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RS5 스포트백을 시승했다. RS5는 A5 라인업의 최상위 고성능 모델로 RS5 스포트백의 국내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RS5 스포트백은 5도어 구성으로 패밀리카로의 사용성은 물론, 아우디그룹의 최신 2.9 터보엔진을 적용해 성능은 물론 높은 효율성까지 갖췄다. 

아우디 RS 모델은 'Racing Sport'의 약자로, RS 라인업은 아우디의 고성능차 생산과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아우디 스포트 GmbH가 담당한다. 기존 RS5가 2도어 쿠페로 국내 출시된 것과 달리, 지난 2021년 7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RS5는 쿠페가 아닌 스포트백으로 선보였다.  

RS5 스포트백의 경쟁차는 BMW M3 컴페티션과 벤츠 C63S AMG가 거론된다. RS5 스포트백의 가격은 1억2102만원, M3는 1억2120만원, C63S AMG는 1억4160만원으로, RS5와 M3 컴페티션의 가격이 아주 유사하다. 출력은 각각 450마력, 510마력, 그리고 510마력이다.

RS5 스포트백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파워트레인 구성이다. 전통적으로 아우디의 고성능 RS 라인업은 8기통 터보나 자연흡기 엔진이 적용된다. 하지만 아우디는 RS5의 모델 체인지를 거치며 기존 V8 자연흡기 엔진을 V6 바이터보로 대체, 무게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RS5 쿠페의 4.2리터 V8 엔진은 최고출력 450마력(8250rpm), 최대토크 43.9kgm(4000-6000rpm), 신형 RS5 스포트백의 2.9리터 V6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50마력(5700-6700rpm), 최대토크 61.8kgm(1900-5000rpm), 출력은 동일하나 토크가 크게 강화됐다.

최고출력은 동일하지만 발생되는 구간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기존 8250rpm에서 4000-6000rpm으로, 최대토크는 4000-6000rpm에서 1900-5000rpm으로 사실상 전 구간에서 발휘된다. 자연흡기 감성을 제외하면, 최대치의 힘을 끌어내는 영역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의 2.9리터 바이터보 엔진은 2세대 포르쉐 파나메라 4S에 처음 탑재돼 성능을 인정 받았다. RS5가 최신 2.9 바이터보가 적용된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S5에는 354마력의 3.0리터 V6 터보, RS5에는 450마력의 2.9리터 V6 터보가 적용돼 배기량이 역전됐다.

실제 주행에서 RS5는 일상주행과 스포츠주행에서 꽤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냉간시 시동을 제외하면 컴포트 모드의 일상주행에서는 럭셔리카에 가까운 주행감각을 보인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 부드럽고, 저회전에서도 충분한 토크가 나와 대배기량 세단을 타는 감각이다.

고성능차 특유의 탱탱함이 컴포트 모드에서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승차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275/30R20의 저편평비 타이어가 적용됐음에도 그렇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조여진 상태에서도 초고속 주행에서는 승차감이 좋다.

RS5 스포트백에는 RS 스포츠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주행 모드에 따라 댐퍼의 단단함을 조율하는 가변형 서스펜션으로, 컴포트 모드의 비교적 느슨한 승차감부터 노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다이내믹 모드까지 서스펜션 셋업이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배기구의 가변 플립이 열리며 본격적인 배기음을 들려주는데, 배기음의 볼륨이 커지는 것은 물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다운 시프팅에서의 '퍼퍼벅'하는 블리핑 사운드까지 연출한다. 아쉬운 점은 창문을 모두 닫으면 소리가 기대보다 작다.

하지만 기존 RS5 쿠페의 V8 엔진의 배기음이 미미했기 때문에, 기존 RS5와 비교하면 배기음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강화된 소음 규제와 환경 규제로 인해 과거의 폭발적인 배기음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정제된 사운드에 만족해야 한다.

컴포트-오토-다이내믹의 3가지 주행 모드 외에 RS1과 RS2의 개인화 모드를 구성할 수 있는데, 스티어링 휠의 RS 버튼을 누르면 즉시 해당 모드에 진입한다. 엔진 반응과 서스펜션, 조향감, 배기음, 디퍼런셜까지 세부적으로 변경할 수 있고, 전용 HUD와 계기판이 제공된다.

모든 설정을 스포츠에 놓으면 RS 모드에서 차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들링시 엔진 회전은 1000rpm 부근으로 상승하고, 주행시에는 3000rpm 아래에서 가속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스트가 차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풀가속시에는 고성능 모델다운 폭발적인 펀치력을 자랑한다. 300마력대 고성능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템포로 속도를 높여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에서는 변속 시점을 알려주는 점멸식 세레모니가 변속 타이밍을 알려준다. 전기차와는 다른 내연기관만의 미학이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3.9초.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과 그립이 좋은 타이어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4초 언더를 마크한다. 별도의 런치컨트롤 모드를 제공하지 않지만, ESC 스포트에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3000rpm 부근에서 튀어 나간다.

RS5와 같은 고성능차의 장단점은 굽은 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풍부한 출력과 토크로 업힐 구간에서 마치 평지처럼 속도를 높여간다. 2.9리터 바이터보가 적용된 여타 모델이 2톤을 넘어서는 것과 달리 RS5 스포트백의 공차중량은 1795kg이다. M3 컴페티션은 1755kg이다.

콰트로 사륜구동 기반 RS5의 안정감은 코너에서 돋보인다. 고성능, 그 중에서도 토크가 강한 터보 모델의 경우 스티어링 휠을 완전히 중앙에 놓지 않은 상태에서 가속하면 뒤가 밖으로 빠지며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기 쉬운데, RS5는 뉴트럴에 가까운 코너링을 이어간다.

동일한 구간에서 M3가 좀 더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한다면, RS5는 알아서 다해주는 느낌이다. 능숙한 드라이버가 서킷에서 달린다면 M3의 기민함을 선호하겠지만, 평범한 드라이버가 굽은 길을 달리는 상황에서는 RS5 스포트백이 대부분의 구간에서 빠를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콰트로 시스템과 스포츠 디퍼런셜이 코너링에서의 언더스티어를 많이 줄였지만, 과진입 상황에서는 언더스티어 경향이 여전히 강한 편이다. 여기에 조향비가 작은 스티어링 휠로 과한 조향시 코너링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RS 모드의 가감속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변속 충격은 거의 없는 설정인데, 패들 쉬프터로 인위적인 변속시에는 적당히 즐거운 변속감을 만들어내며 등을 떠민다. 기본으로 탑재된 6-피스톤 RS 세라믹 브레이크는 반복되는 제동에서도 지치지 않고 충분한 제동력을 끌어낸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은 RS5 스포트백의 강점이다. 국내 모델의 경우 RS 다이내믹 패키지가 추가돼 최고속도는 250km/h가 아닌 280km/h다. 세라믹 브레이크와 함께 기본으로 탑재된 착한 옵션이다. 0-200km/h 가속은 13.7초로 270km/h 부근까지의 가속이 어렵지 않다.

초고속 영역에서는 승차감이 오히려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180km/h 항속 주행시 연비는 10.5km/ℓ 수준을 유지해 아우토반이 어울리는 설정이다. 1.2억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전기차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고성능 내연기관차의 성능 대비 가격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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