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신형 S9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Recharge PHEV)를 시승했다.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된 신형 S90 PHEV는 롱레인지 배터리 탑재로 전기모드(EV) 주행거리가 대폭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8천만원대에서는 눈에 띄는 경쟁력을 지녔다.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산차는 PHEV 모델에 대한 구매 보조금 축소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현재 판매되는 모델이 전무한 것과는 대조적인데, 수입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특히 판매가 급증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국내 모델 라인업을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기존 디젤과 가솔린, PHEV로 구성된 라인업에서 디젤을 삭제하고,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PHEV 만으로 모델 라인업을 구성했다. 해외에서는 여전히 디젤이 판매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은 지난 4월부터 신규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판매된다. XC90, XC60, 그리고 S90의 T8 라인업의 파워트레인에는 50마력 강화된 e-모터 적용으로 최고출력 455마력, 11.6kWh에서 18.8kWh로 배터리팩이 확대됐다.

신형 S9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배터리팩 18.8kWh는 순수 전기차 XC40 리차지의 75kWh 배터리팩의 25% 크기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중형세단의 배터리팩 1.6kWh 대비 12배 크기의 용량이다. 국내 인증 전기 주행거리는 59km로 경쟁차의 2배 수준이다.

시승차는 S90 리차지 얼티밋(Recharge ultimate)이다. 리차지는 전기 충전이 가능한 모델임을 나타내며, 얼티밋은 인스크립션 트림의 새로운 명칭이다. 해외에서의 모델명은 S90 리차지 T8 AWD으로 사용된다. S90 리차지 T8 AWD의 WLTP 전기 주행거리는 90km에 달한다.

S90 리차지의 외관은 지난 2020년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과 동일하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그릴 디자인이 일부 변경됐으며 신규 휠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휠베이스가 120mm 늘어난 롱보디 모델로 전장 5090mm, 전폭 1880mm, 전고 1445mm, 휠베이스 3060mm다.

외관 디자인은 단정하면서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대형 차체임에도 화이트 외장 컬러와의 어울림이 좋다. SPA 플랫폼을 통해 전륜구동 기반 섀시로도 후륜구동과 유사한 짧은 전방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의 늘씬한 비율을 보여준다. 전기 충전구는 좌측 전방에 위치한다. 

실내 디자인은 최근 유행하는 북유럽 스타일의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수평형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가죽과 금속, 우드를 적절해 조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오레포스사의 크리스탈로 마감된 기어노브와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새차 냄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2열 공간은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에서 동급 경쟁차를 앞선다. 1열과 유사한 풀사이즈 시트는 물론 열선과 통풍시트, B필러에 위치한 송풍구, 후방 및 2열 전동 블라인드, 그리고 2열 상석 암레스트에 위치한 각종 조작부는 1억원 이하 수입차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요소들이다.

S90 리차지에는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전기모터로 총 시스템 출력 455마력, 합산 토크 72.3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AWD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된다. 100km/h 정지가속은 4.8초다. 공차중량 2145kg, 국내 복합연비 11.9km/ℓ(도심 11.2, 고속 12.8)이다.

전기 주행거리는 59km, 전기 복합전비 3.0kWh(도심 3.0, 고속 2.9)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여느 하이브리드와 다르게 전기와 내연기관 연비가 따로 표기된다. 전기 충전량과 설정에 따라 다양한 연비가 측정되는데, 충전량 유지 모드에서는 14~16km/ℓ 수준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존재는 유럽의 환경 규제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 도심에서는 전기만으로 주행하고 교외에서는 내연기관으로 주행하는 컨셉이다. S90 리차지는 하이브리드 모드, 배터리 모드 자동이 기본값으로,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되면 엔진이 개입한다.

일상주행에서 S90 리차지는 S90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비교시 승차감과 주행질감이 상당히 다르다. 전기만으로 주행하는 상황에서 엔진 구동에 따른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기 때문인데, 여기에 후륜 에어 서스펜션까지 더해져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이 꽤나 인상적이다.

퓨어 모드에서는 100% 전기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한데, 주행시 후륜 차축의 전기모터만 사용된다. 바퀴에서 슬립이 감지되면 엔진이 구동되며 AWD 구동으로 변경된다.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는 구조로, 배터리팩은 센터터널을 따라 일렬로 위치해 충돌시 비교적 안전하다. 

스포츠 모드나 풀가속시에는 455마력의 막강한 힘으로 맹렬하게 가속한다. 계기판의 속도는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실내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실제 속도를 한참 하회한다. 400마력대 고성능 세단 중에서는 가장 신사적으로 가속한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적다.

굽은 길에서도 꽤나 좋은 거동을 보여주는데, 사륜구동 시스템과 그립이 좋은 타이어, 그리고 차체 밸런스가 좋은 편이라 단단한 승차감을 강요하지 않지만 코너를 주파하는 실력은 수준급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함께 만족하는 모습은 벤츠와 묘하게 닮았다.

S90 리차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배터리팩을 지녔다. 롱레인지 전기차 배터리의 25% 수준인 18.8kWh 용량은 유럽 WLTP 기준 90km, 국내 기준 59km 주행이 가능하다. 도심과 고속을 포함한 실주행에서는 60~70km 주행이 가능했다.

기존 PHEV 수입차가 30km 남짓한 주행거리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 주행거리다. S90 리차지는 1회 충전만으로 일산에서 강남까지의 출퇴근이 가능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돌발적인 장거리 주행에서는 충전 스트레스 없이 내연기관처럼 이용할 수 있다.

볼보 S90 리차지는 배터리팩 용량이 늘어난 본격적인 PHEV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기차가 동급 내연기관차 대비 고급감이나 구성이 빈약한 점이나, 충전 시설 이용에 대한 변수 등 전기차 운영에 대한 불만과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S90 리차지는 좋은 대안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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