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급발진 주장 사고 조사에 대한 2차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결과 발표라기 보다는, 모호한 문장만 늘어놓아 소비자들의 의혹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21일, BMW 528i와 YF쏘나타 LPG, SM5 LPG 등 3건에 대한 급발진 주장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BMW 528i의 엔진제어장치(ECU)를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214km였고, 제동등이 점등됐으며 바퀴 잠김 방지장치(ABS) 작동이 기록됐지만 사고기록장치(EDR)가 없어 구체적인 제동시점과 ABS 작동시점은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YF소나타 LPG는 EDR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확인 할 수 없다고 밝혔다. SM5 LPG의 경우는 EDR에 제동장치 작동 여부 및 작동 시점 등이 기록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고원인과 기계적 장치의 오작동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결론이다.

▲ 대구 YF쏘나타 급발진 주장 사고 현장
심지어 국토부는 "BMW 528i는 ECU의 기계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고 순간에 '제동등 점등'과 'ABS 작동' 기록이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마치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작동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석이 가능해 오히려 논란의 소지를 키우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이 문제를 제조사인 BMW에 떠넘겼다. 사고 당시 제동등과 ABS가 작동한 것으로 기록된 원인을 BMW가 직접 소명하라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 제조사 해명을 듣고 종합적인 결론을 내려야 할 국토부가 오히려 결과를 통해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 급발진 추정 사고를 일으킨 스포티지R

YF소나타의 경우도 EDR이 사고 당시 충격으로 손상 됐을 가능성이 있어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애매한 표현을 내놨다. 이 역시 '급발진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라는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 전문가들 "논쟁만 불지르는 중간보고에 불과"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국토부의 이번 발표는 급발진 결과 발표라기 보다는 중간보고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가뜩이나 조사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논란만 더 키운 꼴"이라고 밝혔다.

결과보고 자료 자체에도 모순이 있다. '차에 기계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 하면서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고, 오히려 일부 차량의 기록에 의구심이 든다는 내용마저 담고 있어서다. 이전에 비해 의미 있는 증거는 없고 운전자의 과실을 밝히는데 한발짝도 접근하지 못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편, 지난달 일부 국회의원들은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 국토부가 급발진 합동조사반의 대부분을 산하 기관인 교통안전공단 소속 직원들로 채워 조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면서 “지금의 합동조사반을 없애고 새로운 합동조사반을 꾸려서 사고분석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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