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motorsports)는 말 그대로 엔진과 모터 등 자체 동력을 가지고 있는 운송수단으로 속도, 시간, 거리 그리고 기계와 인간의 성능과 기술, 체력 등을 겨루는 경주를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보트나 스노우모빌, 비행기, 모터사이클, 자동차 등을 이용한 경주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육상 운송수단인 자동차와 모터사이클경주가 대표적인 모터스포츠 종목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많은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카레이싱 자동차경주이기 때문에 모터스포츠를 자동차경주에 국한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모터스포츠(자동차경주)가 국내에서는 그동안 많은 이유로 우리들만의 레이스로 대중들과 호흡하지 못하며 어두운 터널 속에서 달려야만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희망 없던 질주에 어둠의 끝을 알리는 빛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필자 또한 그 질주를 함께하며 현장에서 체감하고 느꼈던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를 조심스레 밝혀보고자 한다.

첫째, 모터스포츠는 무엇보다 귀족스포츠라는 역사적 출발점인 단어에서 보여 지듯이 경제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생각해보면 필자에게도 어린 시절 페라리와 포르쉐 람보르기니와 같은 차량은 오로지 잡지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꿈의 자동차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경제발전과 함께 1987년부터 수입차 개방이 시작되었고 현재 수입차 판매는 계속해서 고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트랙데이나 서킷이벤트에서 이러한 스포츠카의 질주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꿈에서라도 한번 보았으면 하는 꼬마의 소망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세계적으로 모터스포츠에 대한 기반을 다지기위해서는 그 국가의 1인당 GDP가 2만 달러이상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 이제 3만 달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처럼 모터스포츠의 기반을 잡고 발전에 기본이 되는 경제적 수준이 우리도 뒷받침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모터스포츠인들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서킷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모터스포츠의 서킷드라이빙의 문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놀 수 있는 장소의 부재였다. 일반도로에서의 위험천만한 불법질주가 아닌 합법적인 질주를 할 수 있는 서킷에 늘 목말라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 공인하는 최고의 등급(Grade 1)의 KIC(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를 비롯하여 인제스피디움(Grade 2)과 한시적으로 운영되지만 도심 속에 위치한 송도 시가지 서킷(Grade 4), 우리나라 최초의 서킷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태백레이싱파크, 안산스피드웨이 그리고 BMW 드라이빙센터 등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많은 곳들이 만들어졌다. 물론 일부 서킷은 보수공사와 임시운영 등 원활하지 않은 경영으로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수년간 국내 유일의 온로드 서킷에서만 쳇바퀴 돌 듯 따분한 질주를 이어간 그때를 생각한다면 걸림돌을 뛰어넘는 큰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기업과 미디어의 관심이다. 모터스포츠는 스포츠마케팅의 결정체라고 불린다. 그만큼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며 미디어 전쟁과 수많은 기업들의 천문학적 후원이 쏟아지고 있는 스포츠 현장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모터스포츠를 미디어로 접하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관계자들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정을 넘은 시간에 중계방송이 이루어지거나 짤막한 보도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각 방송사에서는 자동차와 모터스포츠의 메뉴를 이용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고 이는 꾸준한 시청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국내 최정상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출연진들이 자동차경주에 입문하여 참가하는 주제로 모터스포츠를 대중들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많은 기업들도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대표 후원사인 CJ그룹은 2006년부터 국내 대표 모터스포츠경기인 CJ슈퍼레이스를 개최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관련 기업들 역시 KSF(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를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과 핸즈모터스포츠 트랙데이 등 여러 레이스와 이벤트들이 기업들의 후원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후원에는 무엇보다 경영진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의 경영진들이 창업자로부터 젊은 경영진들로 이어지면서 모터스포츠에 대한 많은 관심과 잠재된 가능성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는 자동차생산 강국으로 국내 모터스포츠산업과 큰 연관성을 가진다. 그리고 앞서 언급을 했지만 카레이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벽을 낮추는 여러 입문 클래스의 레이스와 트랙데이, 카트와 같은 카테고리를 통하여 참여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참여형 스포츠로서의 모터스포츠 대중화는 결국 국내 모터스포츠의 취약점인 관람스포츠로서의 가치도 높여갈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밝은 빛줄기는 KARA(한국자동차경주협회)에서 발표하는 매년 최대 공인대회 개최라는 기록으로 증명을 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모터스포츠의 발전을 저해하는 여러 원인들과 요소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제한된 지면으로 이번호에서는 국내 모터스포츠가 그간의 어둠의 터널을 통과하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고자하는 기대만을 잠시 엿보며 마감하고자 한다.

손성욱 교수 〈탑라이더 502m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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