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LB 250 4MATIC을 시승했다. GLB는 벤츠 SUV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한 모델로 콤팩트카와 SUV의 장점이 결합된 실용적인 패밀리 SUV다. 특히 벤츠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속에서의 묵직한 감각이 강점이다. 다만 거친 엔진음은 호오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가솔린 GLB 250 4MATIC과 함께 GLB 220을 출시했다. 추후 디젤 엔진과 고성능 AMG를 비롯해 7인승 모델까지 출시해 GLB 모델의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GLB 250 4MATIC의 가격은 6110만원이며, GLB 220의 가격은 5420만원이다.

더 뉴 GLB의 차체 크기는 전장 4650mm, 전폭 1835mm, 전고 1690mm, 휠베이스는 2830mm다. 특히 휠베이스는 현대차 신형 싼타페(2765mm)보다 길다. GLB의 외관은 선을 줄이고 면을 강조한 벤츠의 ‘감각적 순수미’라는 디자인 철학을 구현했다.

GLB 250 4MATIC에는 AMG 라인이 기본 사양이다. 전면부는 AMG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과 새로운 디자인의 LED 고성능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방향지시등은 상단의 주간주행등과 통합됐다. 범퍼 하단의 언더 가드를 통해 오프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측면부는 수직 형태의 전면부와 짧은 오버행, C필러를 부각시키는 탄탄한 근육질의 숄더 라인, 박시한 루프 라인이 특징이다.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프로포션이다. 19인치 AMG 5-스포크 경량 휠과 차체 보호 클래딩이 적용됐다.

후면부는 신형 GLC, GLS 등과 유사하다. 범퍼 하단에는 크롬 디퓨저를 길게 배치해 와이드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듀얼 머플러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트렁크는 전동식이다. 실내 디자인은 벤츠 최신 라인업과 같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제공된다.

디스플레에이는 터치 기능과 음성 인식 컨트롤을 지원하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센터페시아 송풍구와 실내 곳곳에 알루미늄 느낌의 튜브형 요소는 GLB만의 포인트다. D컷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나파 가죽으로 마감됐다.

시트는 아티코 인조 가죽 및 다이나미카 재질로 이뤄졌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카본 스트럭쳐가 적용됐다. 넓은 실내 공간은 GLB만의 강점이다. 1열 헤드룸은 1035mm로 시트 포지션을 최대한 낮게 설정해도 머리 공간이 여유가 있다. 2열 레그룸은 967mm(5인승)다.

2열 레그룸은 1열을 여유롭게 설정해도 180cm 성인이 앉았을때 공간에 여유가 있다. 특히 2열 시트는 폴딩 기능을 활용해 등받이 각도 조절이 일부 가능하다. 2열 폴딩시 완벽하게 평탄화되며 트렁크 용량은 최대 1805ℓ다. 2열 송풍구의 부재는 분명 아쉽다.

GLB 250 4MATIC는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DCT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2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낸다. 신형 M260 엔진은 기존 엔진 대비 성능과 효율성이 향상됐다. 복합연비는 10.5km/ℓ,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6.9초다.

GLB 250 4MATIC의 가속감은 경쾌하다.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방식으로 초반 가속시 전륜에 동력이 더 많이 배분된다. 가속페달 응답성은 주행모드 설정에 따라 크게 다르다. 컴포트 및 에코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한 템포 늦게 반응한다. 

에코모드는 높은 rpm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빠르고 부드럽게 기어를 8단까지 올린다. 즉각적인 가속페달 반응은 스포츠모드에서 느낄 수 있다. 초반 발진 가속은 경쾌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이뤄진다.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 산길 등에서 출력의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특히 90~110km/h에서 앞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펀치력이 초반 발진 가속만큼 뛰어나다. 다소 거친 엔진 사운드는 호오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3000rpm 이상부터 엔진 사운드가 급격하게 거칠어진다. 실내로 전달되는 엔진 진동은 정차시 혹은 급가속시에도 적다.

GLB 250 4MATIC의 승차감은 편안함에 중점을 뒀다.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셋업해 콤팩트 SUV 특유의 주행성능을 강조한 신형 GLA, GLC와는 다른 감각이다. 특히 저속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이 극대화된다. 상하 바운싱을 일부 허용하며 대형 세단과 같은 느낌이다.

고르지 못한 노면과 요철, 과속방지턱을 통과해도 운전자에게 충격을 전달하지 않는다. 고속에서는 묵직함이 돋보인다. 상하 움직임이 많지만, 고르지 못한 노면과 요철을 빠르게 통과하면 차체를 지면으로 당기는 느낌이 강하다. 컴포트 서스펜션이 기본 사양이다.

전고가 높은 SUV임에도 고속주행시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감각으로 안정감이 높다. 반대로 연속된 코너나 급격한 차선변경시에는 거동이 불안하다. 승차감 위주로 부드럽게 셋업된 서스펜션이 차체 좌우 롤링 현상을 억제하지 못한다. 높은 전고도 한몫한다.

제동력은 브레이크 페달에 가해지는 압력에 따라 운전자가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다만 100km/h 이상에서 급제동시 차체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강하게 일어나 스티어링 휠 조작에 주의해야 한다. 코너 탈출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한다.

정숙성은 벤츠 콤팩트 SUV 라인업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체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세단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다. 110km/h 이상 주행시 A필러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은 다소 크다. 100km/h 이하에서의 풍절음은 벤츠 GLA와 비슷한 수준이다.

GLB 250 4MATIC은 완전 가변형 토크 배분을 지원하는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다운힐 속력 조절 시스템이 포함됐다. 오프로드에서 엔진의 동력 전달 및 ABS를 제어한다. 경사도, 기울기, 서스펜션의 상태 등을 디스플레이 확인할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완전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한다. 정차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속페달을 밟아야 재출발한다.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 사각지대 어시스트도 함께 적용됐다. 액티브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빠진 부분은 아쉽다.

GLB 250 4MATIC은 엔진의 퍼포먼스와 뛰어난 승차감 등 기본기가 탄탄한 패밀리 SUV다. 가혹한 테스트 주행에서도 누적 연비 10km/ℓ를 기록할 만큼 효율성도 좋다. 옵션 구성에 아쉬움은 있으나 삼각별과 가성비, 높은 공간 활용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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