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수입 자동차 메이커들이 판매하는 차 중에는 별다른 홍보 없이 판매하는 차들이 있다. 일부 딜러는 오히려 판매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이들 차종은 판매 마진도 크지 않고, 국내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어 소비자가 이들 차종을 선택하면 공급만 늦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면 곤란한 차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폭스바겐 골프 1.4 TSI
국내에는 유럽형 가솔린차를 직접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가솔린차에는 반드시 미국식 OBD를 장착하도록 돼 있는 규정이다. 우리 정부는 EU FTA를 앞두고 이 규정이 비관세무역장벽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각 수입사별로 유럽산 가솔린차를 1000대까지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시적으로 문호를 개방했다.

 1000대의 쿼터(판매가능 제한폭)를 받은 폭스바겐은 1000대중 350대를 골프 TSI에, 650대를 골프 GTI에 할당했다. 골프 1.4TSI는 가격이 3370만원으로 상급모델인 골프GTI(4390만원)에 비해 훨씬 저렴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여기 많은 물량을 할당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골프 TSI는 소비자들이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차가 됐다. 현재 TSI는 4월 18대 판매를 끝으로 국내 327대가 모두 판매됐고, 골프 GTI도 일부 색상은 판매가 완료된 상황이다.

이들 차종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소비자들은 폭스바겐 제타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폭스바겐 제타도 초도 물량이 모두 계약됐다. 5월 한달간 2.0모델이 504대, 1.6모델이 141대가 판매돼 폭스바겐의 베스트 셀링모델이 됐다. 요즘 폭스바겐 관계자들은 "출고센터에서 작업 속도가 판매 속도를 못 따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엄살을 부릴 정도다.

제타는 폭스바겐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상대적으로 물량이 충분하지만 2개월에 한번씩 수입해 판매되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하다. 같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뉴비틀도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지만 은근한 인기를 누리는 차종이다.

BMW 1시리즈 M 쿠페


1시리즈 M 쿠페는 세계적인 품귀 때문에 국내 판매가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던 차다. 340마력에 판매가격 6540만원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데다, 차가 가볍고 단단해 운전 재미가 상급 모델인 M3쿠페에 못지 않다는 소문이 돌면서 소비자들이 몰려들었다. 상급모델인 M3가 1억원의 가격으로 책정된 것에 비해 무척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다.

1시리즈M쿠페는 지난 2011서울모터쇼에 발맞춰 국내 출시했으며 총 50대의 계약을 받겠다고 했고, 지나치게 많은 계약이 몰리자 BMW코리아는 이례적으로 30대를 추가 계약을 받았다

하지만 계약한 소비자들은 계약금 100만원씩을 내고도 차를 언제 받을지 막연한 상황이다. 이 차들 중 10여대가 국내 시장에 들어왔고 7대가 등록됐으며 모두 들어오는 것은 적어도 올가을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딜러별로 1대 씩 물량이 공급됐지만 차를 얼른 내놓으라는 소비자들 등쌀에 모두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달됐고, 전시장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이 차량을 계약한 한 소비자는 "1M(1시리즈M쿠페를 줄여서 부르는 말)을 기다리다가 사리가 나올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BMW 320d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수동변속기)

BMW로서는 큰 도전을 했다. 국내최고라는 점과 고연비차를 만드는 메이커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BMW는 최초로 수동변속기 차량을 국내 도입했다. 일찌기 푸조 207RC라는 수동변속기 차량이 국내에 판매되기도 했지만, 이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판매가 종료된 바 있다.

하지만 BMW320d 이피션트 다이내믹스는 연비가 24.2km/l로 국내 수입된 모든 자동차 중 최고 수준에 오른차다.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인 쏘나타, K5 하이브리드(22.0km/l)나 폭스바겐 제타 1.6 블루모션(22.2km/l)보다 높은 연비다.


또 내비게이션 등을 장착하고도 가격이 4390만원으로 BMW브랜드에서 가장 저렴(120d와 가격이 동일)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앞다퉈 계약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일반 '320d NV팩(5290만원)'에 비해 900만원이나 싸다. 하지만 초도 물량이 10여대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며 총 수입 계획 물량도 총 50대로, BMW코리아는 이 물량이 소진되면 당분간 추가 수입 계획이 없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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