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N을 시승했다. 코나N은 현대차 N 라인업 최초의 SUV 모델로, 파워가 향상된 파워트레인과 강화된 냉각 성능, 트랙 데이터 제공 등 N 모델 전용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해 기존 N 모델과 차별화된다. 3천만원대 고성능 모델 중에서는 압도적인 상품성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 트렌드는 고성능과 전동화로 요약된다. 환경 규제를 이유로 2.0리터 4기통 엔진이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브랜드별 개성이 대부분 사라졌다. 평범해진 양산차 라인업에 활력과 개성을 불어 넣는 요소로, 고성능 특화 서브 브랜드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 N 브랜드는 올해로 런칭 1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에서는 벨로스터 N을 비롯해 N 라인 모델로는 아반떼, 쏘나타, 코나까지 판매되고 있다. 고성능 모델과 브랜드에 대한 수요와 이들 차종으로 인한 이미지 메이킹 목표는 국내보다는 유럽시장이나 미국시장이다.

5030 국내 도로 환경에서 고성능 모델이 필요 없다라는 의견도 있지만, 고성능 모델의 가치는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여유로운 출력을 통한 빠른 추월로 불안정한 시간을 줄여주고, 차량 운동 성능 개선과 제동력 강화를 통해 사고 위험성을 줄여준다.

코나N의 미디어 시승은 강원도에 위치한 인제 스피디움과 인근 국도변에서 진행됐다. N 모델의 성능을 표현하기에는 서킷이 제격이다. 먼저 국도 주행에서 코나N의 주행감각을 설명하면, 서두르거나 조급하게 운전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소형 SUV, 코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자식 가변 서스펜션이 적용돼 다양한 댐핑 압을 제공하기 때문인데, 보통 N 라인 모델보다 N 모델의 승차감이 좋은 이유다. 코나N의 승차감은 N 모드에서의 단단한 댐핑을 기본으로, 일상주행을 위해 전자식 서스펜션을 최대한 풀어 승차감을 살려놓은듯한 설정이다.

코나N은 이미 판매되고 있는 벨로스터N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는데, 최신 모델인만큼 터빈 크기를 키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확대하고, 냉각 성능을 강화해 출력을 10마력 높여주는 NGS 지속 시간을 20초로 증대, NGS 쿨링 타임은 3분에서 40초로 대폭 단축됐다. 

또한 NGS가 동작되는 20초를 나눠 쓸 수 있어, 10초+5초+5초, 이런 식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코나N은 2.0리터 4기통 터보엔진과 습식 8단 DCT 변속기 조합으로 5500~6000rpm에서 최고출력 280마력(NGS 290마력), 2100~4700rpm에서 최대토크 40.0kgm를 발휘한다.

이는 벨로스터N의 최고출력 275마력(6000rpm), 최대토크 36.0kgm(1450~4700rpm) 대비 수치가 강화됐음은 물론, 고 회전에서의 최고출력 플랫토크가 확대됐다. 벨로스터N의 공차중량 1460kg 대비 무거운 1515kg으로 100km/h 정지가속은 5.5초, 80-120km/h 3.5초다.

코나N의 가격은 3400~3450만원에서 결정될 예정으로, 벨로스터 N(퍼포먼스+8 DCT)의 가격이 3469만원임을 고려하면 꽤나 합리적이다. 추가된 사양을 고려하면 오히려 가격 인하다. 예외로 코나N에 적용된 N 특화 사양을 옵션으로 제외한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코나N의 운전석에 오르면 넓은 운전시야가 SUV 임을 알려준다. 베이스 모델인 코나의 프로포션이 낮은 편이라 위화감은 없지만, 키가 큰 N은 처음이다. 코나N은 전장 4215mm, 전폭 1800mm, 전고 1550mm, 휠베이스 2600mm로 벨로스터N 대비 전고가 150mm 높다.

스티어링 휠 좌우에 위치한 N모드 버튼과 빨간 NGS 버튼은 BMW M이나 아우디 R8의 분위기도 전한다. 10.25인치 클러스터는 새로운 N 전용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오일 온도, 냉각수 온도, 랩 타임, 그리고 엔진과 스티어링, 서스펜션이 강화된 수준을 나타내 준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엔진 회전계가 변속 시점에서 화려하게 점멸되는 점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변속 타이밍, 속도, 기어 단수를 크게 보여주는 점은 레이싱에 대한 연구원들의 높은 이해도를 보여준다. 실제로 시승 프로그램 후반부 택시 드라이빙을 연구원이 진행했다.

코나N의 차체 거동은 꽤나 재밌다. 벨로스터N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50mm 짧아 코너에서의 거동이 더욱 다이내믹하다. 높아진 전고는 차체의 하중 이동을 이해하기에 오히려 좋은 요소다. 섀시는 단단하면서 일부 유연함을 갖는데, 벨로스터N 대비 고급스럽다.

고속으로 롱 코너에 진입하면, 전륜구동 모델임에도 리어 쪽의 그립이 상당하다. 속도를 높여도 뒤가 흐르는 느낌은 받기가 어렵다. 레코드 라인을 벗어나 일부러 조향 각을 크게 진입하면, 후륜 그립은 버텨주면서 가속시 e-LSD가 동작해 코너를 파고드는 거동을 보인다.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빠른 느낌을 주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코너링 스피드를 높여준다. 코너 진입 전 강한 제동으로 전륜 쇽이 눌리고, 제동을 풀어가며 코너에 진입, 가속하는 과정과 중간중간 연석을 타고 넘는 움직임이 물 흐르듯이 매끄러우며 신경질적이지 않다.

시승차에는 19인치 경량 단조 휠이 적용했는데, 개당 무게가 9kg 수준으로 1대당 12kg의 현가하 중량을 줄여준다. 235/40R19 규격의 피렐리 P ZERO 서머 타이어와 조합된다. 마른 노면에서의 차와 타이어의 밸런스는 가속과 제동시 종 그립은 물론 횡 그립도 만족스럽다.

인제 서킷 메인 직선로에서는 NGS를 사용해 봤다. 포르쉐의 그것처럼 빠르게 저단 기어에 물리며 최대 엔진회전을 사용, 오버 부스트를 통해 차의 힘을 끌어낸다. N 모델 라인업은 NGS가 적용된 차량과 적용되기 전의 차량으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NGS는 펀치력이 좋다.

현대차는 코나N의 팝콘 사운드를 꽤나 키워놨는데, GPF가 적용됐음에도 벨로스터N 8 DCT 보다 우렁찬 사운드를 보여준다. 6000rpm 이상에서의 급가속 변속이나 4000~5000rpm 부근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경우 '바바박'하는 사운드가 실제 배기구에서 터져 나온다.

그 밖에 코나N에는 D단 정차시 클리핑 기능을 끌 수 있어, 레이스 스탠딩 스타트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대기가 가능하고, 브레이크 페달과 엑셀 페달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인 왼발 브레이킹을 허용하는 로직을 갖췄다. 제동과 함께 고회전을 유지할 수 있다.

코나N은 N 브랜드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SUV 차량 기반이라고 N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은 적어도 코나N에서는 없었다. 서킷 주행과 차박 캠핑이 가능한 범용성, 비대칭 도어나 생소한 차량명을 가족들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펀카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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