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X1 sDrive20i를 시승했다.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뉴 X1은 높아진 전고를 비롯해 본격적인 SUV 프로포션으로 진화한 것이 특징으로, X3와도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넓은 실내공간과 진일보한 자동주차 시스템 등 패밀리카로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BMW코리아는 3월 27일 3세대 풀체인지 모델 뉴 X1과 전기차 뉴 iX1을 출시했다. 2009년 1세대 출시 이후 3세대로 이어진 X1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270만대를 기록했다. 1세대(E84) 후륜구동(FR)에서 2세대(F48)는 전륜구동(FF) 기반, 그리고 3세대(U11)는 전기차 공용이다.

3세대 X1은 차세대 BMW의 새로운 내외관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재 판매되는 BMW 모델 라인업 중 다양한 부문에서 신선함이 담겨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그립형에서 당기는 방식으로 바뀌는 외부 도어 핸들, OS 8 시스템이 기본 사양이다.

뉴 X1의 국내 라인업은 크게 xLine, M 스포츠 트림으로 구분된다. 가격은 가솔린 sDrive20i xLine 5870만원, M 스포츠 6340만원, 디젤 sDrive18d xLine 5770만원, M 스포츠 6240만원이다. 전기차 뉴 iX1 xDrive30 xLine은 6710만원, M 스포츠 6950만원으로 보조금 대상이다.

시승차는 뉴 X1 sDrive20i M 스포츠다. M 스포츠는 블랙 하이그로시 외장 디테일과 대구경 휠이 적용되며, xLine에는 전후면 범퍼 하단의 실버 디테일, 크롬 윈도우라인에서 차별화된다. 가솔린과 디젤의 M 스포츠 가격이 470만원 높은데, M 스포츠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

외관 디자인은 40mm 높아진 전고를 통해 본격적인 SUV 분위기가 풍긴다. 전장 4500mm, 전폭 1835mm, 전고 1640mm, 휠베이스 2690mm로 3세대 투싼과 유사한 크기다. 보닛 상단의 입체면과 리어램프의 3차원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양산차로는 파격적인 구성이다.

BMW의 최신 모델에서 공통으로 적용하는 외부 도어핸들은 새로운 유행을 예고한다. 7시리즈는 손잡이 내부에 전자식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지만, X1은 도어그립이 위로 당겨지며 열린다. 방향지시등의 점등 빈도와 발광 방식이 심장박동을 연상시키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실내는 시각적인 만족감이 크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10.25인치 계기판과 10.7인치 모니터가 이어진 구성으로, 스티어링 휠 버튼의 구성도 새롭게 변했다. iDrive 다이얼과 기존 기어노브를 대신해 작은 토글형 기어노브가 위치한다. 스마트폰 지지대는 신선한 아이디어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패널 상단을 인조가죽으로 감싸고, 오픈포어 우드 인레이, 금속 소재 스피커 마감 등 시각적인 고급감은 대형급 차량이 연상된다. 실제로 차급을 넘어서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원가 경쟁력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급감을 함께 만족시킬 수 있다.

실내는 체감 공간이 상당히 늘었다. 시트포지션이 아주 낮아지지 않음에도 1열 머리공간은 여유롭다. 2열 레그룸은 여유로운 편인데, 등받이는 12도 리클라이닝을 지원한다. 트렁크 공간은 540리터에서 최대 1600리터로 확대된다. 차의 크기와 공간이 패밀리카로도 적합하다.

X1 sDrive20i에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와 7단 DCT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전륜구동(FF) 기반의 2WD 방식이다. 최고속도 236km/h, 100km/h 정지가속 7.6초, 공차중량 1625kg, 복합연비는 11.7km/ℓ(도심 10.5, 고속 13.8)다.

X1의 가솔린 엔진은 나라별로 다른 엔진이 적용되는데, 영국의 X1 20i는 3기통, 유럽에서는 X1 23i가 판매된다. 국내의 sDrive20i는 유럽의 23i 엔진에서 48V 마일드하이브리드가 제외된 버전으로 보여진다. 320i나 520i의 184마력 보다 강화된 버전으로 체감 출력이 우수하다.

2세대의 8단 자동변속기는 3세대에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변경됐는데, 시승을 마칠 무렵에서야 듀얼클러치 변속기임을 알아차렸다. 토크컨버터 변속기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저속에서의 울컥임이나 반클러치 상태에서의 멍때림이 느껴지지 않는 완성도다. 

운전석 시트포지션에서 전방은 물론 측면의 시야가 좋은 구성이다. BMW 중에서도 X1은 이런 기본적인 설계가 좋은 편에 속한다. 특히 놀라운 부분은 자동주차 기능으로, 어려운 전방주차와 출차도 아주 쉽게 수행한다. 전진과 후진, 조향까지 한 번에 스스로 빠르게 끝낸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럽고 편하다. 과거 BMW다운 서스펜션 설정은 아니다. 댐핑 스트로크도 긴 편이라 중저속에서 과격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면 멀리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어서는 동작은 체급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은 우수한 편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고속에서도 이어지는데, 안정감은 꾸준이 유지된다. 빠른 차선 변경에서의 움직임도 상당히 민첩해 안정적이다. 외부로부터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의 차단은 기존 2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NVH 성능을 높였다.

M 스포츠 모델에 탑재되는 가변 댐퍼는 다양한 서스펜션 셋업을 연출한다. 고성능 모델과 달리 스포츠 모드에서도 완전히 단단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갑작스러운 움직임에서 롤과 피칭을 잡아주는 동작은 상당히 세련됐다. 전반적으로 장거리 고속주행에서 만족스럽다.

굽은 길에서는 민첩한 회두성이 인상적이다. 전고가 높은 SUV 모델임에도 코너로 파고드는 실력이 수준급이다. 휠 슬립 제한장치(ARB)가 제대로 동작하는 느낌이다. 코너링 중간에서 가속하는 상황에서도 언더스티어로 차가 밀려나지 않고 코너 궤적을 유지해 나간다.

전륜구동(FF) SUV가 쉽게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 예를 들어 코너링 과진입시 앞이 밀려나거나 뒤가 털리는 상황에서 X1은 매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가벼운 공차중량과 견고한 섀시, 그립이 좋은 타이어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BMW 뉴 X1 sDrive20i M 스포츠는 다양한 부문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6천만원대로 진입한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고급감과 공간, 사양의 업그레이드는 분명하다. 운전과 주차가 편한 적당한 크기의 패밀리 SUV를 구입하려는 2~3인 가족에게 좋은 선택지로 생각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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