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에 따르면 이번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데이는 총 120여명의 폭스바겐 ‘패밀리’들이 참석하는 행사라고 했다. 아직 기자는 폭스바겐 패밀리는 아니지만 관계자들을 한참 조른 끝에 비로소 6일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 폭스바겐 오너들을 위해 서킷을 열다
이번 행사에는 이론교육, 슬라럼, 급제동, 택시드라이빙, 꼬리잡기, 급정지 및 회피, 짐카나, 서킷 드라이빙 등이 진행됐다. 파일런을 복잡하게 세워놓고 통과하는 경기인 ‘짐카나’는 초를 재고 1등에서 3등까지 시상해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 택시드라이빙...아슬아슬 스릴넘치네
“어어어~ 우와!!”
차운전석과 뒷좌석에 탄 승객 2명은 바들바들 떨며 손잡이를 움켜줬지만 감탄사는 한순간도 끊이지 않았다.
기네스북 신기록 보유자 ‘로니 백셀메르거’의 골프 GTI는 맹렬한 가속도로 발진하는가 싶더니 이내 드리프트를 시작했다. 그저 옆으로 미끄러질 뿐 아니라 정신없이 미끄러지면서도 파일런 사이를 매우 정교하게 파고 드는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차는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게 아니라 얼음판 위에서 피겨 스케이트를 타는 듯, 춤을 추는 듯 리드미컬하고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이리저리 180도로 마구 돌고 있었지만 안에 탄 사람들은 그리 큰 요동이 없어 운전자의 대단한 기술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순간 만큼은 물리의 법칙이 어디론가 사라진 듯 하다.
감탄하는 동안 차는 좌로 우로 마구 스핀하는가 싶더니 다시 엄청난 속도로 360도로 스핀하면서 곧게 뻗은 파일런 사이를 통과했다. 전륜구동 차를 360도로 돌린다니, 차에 탄 사람들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칠 수 밖에.
드라이버의 실력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골프GTI의 내구성이 대단하다는 점이었다. 낮 12시 반부터 저녁 4시반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최대 가속을 하면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댔는데, 차는 끝까지 쌩쌩하게 달렸다. 행사가 끝났지만 타이어외에는 교체할 것이 없다고 하니 ‘오리지널 저먼’의 저력이 느껴지는 듯 했다.
오전에는 이론교육, 급브레이킹과 슬라럼을 1시간 넘게 계속 했다. 슬라럼을 하는 속도나 브레이킹을 하는 속도도 빠르긴 했지만 왜 이런걸 계속하나 싶었다. 하지만 오후에 서킷에 들어가 달려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서킷 주행에 앞서 선도차량을 추월하지 말라고 하는 말에 군데군데서 “에이~”하는 웅성거림도 들렸다. 하지만 일단 서킷에 들어서고 나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선도차량이 빨라도 너무 빨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도 무전기에서는 “속도를 높일테니 좀 더 바짝 쫓아오세요”라는 말이 계속됐다.
30분 가량 달린 후 잠시 쉬면서 강의를 듣고, 점차 속도를 올리는 방식이었는데 속도가 높아질 수록 신나고 짜릿한 느낌도 커졌다. 오전에 실습을 탄탄하게 해둔 덕에 빠른 속도에서도 차를 잘 다룰 수 있었고, 나중엔 직선도로와 이어진 완만한 코너에선 시속 180km 가까이 달릴 수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자가 탄 티구안은 서킷에 가장 적당한 차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골프와 비슷한 탄탄한 주행감각이 있어서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서킷에는 대형 SUV인 투아렉도 맹렬한 속도로 달렸고, 이전 4세대 골프도 함께 달리며 여전한 성능을 뽐냈다. 모든 폭스바겐 차에는 단단하고 안전하게 잘 달린다는 공통 유전자가 담겨있는 듯 했다. 왜 폭스바겐이 자신의 차들과 오너들을 ‘패밀리’라 부르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폭스바겐 오너가 부러워
폭스바겐코리아는 벌써 수년째 폭스바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1차선 비워주기, 깜박이 켜기 등 운전자들을 위한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는 언제든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드라이빙 스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고 심지어 어린이들이 소형 장난감 차로 참여하는 코스도 있다.
그저 차를 파는게 아니라, 운전 경험을 향상시켜 운전 자체를 즐겁고 행복한 행위로 만들려는 듯 하다. 운전이 행복하면 차를 가족처럼 여기게 되고, 결국 차를 구입하고 싶어지게 된다.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다운 스케일이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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