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아차 고객님 환경부 배출가스 규제 법규강화에 따라, ‘15년 7월 4일 이후 계약 고객께서는 배출가스 규제 법규 대응(유로6) 차량으로 ‘16년에 생산 및 출고됨을 안내 드립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가까운 기아자동차 영업망을 방문바랍니다"

모하비가 관심 있어서 기아차 홈페이지에서 모하비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위와 같은 메세지가 나온다. 그러니까 지금 계약해봐야 출고는 내년에 이루어지게 된다. 올해 9월 부터 까다로운 유로 6 규제를 만족하는 친환경 디젤 승용차, SUV 들만 판매할 수 있는데 모하비는 아직 유로 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2008년에 출시한 기아 모하비는 V6 3.0L 디젤 엔진과 ZF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기아차를 대표하는 SUV 모델이다. 이후 최고출력을 250마력에서 260마력으로 조금 더 높이고 6단 자동변속기 대신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여 상품성을 높여 최근까지 생산 판매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금 당장 계약한다고 해도 유로 6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할 수 있는 모하비가 출시되는 2016년을 기다려야 한다. 유로 6 배출가스 규제는 유로 5 대비 질소산화물을 크게 저감해야 하며 대표적인 장치로는 LNT(Lean NOx Trap) 그리고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이 대표적이며 어떤 장치가 탑재되든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프레임바디, 로(LOW)기어

199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SUV는 튼튼하고 남성적인 이미지의 각진 차체, 높은 최저지상고, 오프로드 주행에 용이한 편평비가 매우 높은 커다란 타이어 하지만 기껏해야 15-16인치에 불과한 작은 휠을 탑재한 정통 SUV를 생각할 것이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SUV의 공간활용성과 승용차의 주행감각, 승차감을 접목한 크로스오버가 유행 하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 출시되는 SUV 모델들을 쭉 보자. 모델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거의 대부분 승용차와 비슷한 모노코크 구조 설계 승용차와 비슷한 구조의 서스펜션을 적용하여 주행감각과 주행안전성 또한 승용차와 비슷해지고 있다. 심지어 르노삼성 QM3 등 일부 SUV는 말이 사실상 전고가 조금 더 높은 해치백 승용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크로스오버 SUV 모델들은 온로드에서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지만 반대로 오프로드 주파 능력은 상실했다. 그리고 과거 SUV의 필수였지만 현재 생판 판매되는 SUV에서는 거의 체험할 수 없는 2가지 요소가 있다. 프레임바디 그리고 로(LOW)기어 이다.

자동차에 관심 있다면 프레임바디의 장점과 단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프레임바디는 대체로 격자 혹은 H 모양의 구조물 위에 엔진과 변속기 등의 파워트레인, 그리고 사람들이 탑승하는 바디쉘을 얹는 구조이다.

프레임바디는 하부에서 지탱하는 H 구조물의 강성이 뛰어나 노면이 울퉁불퉁한 오프로드 위주로 주행을 해도 바디가 뒤틀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게중심이 높고 원가가 많이 들며 승차감이 좋지 않은 단점이 있다.

흔히 모노코크로 설계된 SUV가 온로드에서 편하지만 오프로드에서 비틀림강성이 약하다고 하는데 이것도 과거의 상식이지 고장력강판, 구조용접착제 덕택에 비틀림강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심지어 유럽 오프로드의 명가로 알려진 랜드로버 조차 지금 출시되는 모델들은 프레임바디가 아닌 모노코크로 설계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 해도 아직까지는 프레임바디가 오프로드에서 우위에 있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추돌사고로 바디가 파손될 때 규정에 맞춰 수리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바디강성에 영향이 받는 모노코크와 다르게 프레임바디는 H 구조물 변형 및 파손이 되지 않는 나머지 바디쉘이 파손되어 수리를 해도 바디강성은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로(LOW)기어 또한 SUV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며 로(LOW)기어를 탑재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사용 비율은 극히 적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한적한 지방은 비포장 도로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 말끔하게 포장되어 있다. 모하비 시승을 위해 일부러 한적한 임도를 찾아가도 현재는 포장되어 있거나 환경보호를 이유로 차량진입 자체를 막는 경우도 적지 않다.

로(LOW)기어가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곳은 매우 가파른 내리막 구간이며 이러한 내리막 구간에서는 반복적으로 브레이크를 사용하게 되면 브레이크액이 끓는 베이퍼록 또는 브레이크 패드가 과열하는 페이드 현상이 발생해 브레이크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로 기어가 들어간 상태에서 1, 2단으로 저단 주행하면 강력한 엔진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브레이크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지만 이를 대체하는 겅사로 저속주행장치 등이 탑재되면서 로(LOW)기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로(LOW)기어는 자동차 업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시속 40km/h 이상 속도를 높이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로(LOW)기어는 불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급박한 상황에서 로(LOW)기어는 톡톡한 해결사 및 보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해변의 모래밭 등에 빠진 자동차를 구난할 때 혹은 미끄러운 돌이나 턱 등을 매우 느린 속도로 통과할 때는 로(LOW)기어 만한 것이 없다.

2015년까지 출시된 모하비의 아쉬운 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

프레임바디, 로(LOW)기어 둘 다 갖춘 기아 모하비는 나쁘게 보면 구식 SUV 모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좋게 보면 긴급한 상황 또는 자연재해 등으로 도로가 파괴될 때 파괴된 구간 등을 지나야 한다면 모하비같은 프레임바디 SUV는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레임바디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아직 적지 않기 때문에 모하비 같은 SUV는 계속 생산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현대기아차 SUV 중에서 V6 3.0L 디젤 엔진을 탑재한 SUV 모델이 현대 베라크루즈, 기아 모하비인데 베라크루즈는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따라서 유일하게 V6 3.0L 디젤 엔진을 탑재한 SUV는 모하비가 유일하다.

2008년 출시 초기에 시승한 모하비와 현재  판매되는 모하비는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디자인 자체는 큰 차이점이 없다. 다만 출시된 지 7년 된 모델이어서 인테리어의 경우 디자인이나 조작성과 조작 감각은 오래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스티어링휠 볼륨조절, 핸즈프리 버튼의 경우 누르는 방식이 아닌 위로 당기는 방식인데 버튼이 작고 조작감이 그리 좋지 않다.

센터페시아의 경우 개인적으로 조작감은 나쁘지 않다. 다만 아래 급 SUV 모델인 올 뉴 쏘렌토와 비교하면 조금 시대에 떨어지는 디자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내년에 출시될 모하비가 그대로 출시될 지 아니면 약간이라도 변경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변경된다면 센터페시아 디자인 또한 올 뉴 쏘렌토와 흡사하게 변경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레임바디는 구조특성상 온로드에서 모노코크로 설계된 승용차, SUV 보다 승차감이 떨어진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모노코크 SUV는 바디 전체가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는 느낌이면 프레임바디는 H 구조 프레임이 노면 충격을 약간 흡수하면서 아래로 튕겨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모하비는 서스펜션이 부드럽다. 하지만 진동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분명한 것은 2008년 처음 출시될 때보다는 개선되었지만 진동을 확실하게 잡고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한 렉스턴 W와 비교해서 서스펜션 완성도는 한 수 아래라고 생각된다. 2016년형 모하비에는 진동을 더욱 줄일 수 있는 쇽업쇼버가 적용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래도 국산 SUV 최고봉 = 모하비

모하비는 이러 듯 개선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모하비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고 2008년 출시된 후 이렇다 할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신차를 출시하는 주기가 최근에는 5년까지 단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하비는 승용차 기준으로 보면 벌써 풀 모델체인지를 하는 것이 맞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하비를 포함한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프레임바디 SUV 들은 큰 틀의 변화 없이 세월의 흐름에 맞춰 파워트레인 등을 개선하는 경우가 많다. 모하비와 함께 유일한 프레임바디 국산 SUV 모델인 렉스턴 시리즈는 2001년 출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은 1979년 이후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다.

서스펜션이 부실하고 고속도로에서 스티어링휠이 너무 가벼운 느낌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마음에 든다. V6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주행감각과 4기통 디젤 엔진보다 우월한 정숙성 3.0L 배기량 다운 두터운 토크와 높은 출력 덕택에 2톤이 훌쩍 넘는 무거운 공차중량을 지니고 있음에도 강력한 힘과 가속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풍절음 유입이 큰 각진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풍절음 유입이 기대 이상으로 적은 것도 모하비의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2016년에 유로 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고 다시 출시할 예정인 기아 모하비 파워트레인 개선 뿐만 아니라 기자가 지적했던 부분에 대한 개선도 이루어졌으면 한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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