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더 뉴 E220d 4MATIC AMG라인을 시승했다. 더 뉴 E클래스는 부분변경 모델로 디자인 변화와 함께 각종 사양이 기본 적용되며 상품성이 높아졌다. 특히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높은 연비와 뛰어난 고속주행 안정감이 만족스럽다. 다만 EQ부스트 부재는 아쉽다.

더 뉴 E220d 4MATIC AMG라인의 가격은 7790만원이다. AMG 라인의 외관에는 파워돔 디자인 보닛과 하이 글로시 소재의 블랙 트림이 적용된 전면부 범퍼, 19인치 AMG 휠, AMG E53과 같은 다이아몬드 그릴 등으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실내에는 정전식 핸즈-오프 감지 기능을 갖춘 D컷 스티어링 휠, 12.3인치 디스플레이 및 디지털 계기판으로 구성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 헤드업 디스플레이, 공기 청정 시스템인 에어 퀄리티 패키지 등이 기본 적용됐다. 통풍 시트는 익스클루시브부터 제공된다.

더 뉴 E220d 4MATIC AMG라인에는 차세대 디젤 엔진인 OM654가 탑재됐다.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94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7.5초, 복합연비는 13.2km/ℓ다.

더 뉴 E220d 4MATIC AMG라인의 초반 발진 가속감은 1600~2800rpm 구간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 덕분에 경쾌하다. 도심 주행은 물론 올림픽대로, 강변북로와 같은 제한속도 90km/h 미만의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가속감과 엔진 힘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고속도로의 탄력 주행에도 안성맞춤이다. 정차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의 진동과 소음은 효과적으로 차단됐다. 가솔린 모델과 유사한 수준이다. 엔진 회전수를 최대토크 영역인 2800rpm 이하로 사용해 주행할 때도 가솔린 모델 수준의 정숙성이 돋보인다.

반면, 추월을 위한 재가속 혹은 급가속시 엔진 회전수 3000rpm을 넘어가면서부터 디젤 엔진 특유의 엔진 소리가 실내로 유입된다. 스티어링 휠에도 진동이 일부 전달된다. 110km/h 이상에서의 재가속시 가속감은 초반 발진 가속감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차량에 속도가 붙으면 붙을수록 엔진의 힘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고속주행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가솔린 모델인 E350을 추천한다. 더 뉴 E220d 4MATIC AMG라인의 강점은 역시 실주행 연비다. 30km 구간을 90km/h로 정속주행한 결과 누적 연비는 24km/ℓ.

정속주행 구간을 제외한 270km 주행의 누적 연비는 13.2km/ℓ를 기록했다. 대부분을 스포츠모드로 주행했다. 약 40km 구간의 와인딩 코스, 퇴근길 강변북로 및 도심 주행이 포함된 누적 연비다. 참고로 와인딩 코스에서도 평균 연비 10.2km/ℓ를 기록할 만큼 효율이 높다.

9단 변속기의 변속감은 무단 변속기 수준으로 부드럽다. 변속기의 업/다운시프트시 체결감은 주행모드에 관계없이 즉각적이다. 특히 스포츠모드에서는 퓨얼컷에 다다르는 고회전 구간에서 수동모드로 변속시 등 뒤를 밀어주는 듯한 변속 충격이 연출돼 스포티한 감각이다.

다만, 1단, 2000rpm 이하, 20km/h 이하로 주행하는 저속 주행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울컥거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로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사용 혹은 2단 출발을 권장한다. 승차감은 저속에서 부드럽고 고속에서는 단단하다.

60km/h 이하의 도심 혹은 저속주행에서 고르지 못한 노면과 요철, 과속 방지턱을 통과하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2~3번의 상하 바운싱 이후 자세를 잡는다. 벤츠 특유의 물렁하고 편안한 승차감이 강조된다. 특히 2열의 승차감이 매우 편안하고 부드럽다.

반면, 고속주행에서는 차체를 단단하게 잡는다. 벤츠 특유의 물렁한 감각이 사라지고 요철을 빠르게 통과하면 차체를 지면으로 강하게 당긴다. 한 번의 상하 바운싱으로 자세를 잡는다. 요철과 고르지 못한 노면을 빠르게 통과하면 충격을 운전자에게 일부 전달한다.

고속주행의 안정감은 역시 벤츠답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차체가 지면으로 낮게 가라앉는 감각이다. 고속주행시 속도계를 확인하지 않으면 빠른 속도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낮은 속도감은 섀시와 서스펜션의 높은 완성도와 조화를 나타내는 부분 중 하나다.

80km/h 이상에서는 연속된 코너 및 완만한 고속 코너링에서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을 최대한 억제해 빠르고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다. 반대로 50km/h 이하의 저속 코너에서는 롤링 현상을 일부 허용한다. 코너 진입시 안쪽으로 파고드는 성향이 강하다.

섀시와 서스펜션의 높은 완성도와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코너링 속도의 한계점이 높다. 코너 탈출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한다. 다만, 엔진 출력의 한계로 오르막 와인딩 주행보다는 내리막 와인딩 혹은 평지의 연속된 코너 주행이 더 재밌다.

스티어링 휠은 직결감이 뛰어나다. 운전자가 조작한 만큼 정확하게 전륜 조향이 이뤄진다. 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급가속과 코너 탈출시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겨주는 느낌이 강하다. 브레이크 성능도 일정하며, 고속에서 풀 브레이킹시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다.

고속주행에서 차체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은 S클래스 못지않게 적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와 재출발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고속에서는 선행 차와의 거리 조절이 부드럽지만, 저속에서는 브레이크가 강하게 개입한다. 차선 중앙 유지도 정확하다.

신형 E220d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Q부스트의 부재다. EQ부스트는 ISG 성능 개선과 급가속시 출력과 최대토크를 지원한다. 시승차의 ISG는 엔진 가동은 부드럽게 꺼지지만, 다시 켜지는 시점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진동이 전달된다.

EQ부스트가 적용된 신형 E350과는 다른 감각이다. 특히 경쟁 모델인 BMW 신형 523d에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또한 벤츠 C클래스와 비교해 가속페달이 브레이크 페달 쪽으로 치우쳐있어, 시트 포지션에 따라 간혹 허리와 골반에 통증이 발생했다.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기존 E220d의 강점인 높은 연비와 벤츠 특유의 고속주행 안정성을 갖춘 모델이다. 여기에 차선 유지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국내 고객 선호 사양도 기본 적용됐다. 탄탄한 승차감과 높은 연비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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