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ACTIV를 시승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엔트리 모델로, 준중형 세단은 물론 소형 SUV까지 대체하는 경쟁력을 지녔다. 특히 고속주행시 안정감을 비롯해 넓은 실내공간, 퍼포먼스와 효율성까지, 엔트리급에서 눈에 띄는 가치를 제공한다.

GM은 2022년 10월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아 한국내 성장 비즈니스 전환을 위한 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을 위한 최신식 설비투자를 창원공장에 단행하고, 쉐보레-캐딜락-GMC의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판매 확대를 도모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디자인이나 상품성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출시 초반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엔트리 트림의 가격을 2052만원, 최상위 트림의 가격은 액티브(2681만원), RS(2739만원)으로 책정했다. 풀패키지 가격이 2857~2872만원이다.

신형 트랙스의 미국내 가격은 지난달 공개됐는데, LS 2만400달러(2652만원)부터 액티브 2만3900달러(3107만원)다. 원달러 환율 1300원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으로, 국내 가격은 원달러 환율 1100원 수준과 유사하다. GM의 최근 가격 책정은 타 브랜드보다 합리적이다.

시승한 모델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ACTIV(2681만원)에 테크놀로지 패키지(64만원)와 선루프(69만원)가 추가된 2814만원 사양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 중 액티브와 RS를 두고 고민할텐데, 개인적으로는 액티브의 전면부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된다.

트랙스의 전면부는 쉐보레 SUV 디자인의 전환점이 된 쉐보레 블레이저의 분위기를 닮았다. 엔트리 모델부터 LED 주간주행등과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리어램프를 적용한 점은 놀라운 부분이다. 그릴과 사이드미러는 유광 블랙으로, 블랙 외장에서는 구분되지 않는다.

측면부에서는 날렵하면서 스포티한 프로포션이 특징이다.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700mm의 차체는 신형 코나와 비교시 전장 +190, 전고 -25, 휠베이스 +40mm로 트랙스가 길고 낮은 형상이다. CUV와 SUV로 다르나 공교롭게 비교가 된다.

후면부는 공식 출시전까지 호오가 갈렸던 부분인데, 실물은 와이드하고 매끈한 인상이다. 리어램프는 무려 면발광이 제동등을 겸하는 5시리즈와 유사한 투웨이 방식이다. 크로스오버 특성상 최저지상고를 높여 설계한 디자인으로 인해 범퍼 하단부가 다소 허전해 보인다.

실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쉐보레의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됐다. 수평형 대시보드와 듀얼 디스플레이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도어트림이나 하단부 소재는 플라스틱 사용이 많지만 차급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에어벤트 디자인과 구성은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구성이다.

시트포지션은 경쟁사의 소형 SUV 대비 낮고 안정적이다. 실내공간은 동급에서 가장 여유로운 수준이다. 1열 레그룸은 물론, 2열도 중형세단에 가까운 공간을 제공한다. 등받이 각도나 쿠셔닝도 좋은 수준으로, 패밀리카로 사용해도 불만이 나오지 않을 거주성은 매력적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E-터보 프라임 1.2리터 3기통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한다. 18인치 휠 기준 공차중량 1330kg, 국내 복합연비는 12.3km/ℓ(도심 11.2, 고속 14.0)다. 친환경 설계로 3종 저공해차 혜택이 가능하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안정적이다. 쉐보레가 잘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우수한 시트포지션이다. 8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운전자를 향해 9도 기울어진 11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분위기를 주도한다. 스티어링 휠 열선, 1열 시트에는 열선과 통풍이 함께 지원된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러운 셋업이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이 대체로 과속방지턱을 넘는 거동이 좋은 편인데, 트랙스 역시 쇼크를 소화하고 자세를 추스리는 동작이 안정적이다. 리어 서스펜션은 토션빔 구성이지만 뻣뻣함이나 불쾌감이 적은 좋은 거동을 보인다.

정차시 엔진의 소음과 진동의 실내 유입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소음에 대한 역위상 사운드를 방출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이 전 트림 기본인데, 이는 국산차 최초다. 과거 3기통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걱정될 수 있지만, 이제 기술적으로 안정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일상주행에서의 가속력은 꽤나 빠르게 속도를 높여간다. 1.6 가솔린 자연흡기 보다는 빠르고, 과거 i30 1.4 터보와 유사한 퍼포먼스다. 저회전부터 발생되는 22.4kgm의 최대토크는 2.4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수준이다. 정지에서 100km/h 가속은 8초 후반을 마크한다.

풀가속에서는 180km/h 넘어서까지 쉬지 않고 가속한다. 배기량을 고려하면 대단한 가속력이다. 최고속도는 계기판 기준 197km/h 부근에서 제한된다. 고회전을 사용한 급가속시 엔진 소음 유입은 다소 많아진다. 하지만 초고속영역에서의 실내 정숙성은 중상급 이상이다.

코너링에서는 좌우 롤이 상당히 발생한다. 최저지상고를 높였음에도 부드러운 서스펜션 셋업 때문인데, 볼보의 크로스오버 라인업과 유사한 모습도 보여진다. 반면 롤을 허용하는 상태에서의 거동이 리니어하게 유지되고, 코너링 한계는 비교적 높다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운전보조장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를 함께 지원한다. 엔트리 트림에서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더하는 가격은 35만원에 불과해 역대 국산차 중 최저가다. 말리부를 통해 반자율주행 기술을 초기에 도입한 만큼, 기술적 완성도는 상위권에 속한다.

연비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시승을 마친 누적 평균 연비는 16.0km/ℓ, 90km/h 항속 주행시 평균 연비는 22.0km/ℓ에 달한다. 저배기량 터보 엔진 특성상 고속도로 항속 주행에서의 실연비가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들링 스탑 부재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쉐보레의 달라진 차만들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국내형 사양을 추가하고도 가격은 주력 시장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차체와 공간의 여유로움에 완성도까지, 2023년 트랙스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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