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미국 자동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일본 브랜드들은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며 상위권을 독차지고 있다. 판매량 TOP10 중 일본 브랜드는 무려 6개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이 모델 중 도요타 캠리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비슷한 인기를 누리는 차는 없다. 오히려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 미국에서는 잘 팔리지만 국내에서는 안 팔리는 차

업계 한 전문가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국내에서 저조한 판매를 기록하는 이유는 독일 브랜드에 집중된 수입차 시장 구조와 엔고로 인한 가격 상승 등이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국산차의 변화 속도를 일본 브랜드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국내에서 안 팔리는 일본차 TOP10이다.

1. 월드베스트셀링카의 굴욕, 도요타 코롤라

‘월드베스트셀링카’라는 닉네임이 붙는 도요타 코롤라는 작년 한 해에도 102만대가 판매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올해 미국에서도 지난 9월까지 22만2703대가 팔려 베스트셀링 모델 TOP7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거둔 성적은 초라하다. 작년 4월 국내에 출시된 코롤라는 한 해 동안 284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올해는 더욱 줄어들어 불과 20대가 출고됐을 뿐이다.

▲ 도요타 코롤라

코롤라는 혼다 시빅과 마찬가지로 현대차 아반떼 등 국산 준중형 모델들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고전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아반떼에 비해 1000만원 가량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2. 닛산 로그…미국선 11만대, 국내선 39대

닛산의 소형 SUV인 로그도 미국 시장에서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모델이다. 지난 9월까지 10만9763대가 판매돼 전체 순위 2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로그는 국내 시장에서 같은 기간 동안 39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시장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치다.

▲ 닛산 로그

닛산 차세대 로그는 2014년부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3. 닛산 세단의 자존심 알티마, 신모델을 기다리며

올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닛산 신형 알티마는 지난 4월 뉴욕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이후 6월말부터 미국 판매에 들어갔다. 올해 9월까지 구형 모델을 포함해 총 23만4040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266대가 판매돼 신형 모델 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 닛산 알티마

4.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와 '동병상련'

혼다 시빅도 작년 한 해 동안 세계 시장에서 50만대 가량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올해 미국에서도 지난 9월까지 23만4029대가 판매되며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형 시빅은 작년 11월 국내에도 출시됐지만 국산 준중형차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올해 9월까지 271대가 판매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 혼다 시빅

5. 도요타 RAV4…"국내에 저 차를 팔고 있나요?"

도요타의 SUV RAV4도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모델 중 하나다. 비슷한 가격대에 국산 SUV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디젤 SUV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RAV4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9월까지 13만4167대가 판매되며 TOP20에 올랐으나 국내에서는 155대에 그쳤다.

▲ 도요타 RAV4

6. 스바루 아웃백…"차는 좋은데, 디자인 아쉬워"

북미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모으는 스바루 아웃백도 국내에서는 저조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 9월까지 판매된 아웃백은 190대로, 미국 판매량인 8만5204대에 비해 450배나 적게 판매됐다.

▲ 스바루 아웃백

스바루는 국내 소비자에게 '성능은 인정하지만 디자인이 별로인 차'라는 인식을 받고 있다. 스바루는 최근 도요타와의 합작, 색다른 디자인의 콘셉트카 공개 등 변화를 꽤하고 있다. 

7. 도요타 시에나…럭셔리가 싫거나, 럭셔리하지 않거나

‘퍼스트클래스 럭셔리 밴’을 표방하는 도요타 시에나도 미국에서는 높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판매량은 8만7187대로 기아차 쏘울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 도요타 시에나

그러나 국내에서는 483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기아차 카니발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밴 시장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도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 '밴'을 '럭셔리'하게 타고 싶은 소비자들은 많지 않은 듯 싶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시에나가 그렇게 럭셔리 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8. 혼다 어코드…진짜 어코드는 이제부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국내에 출시되는 혼다 신형 어코드도 이미 미국에서는 판매에 들어갔다. 신형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여전히 구형 모델이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어 올해 9월까지 24만7847대가 판매되며 TOP4 자리를 지키고 있다.

▲ 혼다 어코드

어코드는 국내에서 1089대가 판매되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어코드 뿐 아니라 전체적인 부진을 겪고 있는 혼다코리아가 신모델 출시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 혼다 CR-V…美선 SUV 판매 1위

혼다코리아가 작년 12월에 신형 CR-V를 출시했지만 예전의 판매량에는 턱없이 모자란 성적을 거두고 있다. CR-V는 지난 2005년 국내 출시 이후 2008년까지 4년 연속 수입 SUV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지만 올해에는 지난 9월까지 1304대 판매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혼다 CR-V

그러나 미국시장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올해 9월까지 CR-V는 21만3381대가 판매되며 픽업 트럭을 제외한 SUV 중 1위, 전체 순위로는 9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10. 도요타 캠리…"나만 일본차다"

국내와 미국에서 모두 잘 팔리는 일본차는 도요타 캠리가 유일했다. 캠리는 올해 9월까지 미국에서 31만4788대가 판매되며 픽업 트럭인 포드 F시리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 도요타 캠리

국내에서도 캠리 가솔린 모델은 4232대가 판매돼 BMW 520d(5761)에 이어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1264대 판매됐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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