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P360 SE를 시승했다. 뉴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선보인 부분변경 모델로 직렬 6기통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11.4인치 디스플레이 등 개선된 내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전통의 7인승 SUV 모델로 승차감과 험로 주행성능이 강점이다.

국내 수입 SUV 시장, 그 중에서도 1억원 전후의 대형 SUV 세그먼트는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계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전통의 강자 영국계 랜드로버가 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30년간 이어온 디스커버리 DNA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특히 디스커버리의 대형 SUV 기반 3열 7인승 구조는 디스커버리 이후 출시된 다양한 대형 SUV 모델 라인업에 7인승을 추가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부분변경을 거친 뉴 디스커버리의 핵심 변화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적용이다. 구조적으로 진동과 소음에 유리한 직렬 6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P360 가솔린 엔진은 48V 전기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함께 적용한 유닛이다.

뉴 디스커버리의 외관은 전작의 디자인을 유지한채 디테일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전면부 그릴, 전후방 범퍼 디자인을 변경해 현대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특히 P360에는 R-다이내믹 디자인 패키지를 기본 적용해 블랙 디테일이 추가됐다.

실내는 디펜더 스타일의 4-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11.4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공조장치 컨트롤러 패널의 소재를 바꾸고, 뒷편에는 작은 수납함을 마련했다. 로터리 기어레버는 전후 조작식 전자식 레버로 변경했다. 소재의 고급화도 이뤄졌다.

공조장치 조작 패널과 방향지시등 조작부의 구성과 디자인은 국산차 브랜드 제네시스에서도 참고한 디자인으로 직관적인 조작과 고급감이 특징이다. 다이얼 형태의 온도 조작부는 누르면 열선, 당기면 풍향 조절까지 가능한데, GV80에서 해당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PIVI Pro라고 불리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높은 해상도와 빠른 터치 전환 등 조작 편의성이 향상됐다. 특히 통신망 업데이트(SOTA)를 지원과 함께 티맵 내비게이션을 내장해 스마트폰의 별도 연결이 필요하지 않다. 티맵 길 안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도 연동된다.

뉴 디스커버리는 전장 4956mm, 전폭 2000mm, 전고 1888mm, 휠베이스 2923mm의 차체를 갖는다. 신장이 188cm를 넘지 않는다면 차를 올려 보게 된다. 국내에 선보인 엔진 라인업은 3.0리터 6기통 직렬 기반의 디젤 혹은 가솔린으로, 2.0리터 4기통 터보는 제외됐다.

시승차는 P360 R-다이내믹 SE 모델로 3.0리터 직렬 6기통에 48V 전기 슈퍼차저와 트윈스크롤 터보차저가 조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성이다.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1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AWD 조합이다. 복합연비는 7.5km/ℓ(도심 6.8, 고속 8.5)다.

일체형 스타터-제네레이터 적용으로 주행시 시동을 켜고 끄는 동작은 아주 매끄럽다. 발진시 전기모터가 힘을 더하고 1750rpm부터 최대토크가 발생돼 2545kg에 달하는 덩치의 움직임은 비교적 경쾌하다. 가솔린이지만 시승간 누적 연비는 8-9km/ℓ로 꽤나 준수했다. 

운전석 시트포지션은 여느 도심형 SUV와 달리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해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측면 유리 면적이 넓어 탑승객 모두에게 개방감이 상당한데, 도로변 안전분리대 위로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적합하다. 차체를 75mm 높여 지상고를 283mm까지 높일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를 높이거나 낮추는 용도 뿐만 아니라 주행시 승차감 개선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크고 높은 차체를 갖는 대형 SUV의 경우 온로드 주행성능과 오프로드 승차감을 함께 만족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데, 에어 서스펜션은 예외다.

저속에서는 노면의 요철을 효과적으로 소화하지만, 90km/h를 기점으로 고속에서는 롤을 강하게 억제한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차량의 승차감 특징 중 하나로 요철이 전하는 마지막 날카로운 쇼크를 에어가 막아낸다. 보급형 레인지로버라고 불러도 좋을 수준이다. 

고속주행시 안정감도 좋은 수준이다. 높은 전고에서 예상할 수 있는 불안함과 거리가 있는 안정적인 로드 홀딩을 이어간다. 굽은 길에서는 날카롭지 않지만 코너링 밸런스가 꽤나 좋은 편인데, 전후 무게배분이 50:50에 가깝다. 105km/h 초과시 지상고를 13mm 낮춰준다.

오프로드 주행시 다양한 모드 선택이 가능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터레인 리스폰스)은 랜드로버가 가장 잘 하는 부분이다. 특히 도하 깊이는 양산차 최고 수준인 900mm에 달한다. 여기에 차체 바닥까지 비춰주는 360도 카메라까지 제공해 험로에서는 최고의 친구다.

실내로 눈을 돌려 3열 7인승 구조를 살펴보면, 풀사이즈로 제공되는 3열 시트가 눈에 띈다. 디스커버리는 전통적으로 3열에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는데, 뉴 디스커버리에서도 전통은 이어진다. 다만 3열 진출입시 원터치 조작이 지원되지 않는데, 슬라이딩 조작이 부담된다.

2열 등받이와 3열 시트, 그리고 트렁크 이너 테일게이트는 모두 전동으로 동작되는데, 3열 폴딩시 2열 시트의 슬라이딩 위치나 등받이 기울기와 상관없이 연동돼 움직이는 모습은 고급스럽다. 특히 펼쳐 앉을 수 있는 견고한 이너 테일게이트는 꽤나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는 전통적인 디스커버리의 강점에 신규 파워트레인을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과 이를 통한 우수한 승차감, 험로 주행성능, 그리고 롱보디 모델 수준의 7인 승차가 가능한 실내 공간은 매력적인 대형 SUV 선택지로 생각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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