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에비에이터 블랙라벨을 시승했다. 에비에이터는 럭셔리한 디자인과 풍부한 옵션 구성으로 수입 경쟁차는 물론 국산 브랜드 SUV까지 위협하는 대형 SUV다. 특히 링컨 브랜드 고유의 안락한 시트와 충실한 안마 기능, 그리고 풍부한 음색의 레벨 오디오가 매력적이다.

럭셔리 대형 SUV 시장은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가 경합을 벌이는 치열한 곳이다. 여기에 국내 브랜드 제네시스 GV80의 출시로 해당 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링컨코리아는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신차, 올-뉴 에비이터를 2020년 출시해 경쟁에 가세했다.

링컨 브랜드는 국내에서 SUV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중형 SUV 코세어, 전륜구동 기반 대형 SUV 노틸러스, 후륜구동 기반 대형 SUV 에비에이터, 그리고 프레임 보디 초대형 SUV 네비게이터로 구성된다. 에비에이터는 최근 선보인 모델로 유럽차에 가까운 감각을 보여준다.

올-뉴 에비에이터의 국내 라인업은 3.0리터 V6 트윈터보 405마력 기반의 리저브(8570만원)와 고급화된 전용 사양이 더해진 블랙레이블(9560만원), 그리고 트윈터보와 100마력 전기모터가 추가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PHEV 그랜드투어링(1억60만원)으로 구성된다.

블랙레이블은 플라이트, 데이티네이션, 샬레의 3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시승차는 플라이트 테마로 블랙 대시보드와 연한 오렌지 컬러 가죽으로 구성된다. 데스티네이션은 진한 초콜릿 컬러 가죽이 제공되며, 샬레는 블랙 대시보드와 화이트 컬러 가죽으로 분위기가 다르다.

각각의 테마는 나름대로 고급스러운 매력을 보이는데, 홈페이지에서 조차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링컨 브랜드가 미국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국내에 그대로 도입한 것으로 보여지나, 좀 더 직관적이고 쉬운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링컨이 표현하는 블랙레이블의 소재와 구성은 양산차 최상급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기준으로는 인디비주얼 옵션을 더해야 주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실내를 두르고 있는 사바나 가죽은 시트에 사용하는 소재로는 상당히 촉촉하고 고급스러운 광택을 보여준다.

또한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의 가죽 소재 역시 인조가죽에 스티칭으로 멋을 낸 페이크 소재와는 고급감이 다르다. 묵직한 금속으로 멋을 낸 에어벤트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다만 센터터벌의 공조장치 조작부와 4:3 비율 모니터는 디자인이 다소 올드해 매력을 반감시킨다.

외관 디자인은 면과 선을 강조한 전형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표현법을 사용한다. 전면부 그릴과 사이드미러 등 크롬 디테일이 다양하게 적용되는데, 미국식 럭셔리가 떠오른다. 전장 5065mm, 전폭 2020mm, 전고 1760mm, 휠베이스 3025mm의 차체는 GV80 보다 크다.

에비에이터에는 3.0리터 V6 트윈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57.3kgm를 발휘한다. 후륜구동 기반으로 공차중량은 2395kg, 국내 복합연비는 8.1km/ℓ(도심 7.0, 고속 10.0)이다. 동급에서는 꽤나 강력한 축에 속한다.

정차시 소음과 진동의 실내 유입은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주행시에도 유입되는 양이 크지 않은데, 이중접합차음유리와 꼼꼼한 NVH 설계가 이유다. 정속주행시 외부와 차단된 실내는 오디오에 관심이 가도록 만든다.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는 28개의 스피커로 구성된다.

레벨 오디오 시스템은 링컨 브랜드에서 가장 자신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스피커가 위치하는 대시보드와 도어는 물론 헤드라이너에 8개의 스피커를 위치시켜 입체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디폴트 설정에서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 않는 점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음향 기본 설정에서는 소리가 먹는 듯한 다소 듣기 싫은 음색을 전한다. 하지만 시승 마지막 날에서야 최적의 설정을 찾았다. 1열 기준으로 청중 모드 디폴트 설정에서 고음과 저음은 2단계 줄이고, 전후 페이드 설정은 뒤로 2단계 보냈을때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줬다. 

주행 모드는 노멀, 컨저브, 익사이트, 슬리퍼리, 딥 컨디션의 5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상한 한글화를 통해 일반, 안정, 떨림, 미끄러움, 깊은 도로 조건으로 표현된다. 어렵다. 일반 모드는 서스펜션이 다소 단단해 에어 서스펜션을 느끼려면 '안정' 모드로 주행해야 한다.

안정 모드는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에코 모드에 해당하는데, 타 브랜드 기준으로는 에코 모드가 노멀 모드다. 일반 모드는 스포츠, 떨림 모드는 스포츠+로 이해하면 좋을 서스펜션 변화를 보여준다. 에비에이터 시승시에는 반드시 안정 모드에서 음향을 조절하고 타야 한다.

일상주행에서는 럭셔리 대형 SUV 특유의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보인다. 특히 2395kg에 달하는 공차중량과 서스펜션 조합이 보여주는 승차감은 꽤나 안정적이다. 전륜구동 모델과 후륜구동 모델 중 후륜구동 모델의 승차감을 높게 평가하는 데는 공차중량 영향도 크다.

에비에이터의 가변형 에어 서스펜션은 전방 카메라를 통한 로드 프리뷰 기능이 포함돼 노면 상황을 예측해 반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1열의 안마 기능은 장거리 주행에서 특히 매력적인 부분인데, 등은 물론 허벅지를 좌우로 따로 눌러주는 동작이 형식적이지 않고 효과적이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면 의외로 엔진 사운드가 크게 들려온다. 일상주행에서는 엔진 회전이 2000rpm을 넘을 일이 거의 없어 더욱 그렇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5.5초 수준으로, 최고속도까지 가속력이 지치지 않는다. 고회전 영역에서도 출력 저하가 적은 편이다.

에비에이터에는 최신 운전보조장치가 빠짐 없이 구비됐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비롯해 차선이탈방지, 차선유지보조가 지원된다. 차선유지보조가 꽤나 직접적이다.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중 HUD의 가시성이 좋아, 계기판이 오히려 보조 역할을 담당한다.

링컨 브랜드는 럭셔리 수입차 브랜드 중 아직까지 저평가 된 부분이 없지 않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한글화나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 설명 등 향후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링컨 브랜드, 그 중에서도 블랙레이블의 가죽 내장, 레벨 오디오와 안마 기능은 매력적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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