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RX500h F SPORT Performance를 시승했다. 신형 RX500h는 RX의 5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터보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통해 371마력을 발휘한다. 특히 전통적인 정숙성과 실내 고급감, 여기에 주행성능 향상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렉서스 RX는 럭셔리 SUV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모델로,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BMW X5, 벤츠 GLE 등을 제치고 중형 럭셔리 SUV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형 럭셔리 세단에서 최다 판매 모델인 렉서스 ES의 판매의 3배 수준을 유지하는 점은 주목된다.

자동차 제조사에게 판매량과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모델 라인업에 공을 들이는 점은 불가피한 부분이다. 때문에 렉서스 역시 풀체인지를 거치며 기존 세단 중심의 모델 라인업에서 SUV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SUV 상품성이 향상된다.

렉서스코리아는 최근 렉서스 NX와 렉서스 RX의 풀체인지 모델을 연이어 국내에 선보이며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신차 라인업은 새로운 내외관 디자인과 함께 전통적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PHEV와 터보 기반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추가했다.

시승한 모델은 신형 RX 라인업 중 고성능 모델 RX500h다. 기존 4세대 RX에서의 3.5리터 6기통 기반 RX450h와 달리 5세대 RX는 RX350h(2.5리터 4기통 하이브리드), RX450h+(2.5리터 4기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500h(2.4리터 4기통 터보 하이브리드)로 다양해졌다.

신형 RX500h의 외관 디자인은 기존 4세대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디자인 완성도가 좋아졌다. 전면부는 앞짱구 같이 돌출된 보닛 끝단과 그릴이 보디컬러로 이어지는데, 제조사는 이를 심리스 타입 그릴이라 부른다. 엠블럼을 제외하면 반짝이는 크롬 소재를 완전히 배제했다.

렉서스 고유의 스핀들 그릴은 앞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질 수 있는 스핀들 보디로 다르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후면부에서는 좌우로 이어진 면발광 리어램프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다. 일자형 리어램프가 트렌드라고 하나 모두가 비슷해지는 점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측면부 주요 디자인 포인트,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C필러나 실루엣은 기존 RX와 유사하다. 하지만 실물은 꽤나 다른 분위기를 전하는데, 다소 낮아진 전고와 함께 수평으로 뻣은 보닛 등 프로포션이 개선됐다. 다소 짧은 리어 오버행은 3열 모델의 출시를 염두한 모습이다.

실내는 전자식 계기판과 14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이어진 파노라믹 뷰 모니터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디스플레이와 통합된 공조장치 스위치를 사용하지만, 좌우 온도조절과 볼륨조절 다이얼은 별도로 마련해 편의성을 확보했다. 핸들 버튼 터치시에는 HUD에 표시된다.

1억원을 넘는 SUV에게는 당연하지만, 실내는 가죽과 스웨이드, 촉감이 좋은 우레탄을 배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자식 기어레버와 전자식 도어핸들은 새로운 아이템이다. 1열과 2열 모두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으며, 운전석 높이 조절은 범위가 상당히 크다.

RX500h의 파워트레인은 2.4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전기모터,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시스템 총 출력 371마력을 발휘한다. 엔진은 275마력, 46.9kgm를 생성하며, 뒷바퀴는 eAxle 전기모터로 구동된다. 공차중량 2150kg, 복합연비 10.0km/ℓ(도심 9.4, 고속 10.7)다.

RX500h에는 DIRECT4 시스템이 적용되는데, 다른 RX 라인업의 E-Four와 달리 eAxle로 불리는 보다 강력한 전기모터를 후륜에 위치시키고,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춰 휠 속도, 가속력, 조향 각도 센서의 정보를 바탕으로 코너링 진입과 탈출시 주행성능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RX500h에는 DRS(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이 적용돼 최대 4도의 후륜 조향을 지원한다. 여기에 AVS(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이 RX 전 라인업에 기본 적용된다. 신형 RX 라인업 중 RX500h F SPORT Performance에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됐지만 그만큼 사양도 충실하다.

시승 코스는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인근의 굽은 길에서 진행됐다. RX500h에 더해진 고출력 엔진과 DRS, DIRECT4, AVS를 확인하라는 환경이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렉서스 고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전달되는데, 어딘가 탄탄함이 추가됐다. GA-K 플랫폼에 주행성능을 더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의 단단함이 더해지고 가상 사운드와 번쩍이는 엔진회전계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가속페달에 대한 응답성이 빨라지며, 풀가속시에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모든 힘을 쏟아내 경쾌한 가속을 만들어낸다. 변속시에는 인위적인 변속충격도 더한다.

최근 렉서스가 출시하는 신차 라인업은 기존과 달리 주행성능을 강조한 셋업이 특징이다. 신형 RX500h는 그 중에서도 정점에 가까운데, 독일산 대형 SUV의 주행감각을 비슷하게 연출한다. 직진시 묵직하면서도 코너링에서는 경쾌하게 돌아나가는 모습이 다소 생소하다.

DRECT4 시스템은 전후 구동배분을 100:0에서 20:80까지 달리하는데, 코너 탈출시 후륜에 힘이 추가되며 후륜조향까지 더해지니 후륜구동 기반 고성능 사륜구동 SUV의 면모를 갖췄다. 스포츠 모드시 노면정보를 추가로 전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승차감을 유지한다.

제동력은 물론 제동감각도 좋아졌는데, 전륜에는 6-피스톤 대용량 브레이크가 적용된다. 여기에 10mm 낮아진 전고와 60mm 넓어진 휠베이스는 결과적으로 직진성 강화와 15mm 낮은 무게중심을 만들어내 주행감각이 좋아졌다. 다만 타이어 그립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실내로 눈을 돌리면 유럽의 경쟁차와는 다른 사용자 환경이 눈에 띈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며 주행모드 버튼 등 많은 기능을 화면에 넣었지만, 여전히 물리 버튼을 살려뒀다. 럭셔리 차량의 주된 소비층 연령대를 고려하면 이같은 접근법이 오히려 사용하기 편하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럭셔리 대형 SUV에 대한 관심은 어느때보다 높다. 전통적으로 강세인 BMW X5, 벤츠 GLE, 아우디 Q8에 볼보 XC90, 폭스바겐 투아렉, 링컨 에비에이터, 그리고 제네시스 GV80까지 쟁쟁한 경쟁자가 포진한 시장에서 신형 렉서스 RX의 존재감이 주목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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