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인터뷰이인 오동근님께서 추천하신 이용주님(@yjstory)을 역삼동 타이어피아에서 만났다. 그는 경남 F1을 사업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코리아 F1그랑프리의 핵심에 있던 인물이다. 그가 속한 회사는 도로, 교량, 도시개발, 리조트 등 기획, 설계, 감리 등의 업무와 사업타당성 검토 등을 맡아서 하고 있으며, 주요 프로젝트는 인천대교, 거가대교, 강원랜드, 알펜시아 등이다.

Q. 경남에서 F1그랑프리가 추진될 당시 사업타당성 검토를 담당했다던데

▶ 저희 회사의 업무영역 중에 한 부분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다. 당시 F1경기장 건설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를 회사에서 수행하면서 담당자가 됐다. 어려서부터 레이싱에 관심도 많았고 아마추어 레이스에 참여도 했던 경력으로 인해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Q. 경남 F1 추진을 하면서 헤르만 틸케를 만났다던데

▶ 현존하는 F1서킷 대다수를 설계한 인물을 직접 만나고 함께 일한다는 자체가 F1팬인 제 입장에선 영광이었다. 직접 만나보니 예상외로 소탈하고 친근한 분이었다.

덕분에 독일에서 즐거운 기억들도 많이 만들었다. 그 분 나이가 저에겐 아버지뻘 정도였는데 현역 레이서로 뛰고 있다고 했다.

▲ '헤르만 틸케'와 함께

유럽에서 F1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분들을 만나 함께 일했는데, F1 익스큐티브 컨설턴트인 Philippe Gurdjian씨(PHG그랑프리 회장)는 날 개인소유 서킷에서 달리게 해줬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서킷은 실제 F1이 열리기도 했고, 겨울시즌엔 F1팀들 테스트 트랙으로도 쓰는 곳이어서 놀랐다.

▲ Paul Ricard High Tech Test Track

▲ F1 관계자들과 함께

 

 Q. 그런데도 F1이 경남이 아니라 전남에서 개최된 이유는

▶ 당시 F1을 경남에서 개최하지 않은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사업타당성 분석 결과가 매우 부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F1 경기장 건설을 위해 지반안정화를 하려면 지반처리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것으로 산정됐다.

개인적인 입장에서야 경남에서 추진했으면 이후 설계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었고, 우리나라에서 F1을 개최하기를 바랬지만 개인적 바람으로 그런 큰 사업의 분석결과를 뒤집을 순 없었다.

무엇보다 이같은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클라이언트가 우리 같은 컨설턴트를 고용한 것이 아닌가. 결국 경상남도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큰 적자가 예상된다'고 적었다. 결국 경남은 대회유치를 포기하게 됐다.

하지만 전남에서 F1유치를 발표했을 때 기쁘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랬다. 아마 F1팬들은 다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Q. F1에선 어떤 선수를 응원하나

▶ 맥라렌에 해밀튼와 페라리 알론소를 좋아한다. 혼다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젠슨버튼도 좋아한다.

해밀튼과 알론소는 둘 다 공격적이어서 매력적이다. 해밀튼의 주행을 보면 젊은게 느껴진다. 이대로 가면 머신이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도 우선은 달리고 보는 성격이 좋다. 레이스 매니지먼트 측면에서는 분명 개선할 점이 있다고 보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같이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두 선수 다 다혈질이다 보니 분에 못 이겨 나오는 과격한 액션(?)때문에 안티팬도 많다. 하지만, 그런 성격이 주행에 고스란히 나오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주행 스타일을 좋아한다.

알론소는 르노에 있을 때부터 좋아했다. 특유의 스타트는 정말 굉장했다. 알론소 역시 레이스가 굉장히 공격적이고 다혈질이기도 하다.

젠슨버튼은 말레이시아 세팡 서킷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인상이 매우 좋았다. 정말 젠틀맨이라 할만했다. 레이스 운영이 좋다기 보다는 그냥 인물이 좋다.

하지만 이번 시즌도 베텔이 우승 할 것 같은 안 좋은(?) 예감이 든다.(웃음)

Q. 레이싱 참가 경력도 있다던데

▶ 예전에는 용인스피드웨이, 문막 모터파크 등지에서 진행되는 아마추어 레이스가 많았다. 2000년대 초반에 많이 나갔다. 처음 레이스를 좋아한 건 고등학교 때인데 당시엔 영종도 비포장길에 칸막이 쳐놓고 레이스하고 그랬다. 군 제대 후에 정식 서킷에서 열리는 대회가 많이 있어서 드래그레이스나 타임트라이얼 등에 참여했었다.
▲ 레이서 시절의 이용주님
Q. 중년 자동차 매니아의 고충은 뭘까

▶ 차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족들 무시하고 혼자 하고 싶은걸 다 하고 살 수가 없다. 결국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다른 소중한 것들을 위해 일부분 양보하는 정도야 고충이랄 것도 아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예전엔 작고 빠른 차를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가족을 생각하니 큰 차가 좋아진다.

크고 빠른 세단이면 좋겠다.(웃음)

Q. 현재 그랜저TG와 벤츠 E클래스를 보유중인데, 어떤 차를 더 많이 타나

▶ TG를 더 많이 타게 된다.

우선 실내공간이 더 넓다. E클래스가 그랜저보다 2배 이상 비싼데, 성능이나 편의장비가 두 배만큼 좋으냐면 그건 아니다. 가격대비 성능만으로 본다면 그랜저가 훨씬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 국산 신차들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발전속도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 차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Q. 그럼 반대로 벤츠가 좋은점은

▶ 우선 감성품질의 차이가 크다. 실내 외에 사용된 재질, 마감, 주행할 때 느껴지는 독일차 특유의 꽉 맞물린 빡빡함(?), 엔진 회전질감, 단단한 하체 등이다. 고속 주행 시 안정성도 차이가 나고 결정적으로는 3년쯤 된 차를 타보면 차이가 보인다. 새차일때는 국산차도 느낌이 좋은데 3년정도 되면 좀 헐렁해지는 느낌이다.

Q. 지금까지 보셨던 차들 중에서 인상적인 차라면

▶ E55 AMG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밸런스가 훌륭하고 겉으로 얼핏 봐서는 이게 그리 엄청난 성능을 내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두 얼굴의 사나이 같은 느낌이었다. 일상용으로 타기에도 문제가 없고 스포츠 주행도 가능하면서 내구성까지 훌륭한, 정말 좋은 차라고 생각한다.

아우디 RS6도 꼽고 싶다. 고속에서 포르쉐 911 카레라를 추월하는 가속력은 정말 일품이었다.

※ 다음주는 푸마코리아 스포츠마케팅 팀장 김동욱님(@Douglas_MKT)을 인터뷰 합니다.

신세미 차탄당 당주 〈탑라이더 carnarch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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