.8)다. 시승은 도심과 고속도로, 와인딩 주행이 포함된 96km 구간으로 진행됐다. 시승 대부분을 회생제동 사용 없이 스포츠 모드로 주행했음에도 높은 효율을 보였다. 완충 상태에서 시승후 배터리는 26%가 줄었다.

주행 가능 거리는 시승전 401km에서 시승후 288km로  123km 감소했다. 누적연비는 5.2km/kWh를 기록했다.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인 i-PEDAL을 포함한 회생제동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스포츠 모드 주행 빈도를 낮추면 복합 주행거리보다 더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형 니로 EV의 전기모터 최고출력은 201마력, 최대토크는 26kgm다. 1세대 니로 EV의 최대토크(40.3kgm)와 비교해 14.3kgm 줄었다. 기아 제품 관계자는 '기어비가 변경돼 기존 니로 EV와 가속 성능은 같다. 특히 신형 니로 EV는 고속 가속 성능이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속감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얹어진 기아 내연기관 모델과 유사하다. 신형 니로 EV의 초반 발진 가속감은 일반적인 전기차와 다르게 폭발적이지 않다. 그러나 100km/h 이상에서도 꾸준하게 가속하며, 와인딩 오르막 구간서도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순간적인 발진 가속감은 정지상태에서보다 7~80km/h 구간이 더 좋다. 100km/h 정속 주행에서 선행차량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펀치력도 1.6 터보 엔진 수준이다. 신형 니로 EV는 주행모드 보다는 회생제동 단계에 따라 가속감에 차이가 난다. 총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 OFF와 1단계는 내연기관 모델과 유사한 감각인데, 2단계부터는 가속이 확실히 더디다. 원페달 드라이빙 i-PEDAL(4단계)은 브레이크 페달을 일부 밟고 가속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내리막에서 회생제동량이 극대화된다. 완전 정차도 가능해 정체 구간에서 유용하다.

신형 니로 EV의 승차감은 물렁물렁하고 부드럽다. 탄탄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와는 다른 셋업이다. 배터리 무게를 고려한 설정으로 판단된다. 신형 니로 EV는 요철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저속 혹은 고속으로 통과해도 운전자에게 충격을 전달하지 않는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감각은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물렁물렁한 승차감에도 범프 구간 통과시 차체 상하 움직임이 부담스럽지 않다. 서스펜션의 가동 범위도 적절해 차체가 바닥에 닿을 듯한 느낌이 없다. 와인딩 주행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연속된 코너에서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이 일부 발생한다. 특히 와인딩 내리막 주행에서 앞뒤 무게 이동이 부자연스러워 거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차체 하단 배터리팩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진다. MDPS 스티어링은 R-MDPS 타입과 비교해 조작시 이질감과 유격이 느껴진다.

즉각적인 반응성과 스티어링 휠 조작 일체감이 다소 떨어진다. 신형 니로 EV의 정숙성은 일반적인 소형 SUV와 비교해 우수하다. 시승 당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서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 등이 효과적으로 차단됐다. 다만 110km/h 이상에서는 풍절음이 일부 유입된다.

신형 니로 EV의 외관은 기아 시그니처인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이 보닛에서 측면 펜더까지 확장돼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이브리드의 전면부 그릴은 매끈한 반면, EV는 무광과 유광을 조합한 투톤 그릴에 육각형의 입체적 패턴이 삽입됐다. 충전구는 그릴에 배치됐다.

전면부 및 후면부 범퍼에 차체와 같은 컬러를 확대 사용함으로써 하이브리드 대비 깔끔한 인상이다. 전용 17인치 휠이 탑재됐다. 타이어는 금호 Solus TA 31 EV 혹은 넥센 N’Priz S다. C필러 컬러 가니쉬는 옵션으로 가격은 20만원이다. 전면부 트렁크 용량은 20ℓ다.

트렁크 용량은 475ℓ다. 실내에는 디지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와이드 디스플레이, 다이얼 전자식 변속기(SBW), 친환경 마감 소재 등이 적용됐다.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에서 발생된 전면부 유리 대시보드 반사 현상은 날씨가 좋지 못해 확인할 수 없었다.

신형 니로 EV는 도심과 고속도로 등 일반 주행에 최적화됐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다양한 편의 사양, 활용성이 높은 V2L까지 갖췄다.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기는 소비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니로는 1세대부터 무난함이 강점이었다. 2세대는 그 강점이 더 강화된 모습이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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