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가 조합된 최신 파워트레인, 눈에 띄는 외관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특히 투싼과 다르게 E-라이드 기술로 저속 승차감이 극대화됐다. 다만 둔한 변속기는 아쉽다.

신형 스포티지는 지난달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6078대가 계약되는 등 흥행을 예고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계약 비중은 디젤보다 1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승차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그래비티 풀패키지로 가격은 4060만원이다. 

신형 스포티지는 3세대 신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60mm, 전폭 1865mm, 전고 1680mm, 휠베이스는 2755mm다. 이전 스포티지와 비교해 차체 크기가 커졌으며, 휠베이스는 85mm 늘어났다. 전면부는 타이거 노즈 그릴과 헤드램프가 하나로 연결됐다.

헤드램프는 기존과 비교해 낮게 배치됐다. 측면부는 스포티한 보디 실루엣과 볼륨감이 강조됐다.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가 제공된다. 후면부에는 좌우로 연결된 수평형 가니쉬와 날렵하게 디자인된 테일램프가 탑재됐다. 테일램프 일부분은 후측면 펜더를 파고드는 형상이다.

시승차는 그래비티 트림으로 그래비티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도어 가니쉬·프론트 범퍼 및 LED 안개등·후면부 범퍼·루프랙 및 서라운드 몰딩·필러 가니쉬 등이 적용됐다. 정글 우드 그린 외장 컬러도 그래비티 전용이다. 실내에는 기아 라인업 최신 레이아웃이 반영됐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및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의 전환 조작계, 다이얼 타입 전자식 변속기(SBW) 등이 탑재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없다. 대시보드가 낮아 전방 시야가 좋다. 2열 레그룸 공간도 여유있다. 트렁크 용량은 637ℓ다.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하이브리드 6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됐다. 시스템 총 출력은 230마력, 최대토크는 35.6kgm다. 복합연비는 18인치 휠, 빌트인캠 기준 16.3km/ℓ다.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하는 투싼보다 높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에는 E-라이드(RIDE) 기술이 새롭게 도입됐다. 과속 방지턱, 둔턱 등 통과시 차량의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관성력이 발생하도록 모터를 제어해 쏠림을 완화하는 기술이다. E-라이드는 20~75km/h 직진 주행 중 자동 작동하는데 승차감이 독특하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일반적인 승차감은 단단한 편에 속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 안정감이 느껴지지만, 요철, 고르지 못한 노면을 빠르게 통과하면 충격이 일부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E-라이드 작동 주행 조건에서는 전면부 부분이 아주 부드러워진다.

과속 방지턱, 요철 등을 통과시 전륜 서스펜션의 댐퍼 셋업이 변경된 것처럼 상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제어한다. 과속 방지턱 통과시 앞뒤가 시소를 타듯 움직이는 피칭 현상이 투싼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줄어들었다. 75km/h 이하에서 작동하는 만큼 도심 주행에 최적화됐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가속페달과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투싼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한 박자 늦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즉각적인 반응이 없다. 가속페달의 느린 응답성은 가속시에도 느낄 수 있다. 급가속 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rpm이 소폭 상승한다.

와인딩과 같은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기는 소비자는 세심한 가속페달 조작이 어려워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또한 6단 자동변속기는 패들 시프트를 사용해 수동 변속시 원하는 타이밍에 변속이 되질 않는다. 변속기의 체결감이 떨어져 순간적인 재가속 반응이 다소 아쉽다.

초반 발진 가속감은 1500rpm부터 발휘되는 엔진 최대토크와 전기모터의 최대토크 덕분에 아주 경쾌하다. 전기모터의 개입 덕분에 이전 스포티지 2.0 디젤보다 토크감이 넉넉하게 느껴진다. 반응은 늦지만 110km/h 이상에서 선행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펀치력도 수준급이다. 

가속페달과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이 투싼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느린 것은 연비를 위한 셋업인 것으로 판단된다. 기어비 등 구체적인 수치는 대외비로 확인할 수 없었다. 복합연비는 스포티지 16.3km/ℓ, 투싼 15.8km/ℓ로 차이가 있다. 공기역학적인 디자인도 한몫했다.

공기저항계수는 스포티지 0.31Cd, 투싼 0.32Cd다(내수용, 하이브리드). 0.01Cd는 통상적으로 차량의 무게 40kg과 맞먹는다. 스포티지의 공차중량이 투싼 대비 최대 35kg 무겁지만, 공기역학적인 외관 디자인으로 커버했다. 90km의 시승 구간에서 누적 연비는 13km/ℓ다.

스포츠모드로 주행한 와인딩 구간 약 30km가 포함된 누적 연비임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이다. 100km/h로 정속 주행한 실시간 누적 연비는 17.3km/ℓ였으며, EV 모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도심에서는 연비가 더 높아졌다. EV 모드 전환과 엔진의 개입이 아주 매끄럽다.

계기판의 EV 모드 표시등과 엔진음으로 확인해야 할 정도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와인딩 주행 능력도 발군이다. 단단하게 셋업된 서스펜션은 연속된 코너에서도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을 최대한 억제한다. E-핸들링(Handling)이 적용돼 스티어링 휠의 조향 반응도 빠르다.

E-핸들링은 모터의 가감속을 통해 조향 시작 및 복원시 민첩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코너를 깊게 공략하는 등 공격적인 주행이 가능하지만, 타이어가 차량의 성능을 받쳐주지 못한다. 타이어는 18인치 휠 기준 컨티넨탈 CCLX 스포츠 235/60R18 103H로 그립이 약하다.

고속 주행시에는 차체가 지면으로 낮게 가라앉는 감각으로 안정감이 좋다. 브레이크 답력은 일반 내연기관 모델처럼 이질감이 없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제동력을 조절할 수 있다. 노면 소음도 잘 차단됐다. 특히 A필러로 유입되는 풍절음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보다 적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투싼 하이브리드에는 없는 도로 제한 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내 차 주변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리모트 360도 뷰, 후진 중 후방 보행자 또는 물체와 충돌이 감지되면 경고 및 제동하는 후방 주차 충돌방지를 지원한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안정감 있는 주행 성능과 저속 승차감이 강조되는 E-라이드, 높은 연비와 정숙성 등이 강점이다. 가속페달과 변속기의 반응 등 아쉬운 부분은 누적 연비를 보며 수긍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인 외에 스포티지와 투싼이 고민된다면, 스포티지를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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