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6 LPe와 차박 시승을 진행했다. 캠핑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은 세단을 대신해 SUV를 선택해야 하는 새로운 이유가 됐다. 이제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차량에 맞는 캠핑 패키지를 제공해 번거로움을 줄여주기도 한다. QM6 LPe를 살펴봤다.

국내 캠핑 인구는 2018년 약 600만명에서 COVID-19 이후 급격히 성장해 2021년에는 약 1천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여러 인원이 모일 수 없고, 실내 레포츠시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가져온 시대적 상황이 캠핑 시장 성장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캠핑 시장 성장의 혜택은 캠핑 용품 업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에도 이어지고 있다. 캠핑의 특성상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신규 차량 구입과 차량 교체 수요가 상당하다. 또한 차량에 적합한 캠핑 용품 판매에도 자동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은 차박 패키지 판매에 적극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차량별 차박 용품은 차의 규격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범용으로 판매되는 차박 용품과는 차이를 보인다. 한 예로 QM6 에어매트는 QM6 폴딩시 공간이나 6:4 분할이 고려되는 식이다.

차박 초보에서 가장 큰 난관은 처음 접하는 차박텐트의 설치다. 평소 캠핑을 전혀 하지 않아 텐트 조차 생소한 민간인이 QM6 차박텐트를 설치하는데 걸린 시간은 40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익숙한 숙련자라면 15분 내외로 설치를 완료할 수 있을 만큼 간편하다.

돗자리 만한 커버에서 텐트를 꺼내 트렁크를 연 상태로 올리고, 먼저 상단 고정 줄을 1열 시트에 연결한 후, 나머지 고정 줄은 리어 휠에 둘둘 감아 마무리하면 된다. 폴대는 총 3개로 직관적으로 끼울 수 있는 구조다. 트렁크를 연 상태로 모기장만 닫으면 그늘까지 완성된다.

전용 에어매트는 트렁크 입구부터 폴딩된 2열까지 실내 바닥을 완전히 커버한다. QM6의 폴딩시 실내 길이는 175cm 전후의 성인이 완전히 몸을 편 상태로 누울 수 있는 수준이다. 몸을 구부리지 않고 잠을 청할 수 있는, 성인 차박이 가능한 마지노선에 가까운 공간이다.

시승한 차량은 QM6 LPe RE 시그니처(3천만원)에 선루프 등 옵션과 차박텐트(35만3000원), 에어매트(11만5000원), 르노 차박 패키지(20만1000원) 등 총 66만9000원의 차박 패키지가 추가됐다. 담요 정도만 추가하면 당장 차박이 가능해 눈여겨 볼 만한 구성으로 생각된다.

시승차에 옵션은 선루프(104만원), 전동식 트렁크(50만원), 긴급제동보조가 포함된 안전보조 패키지(40만원), 8.7인치 내비게이션(69만원), 그리고 액세서리로 360도 카메라(95만원)가 추가됐다. 차박 패키지, 선루프, 전동식 트렁크만 더하면 3200만원선에서 구성된다.  

차 얘기로 돌아오면, QM6 LPe는 처음 SUV를 접하거나, 디젤엔진 특유의 거친 감각이 부담스러운, 하지만 디젤차 수준의 경제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해 보인다. LPG 연료의 전국 평균 가격은 899원으로 휘발유 1535원이나 경유 1332원 대비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다.

서울과 속초를 오가는 400km 주행에 소요되는 비용은 고속도로 공인 연비 10.1km/ℓ 가정시 3만5600원이다. 실제 장거리 주행에서 확인되는 13.0km/ℓ 연비로는 3만원 미만으로 왕복이 가능하다. 이는 동급 디젤 SUV와 유사한 수준으로 여행시 유류비 부담을 줄여준다.

QM6는 디젤차의 소음과 진동을 벗어나면서도 경제적인 대안인 셈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SUV와 비교하면 15.3km/ℓ 연비 가정시는 4만130원으로 QM6 LPe가 경제적이다. 실제 주행에서 하이브리드 SUV로 20.0km/ℓ를 넘는 연비를 기록해야 QM6 유류비에 가까워진다.

장거리 여행이 잦은 운전자라면 가솔린 차량은 유류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디젤, LPG, 하이브리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디젤차나 하이브리드의 경우 초기 구입 비용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3천만원 전후에서 구성 가능한 QM6의 진입 장벽이 낮다.

QM6의 외관 디자인은 출시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매력적이다. SUV 특유의 강인함과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은 여전히 고급스럽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램프류 디자인을 개선하고, 후방 방향지시등에 시퀀셜 방식을 도입해 독일산 모 브랜드를 연상시킨다.

실내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공간이 여유롭고, 쿠셔닝이 강조된 두툼한 시트는 장거리 여행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동급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운전석 마사지 시트는 미약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좋다.

QM6 LPe에는 2.0리터 4기통 액상분사 LPG 엔진과 무단변속기가 적용된다. 최고출력 140마력(6000rpm), 최대토크 19.7kgm(3700rpm), 복합연비 8.6km/ℓ(도심 7.7, 고속 10.1)다. LPe 연료를 사용하지만 3000rpm 이내 실용영역에서 가솔린과 동일한 토크를 보여준다.

QM6 LPe의 급가속시 펀치력은 동 배기량 디젤 터보나 가솔린 터보 대비 부족하다. 하지만 일상주행에서 답답함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도로상에서 렌터카 다음으로 빠른 택시의 출력과 토크는 QM6 LPe와 유사하다. 규정속도가 50-30으로 바뀐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저중속에서는 QM6의 CVT 무단변속기가 장점을 보여준다. 물리적으로 기어 단수가 변속되지 않아 매끄럽다. 최근 DCT 변속기를 채용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크게 다가온다. 르노삼성은 부분변경을 통해 흡차음재 사용을 확대해 실내 정숙성을 높였다.

경쟁차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 최신 운전보조장치의 부재는 가격을 고려해도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QM6 주행감각은 고속영역에서 안정적이다. QM6 출시부터 인상적인 부분으로 속도를 크게 높여도 소음 유입이 적고,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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