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구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과 렉스턴 뉴 아레나를 시승했다. 새롭게 출시된 두 모델은 내외관 디자인을 개선하고 고급감을 높인 상품성 개선(PE) 모델로, 본질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더했다. 온오프로드 승차감 개선은 주목할 만 하다.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둥지를 옮긴 상황에서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토레스 이후의 모델 라인업 개선은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원하는 방향이다. 특히 SUV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 라인업이 레저용 차량이라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다.

렉스턴 스포츠 쿨멘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의 고급화 모델로 대형 SUV 렉스턴의 고급화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렉스턴 스포츠의 최상위 트림이다. 수입 픽업트럭의 판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실내 디자인 변경을 통해 고급감을 높였다. 수평형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터치형 공조장치 조작부로 디자인을 개선하고, 새로운 컬러톤의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특히 새롭게 더해진 클래시컬 베이지 인테리어는 다양한 소재의 컬러감 통일이 고급스럽다.

렉스턴 스포츠 쿨멘(CULMEN)의 외관 디자인은 KG모빌리티의 디자인 철학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를 바탕으로 강인함과 조형미를 강조한 하이엔드 모델이다. 전면부는 그릴과 헤드램프, 범퍼 디자인이 개선됐는데, 헤드램프는 렉스턴에서 가져왔다.

웰컴 라이트와 4빔 라이팅 시스템이 적용된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운전자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슬림한 LED 안개등과 코너링 램프는 순차점멸 시퀀셜 다이내믹 LED 턴 시그널 램프는 고급감을 강조했다. 휠&도어 가니쉬와 테일게이트 가니쉬도 일부 변경됐다.

트렁크 도어는 댐퍼를 추가해 적은 힘으로 닫도록 개선됐다. 특히 칸 쿨멘 데크는 스포츠 쿨멘(1011ℓ)보다 24.8% 큰 용량(1262ℓ)과 75% 증대된 중량으로 최대 700kg(파워 리프 서스펜션)까지 적재 가능하며,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 모델은 500kg까지 가능하다.

실내 디자인은 변화의 폭이 크다. 수평형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슬림한 에어벤트와 터치형 공조장치 조작부를 새롭게 적용해 부분적인 변화로 세련된 분위기를 강조했다.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픽업트럭보다는 SUV 분위기다.

인테리어 컬러는 블랙 인테리어와 카키 인테리어 2가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사양에 따라 인조 가죽, 나파 가죽, 스웨이드 퀼팅 등 5가지 사양을 선택 할 수 있다. 출시 초기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시트는 각 부위 별로 경도를 차별화한 삼경도(Tri-hardness) 쿠션이다.

렉스턴 스포츠 쿨멘에는 2.2리터 LET 디젤엔진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한다. 렉스턴 뉴 아레나에도 동일한 엔진이 적용되는데, 렉스턴 스포츠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렉스턴 뉴 아레나는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4WD 장비는 파트타임 방식이다.

렉스턴 스포츠 쿨멘의 정차시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쌍용차 시절부터 디젤차에 대한 NVH 성능에 집중했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재밌는 부분은 아이들링 스탑(ISG) 시스템이 4WD 시스템 옵션 선택시 따라온다.

시승차는 험로 주행을 위해 18인치 휠과 올터레인 타이어로 교체된 상태다. 터프한 분위기의 픽업트럭에는 반짝이는 대구경 휠보다 이런 설정이 어울린다. 온로드 주행시 주행감각도 의외로 나쁘지 않는데, 타이어 특성상 컴파운드가 부드러워 예상보다 그립이 좋은 편이다.

온로드 주행에서는 트레일러 견인을 고려한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이 적용돼 안전성이 향상됐다. 특히 차선유지보조가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기본으로 적용돼 장거리 주행시 피로감을 줄여준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에서 불만이던 부분이 이제야 해결된 셈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고속주행시 자잘한 진동이 실내로 전달되는 점이다. 올터레인 타이어의 일부 영향도 있지만, 온로드 타이어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으로 부싱류나 댐퍼의 최적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높은 시트포지션을 통한 시원한 시야는 프레임 섀시의 특징이기도 하다.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사륜구동 고속과 사륜구동 저속을 선택할 수 있다. 사륜구동 저속 선택시 기어중립에서 체결해야 하는데, 피곤한 험로 주행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오프로드 주행시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엄지 손가락을 넣지 않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돌뿌리 등 요철에서 의도치 않는 조향이 이뤄질때 손가락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의 높은 최저지상고와 패널 보강이 이뤄진 하체는 험로에서 차체가 손상되는 걱정을 덜어준다. 사륜이 노면을 쥐고 달리는 상황은 파트타임 4WD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최근에는 험로주행을 강조한 제조사도 모노코크 섀시로 선회하고 있는데, 차체가 받는 스트레스나 장기적인 데미지를 고려하면 여전히 래더 프레임 섀시의 강점이 존재한다. 마른 노면에서 유입되는 흙먼지는 센터콘솔에 위치한 빌트인 공기청정기다 다시 한번 걸러준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보다 짧은 휠베이스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험로 주파가 가능하다. 댐퍼 설계 개선으로 기존 대비 승차감이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베이지 컬러 모델의 실내 고급감이 상당한데, 4천만원대 중반 대형 SUV 중에서는 최고의 고급감이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무빙 턴시그널이 시선을 잡는다. 면발광 LED 형상의 리어램프는 포르쉐 카이엔과 묘하게 닮았다. 후방 턴시그널이 범퍼로 이동했는데, 정차시 가까이 다가서 있으면 점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범퍼로 방향지시등을 내리는 유행은 끝나야 한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상품성 개선을 통해 전반적인 만족도를 끌어 올렸다. 출시 초기보다는 가격이 다소 올랐는데, 동급 경쟁차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경쟁력은 좋은 편이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주행까지 고려한다면 좋은 선택지로 생각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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