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부각되는 디젤 세단 시장에 대해 국내외 업체들의 시각차가 크다. 유럽계 수입차 제조사들이 디젤 세단에 집중하는 반면, 국산차 업체들은 디젤 세단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룬다.

BMW는 지난 9일, 그란투리스모에 디젤 모델을 추가했으며 아우디는 지난 10일, A4 디젤 모델을 추가해 탄탄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인기 차종에 디젤 모델을 추가해 더욱 많은 판매를 유도함은 물론,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는 의도다.

▲ 최근 출시된 BMW 그란투리스모(GT) 30d

◆ 수입차는 디젤 세단이 대세

최근 유럽 제조사들의 신차들을 살펴보면 디젤 차량의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폭스바겐 제타, CC, 볼보 S60, 푸조 508, 아우디 A7,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 올해 출시된 대다수의 유럽 세단은 디젤 모델이 주력이거나 디젤 모델이 포함돼 있다.

유럽은 지난해 판매된 승용차 중 50% 이상이 디젤을 이용할 정도로 디젤의 인기가 높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음과 진동이 획기적으로 감소됐으며 이를 통해 고급세단에도 디젤을 사용하는게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있다.

▲ 최근 출시된 아우디 A4 2.0 TDI

수입차 판매량을 보면 국내 소비자들도 디젤 세단을 선호하는 추세다. 2006년에는 디젤차 점유율이 10.7%에 불과하던 것이 점차 판매량이 증가해 지난해는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25.4%를 차지했다.

디젤차 판매를 주도하는 유럽 브랜드 중 폭스바겐의 경우, 지난달 판매된 1106대의 차량 중 디젤 차량은 1034대가 팔렸다. 그 중 세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38%로 총 426대에 달한다. 

지난달 수입차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차량 또한 디젤세단인 BMW 520d로 785대가 판매됐다. BMW는 지난달 총 2274대가 판매됐으며 이 중 디젤 차량은 1344대가 판매됐다. 이 중 세단은 1044대에 달해 지난달 판매대수에서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디젤 차종을 거의 갖지 못한 일본 브랜드와 미국 브랜드는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국산차 업체들, 디젤을 시험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NF 쏘나타는 디젤이 있었지만 너무 안팔려 곤란했다"면서 신형 쏘나타(YF)로 넘어오면서 디젤 판매를 중단한게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i40 세단에는 1.7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전략모델인 i40는 쏘나타보다 약간 작지만, 사양을 고급화 해 한국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춘다는 전략이다.

관계자는 또 "i40 1.7리터 디젤 모델은 쏘나타 2.0리터 가솔린 모델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판매가 잘 될지 고민이 많다"면서 "국내는 136마력의 고성능 모델만 도입하고 사양도 유럽에 비해 고급화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i40에 탑재되는 U2 디젤 엔진은 우수한 연비와 동력성능을 인정받는 모델이어서 2.0리터 쏘나타 가솔린에 비해 성능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현대차 i40 왜건

쉐보레는 크루즈 디젤 등으로 디젤 모델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브랜드다. 하지만 한국GM은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쉐보레 말리부에 대해선 미온적인 자세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에 디젤 엔진이 탑재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시장 반응을 살펴본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GM의 다른 차종과 마찬가지로 가솔린 모델이 먼저 출시된 후 디젤 모델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관계자는 "모든 출시 모델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디젤 시장이 작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르노가 전통적으로 디젤 엔진 기술력이 축적된 브랜드기 때문에 디젤 시장이 커지면 성능이 우수한 디젤차를 내놓을 수 있는 입장이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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