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더 뉴 A8L 60 TFSI를 시승했다. 더 뉴 A8은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로 A8L 60 TFSI는 V8 최상위 라인업이다. A8L 60 TFSI는 전통적으로 이어온 정제된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통해 경쟁사 모델과는 달리 직접 운전해도 어색하지 않은 플래그십 모델이다.

아우디는 최근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A8을 국내에 출시했다.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지만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성으로 진화한 신형 A8에는 레이저라이트가 포함된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OLED 리어램프를 비롯해 외장 디테일과 안전, 편의 시스템이 강화됐다.

현재 판매되는 아우디 A8(D5)은 4세대 모델로 MLB evo 플랫폼을 사용한다. MLB evo는 모듈형 플랫폼으로 A4부터 Q8까지 다양한 모델 라인업에서 사용하는데, 그룹내 대형급 모델로는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투아렉에서 사용된다.

아우디 A8의 2023년 1분기 국내 판매량은 188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G90 3622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2686대, 포르쉐 파나메라 481대, BMW 7시리즈 394대 대비 적은 수준이다. 2022년 수입차 판매 3위 브랜드로는 아쉬운 대목인데, 전기차에 집중했던 모습이다.

아우디 A8L 60 TFSI는 S8L 제외시 A8L의 최상위 라인업이다. 파워트레인은 60 TFSI(V8 가솔린), 55 TFSI(V6 가솔린), 50 TDI(V6 디젤)로 구성, 가격은 A8L 60 TFSI 1억9130~1억9930만원, A8L 55 TFSI 1억6030만원, A8L 50 TDI 1억5440만원, A8 50 TDI 1억4440만원이다.

A8L 60 TFSI의 외관 디자인은 A8의 다른 트림과 차이를 보인다. 크롬 익스테리어 외장 패키지가 적용돼 전면부 그릴을 비롯해 전후방 범퍼에 크롬 디테일이 사용돼 고급감과 존재감이 강조됐다. A8의 다른 트림에서는 S라인 외장 패키지의 스포티한 블랙 디테일이 기본이다.

전면부에서는 대형 크롬 그릴을 통해 권위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헤드램프는 시동시 세레모니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빔 프로젝터처럼 전면부에 화면을 띄워준다. OLED 리어램프는 Q4 e-tron처럼 발광부 디자인을 3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큰 차이는 없다.

낮고 슬림한 측면 디자인은 전형적인 플래그십 대형 세단의 프로포션이다. 위로 덩치를 키운 7시리즈나, 쿠페형 루프라인을 강조한 S클래스와는 다른 설정이다. 전장 5320mm, 전폭 1945mm, 전고 1500mm, 휠베이스 3128mm의 차체는 주차라인을 한 뼘 이상 넘어선다.

실내는 수평형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물리버튼을 최소화한 구성이다. 시동을 켜면 등장하는 전동식 에어벤트와 대시보드 상단 트위터 스피커는 매력적이다. 대시보드 상단은 물론, 하단부와 도어 포켓까지 가죽 마감한 구성은 60 TFSI에 추가되는 부분이다.

23개 스피커, 23개 채널의 1920W B&O 사운드 시스템은 평범한 유튜브 음악도 고급스럽게 표현해 준다. 열선 동작시 전석 암레스트까지 가열되고, 전석에 통풍과 마사지시트가 적용되나 조수석에는 마사지 시트가 제외된다. 정상적인 조수석 시트는 숏보디에서 지원된다.

A8L 60 TFSI에는 4.0리터 V8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67.3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305kg, 복합연비는 7.4km/ℓ(도심 6.1, 고속 9.9)다. 100km/h 정지가속은 4.5초, 최고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된다.

다운사이징과 전동화가 진행되며 럭셔리 브랜드 대형세단에서 8기통 엔진을 만나려면 이제 2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런 점에서 A8L은 2억원 미만에서 만날 수 있는 가성비 세단인 셈이다. 조용한 실내에 스며드는 8기통 엔진의 낮은 배기음은 고급스러우면서 스포티하다.

평범해 보이는 운전석 시트는 착좌감이 좋다. 2열 시트 방석이 비교적 높은 경쟁차와 달리 2열의 시트포지션은 체구가 작은 동양인에게도 적합한 구성이다. 롱보디 모델인만큼 2열 레그룸은 충분한 수준이다. 헤드레스트에 베개를 더하지 않고 등받이 쿠션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은 제원상 505리터로 평범한 수치인데, 동급에서는 가장 좌우가 넓고 깊은 공간을 제공해 골프백 등 화물 적재가 용이하다. 플래그십 대형세단을 운영하는 소비자들에게 트렁크 공간 활용성은 2열 공간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인데, G90은 410리터에 불과하다.

액티브 서스펜션은 문을 열면 해당 측면의 차고를 50mm 올려줘 승하차를 돕는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급출발이나 급정지 순간 리어쪽을 30mm 높이거나 낮춰주고, 코너링에서 3도 가량의 롤을 허용하는 동작을 통해 승차감을 높인다. 유기적인 동작이 아주 자연스럽다.

카메라가 과속방지턱을 인식할 경우 전방 서스펜션을 높여주고 댐핑 압력을 줄여주는데, 양산차 중에서는 가장 확실하게 동작하는게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중저속과 고속 모두에서 유연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인다. 고속주행에서도 안락한 승차감은 그대로 이어진다.

컴포트+ 모드에서의 승차감이 가장 좋았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출렁이는 부드러움이 아닌데, 상당히 쾌적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부드럽지만 바운싱 끝에서 뭔가 단단하게 느껴지는 신형 S클래스와도 다른 설정이다. 대형세단의 이상적인 승차감을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액티브 서스펜션과 함께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으로 불리는 리어 휠이 5도 조향되는 기능이 빠른 움직임을 보상한다. 리어 휠 조향은 대형세단에서 특히 효과가 탁월한데, 5미터가 넘는 차체에도 작은 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은 일체감을 전달한다.

571마력 아우디 S8이나 642마력의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에도 사용되는 4.0리터 V8 엔진은 일상주행과 초고속 영역에서 부드럽고 충분한 힘을 만들어낸다. 출력 특성은 파나메라 GTS와 가장 유사하다. 수시로 개입하는 4기통 모드를 통해 항속주행시 연비는 15km/ℓ 전후다.

아우디 A8L 60 TFSI는 플래그십 대형세단에 요구되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보여주는 웰메이드 모델이다. 다만 모델체인지 주기가 가장 빠른 만큼 최근 차량의 전동식 도어핸들이나 첨단 분위기는 아쉽다. 그럼에도 본질적인 가치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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