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M3 컴페티션과 M4 컴페티션을 시승했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진행된 시승에서는 서킷 주행과 드리프트, 짐카나 주행이 포함됐다. 강력해진 퍼포먼스와 안정적인 차체 거동이 인상적으로, 올해 추가될 M3&M4 xDrive 사륜구동 모델이 기대된다.

BMW코리아는 국내에 M3와 M4의 상위 사양인 컴페티션을 기본으로 출시했다. M3와 M4 기본형 모델의 480마력 대비 높은 510마력을 발휘하는 사양이다. 메르세데스-AMG C63 보다 C63S가, 포르쉐 911 카레라 보다 911 카레라 S가 선호되는 국내 시장을 위한 선택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해당 세그먼트의 아이코닉한 모델이 존재한다. 해치백 부문에서의 폭스바겐 골프, 쇼퍼드리븐 부문에서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럭셔리 컴팩트 세단의 BMW 3시리즈 같은 식이다. BMW M3는 BMW M 디비전의 성격을 설명하는 모델이다.

BMW는 지난 세대 M3(코드명 F80)부터 전통적인 M3의 모델명에 M4를 추가해 세단형 모델에는 M3, 쿠페형 모델에는 M4를 명명해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G바디 3시리즈 기반의 이번 세대 M3와 M4는 코드명 G80으로 진화하며 모델간 성격 차이가 더욱 분명해졌다. 

BMW는 신형 4시리즈를 출시하며 디자인과 하드웨어적인 다양한 변화를 유도했다.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단순히 세단과 투어링의 3시리즈, 쿠페와 그란쿠페, 컨버터블의 4시리즈로 나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전면부는 물론 후면부 디자인까지 달리해 차별화했다.

M4 기반의 4시리즈는 M3 기반의 3시리즈 대비 전고 57mm, 무게중심은 21mm 낮다. 전방 캠버 각도는 0.8도 기울어졌으며, 뒷 차축은 23mm 넓혔다. 신형 4시리즈는 기존 대비 전장 130mm, 전폭 27mm, 휠베이스는 41mm 늘어났다. M3와 M4의 윤거는 50mm 추가된다.

3시리즈와 4시리즈의 차별화가 M3와 M4의 차이로 이어졌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M3는 역동성이 강조된 악동같은 스타일, M4는 안정감이 강조된 GT카의 성격에 가까워졌다. M3와 M4를 짧은 시간에 번갈아 타봤기 때문에 확인되는 부분으로 기본적인 성향은 유사하다.

M3와 M4 컴페티션에는 3.0리터 6기통 트윈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6250rpm에서 최고출력 510마력, 2750-5500rpm에서 최대토크 66.3kgm를 발휘하며, 공차중량은 1745kg(세단 +10kg), 100km/h 가속 3.9초,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M3와 M4의 제원상 출력과 토크는 한 세대 전의 슈퍼카에 가까운 수준이다. 컴페티션 기준 M3 최초로 500마력을 넘어선 점은 의미가 있다. LP560 이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V10의 최고출력이 520마력이었다. M3의 복합연비는 가야르도 대비 2배가 넘는 8.3km/ℓ다.

신형 M3와 M4의 특징 중 하나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휠 사이즈가 다른 점이다. 전륜에는 275/35R19, 후륜에는 285/30R20 타이어가 적용된다. 기존 7단 DCT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로 변경된 점도 주목되는 부분으로 편의성에 기여한다.

변속기의 경우 3가지 변속 스피드를 기어노브의 버튼을 통해 바꿀 수 있다. 변속시 미묘하게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변속기 자체의 감각은 DCT 변속기에 가깝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195kg 늘어난 공차중량이다. 커진 차체를 요구하는 시장 수요를 원망할 수 밖에 없다.

신형 M3의 커진 차체와 3시리즈 대비 보강된 엔진룸과 전륜, 후륜 구동축의 M 전용 보강재, 그리고 반자율주행 지원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장비가 원인으로 생각된다. 다만 커진 차체와 무거워진 차체 등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차의 거동시 안정감이 향상되기는 했다.

기존 세대(코드명 F80) M3나 M4는 다소 위험한 모델이기도 했다. 강력한 토크가 갑자기 리어 휠에 걸리는 상황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완전히 전방을 향하는 상황에서도 뒷바퀴가 옆으로 흘렀다. 물론 주행안전장치를 MDM에 놓거나 꺼놓지 않은 상태의 주행에서 얘기다.

중고차 시장에서 M3나 M4의 무사고 차량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이와 유사한 이유다. 고성능 터보엔진이나 고출력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후륜구동 모델에서의 리어 그립 유지는 쉽지 않다. 리니어하게 증가해 고회전시 토크가 예상되는 자연흡기 모델과는 다르다.

신형 M3와 M4는 후륜의 움직임이 상당히 매끄럽게 따라온다. 감속-코너-풀가속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리어 휠의 그립을 상당히 끈질기게 유지한다. 일반적인 고출력 차량이 주행안전장치가 개입하며 출력을 제한하는 것과 달리 힘을 조절하면서 뽑아내는 영민함이다.

기본적인 핸들링 특성은 민첩하게 느껴지는데, 실제 회두성이 민첩해 보이지는 않는다. FR 스포츠카에서 전륜 275mm의 타이어폭은 과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경쟁차의 코너링과는 상당한 차이로 M3나 M4가 앞선다. 200km/h에서의 풀제동시 안정감은 조금 떨어진다.

코너링에서 타각을 일부러 키우거나 가속페달을 거칠게 다뤄 무게중심을 흔들어 보면 M3 대비 안정된 M4의 주행감각이 전달된다. 시승하는 내내 일관되게 전달되는 감각이다. 공차중량은 세단이 10kg 무거운데, 움직임은 오히려 반대의 상황을 연출하는 점은 재밌다. 

퍼포먼스카 분야에서 최근 가장 핫한 트렌드, 드리프트에 대한 지원도 M3와 M4에는 포함된다. 트랙션 컨트롤 기능을 총 10단계로 조절 가능한 M 트랙션 컨트롤, 드리프트 타각과 드리프트 주행거리 등 드리프트 상황을 기록하는 M 드리프트 애널라이저가 기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차를 드리프트 시키는 것은 기존 세대 M3 보다 어려워졌다. 젖은 노면에서의 좁은 원돌이에 적응하지 못한 운전자의 실력 탓이 크겠지만, 리어 휠을 지속적으로 날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암튼 드리프트가 이제는 주류 테크닉으로 자리잡은듯 하다. 

M3와 M4는 센터 콘솔의 셋업 버튼을 누르면 손쉽게 엔진과 섀시, 스티어링, 브레이크 시스템 설정의 개별 조정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M 버튼에 선호하는 설정을 저장해 원할 때 즉각 불러올 수 있는 점은 M 디비전에서 시작해 이제는 N도 따라하는 설정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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