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RV, CUV 등을 포함한 크로스오버 자동차 모델은 우리나라에서 디젤엔진이 없다면 높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 없다. 이들 모델은 오래 전부터 세단 해치백 승용차와 다르게 디젤 엔진이 주력이었고 IMF 전후로 연료비가 저렴한 LPG 엔진이 갤로퍼 등 일부 SUV 모델에 탑재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SUV = 디젤 이라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뿌리 깊이 박혀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고 낮은 rpm에서 토크가 높기 때문에 공차중량이 무겁고 높은 견인력이 필요한 SUV에는 디젤 엔진이 안성맞춤인 것은 사실이다. 21세기 들어 디젤 엔진은 더 정밀하게 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하게 되면서 연소효율성이 더욱 높아지고 더불어 배출가스도 낮아졌다.

그러나 차체가 작고 공차중량이 가벼운 소형 SUV, CUV는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모델들도 판매되고 있으며 쉐보레 트랙스 그리고 기자가 최근 장거리 시승한 쌍용 티볼리는 현재 가솔린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쌍용 티볼리는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kg.m의 힘을 내는 1.6L 가솔린 엔진과 아이신에서 가져온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면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리터당 12km/l연비를 인증 받았다.

소백산맥을 종주한 티볼리 가솔린 실제연비는?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보다 연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다목적 컨셉이 가미된 크로스오버, SUV 모델은 공차중량이 무거워 디젤 엔진을 자연적으로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가솔린 엔진의 연소효율성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티볼리는 경쟁 모델인 트랙스처럼 터보차저 및 GDI가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쉐보레 트랙스와 공인연비가 비슷한 수준이다. 최신 기술은 분명히 연소효율성을 끌어올려 주지만 더 높은 수준으로 정제된 연료를 주유해야 하고 엔진오일 인젝터 관리 등 유지 측면에서도 신경을 더욱 써야 한다. 자연흡기 포트분사 엔진을 탑재한 쌍용 티볼리는 까다로운 유지 관리 측면에서 일단 해방된 셈이다.

이번 티볼리 연비 측정할 때 단순히 고속도로 혹은 국도 위주의 코스 대신 가혹한 주행 환경에서도 운전자들이 만족할 만한 연비를 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추풍령부터 시작해서 지리산을 거쳐 하동을 찍고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이어지는 소백산맥의 가파른 고개들을 넘는 종주여행을 하면서 연비를 측정했다.

먼저 충청북도 영동군에 있는 셀프 주유소에서 가득 주유했다. 최대한 정확하게 연비를 측정하기 위해 주유구 입구까지 휘발유를 가득 주유했다. 보통 가득 주유할 때 주유건 안쪽에 있는 스파우트 끝부분이 휘발유와 닿게 되면 주유건이 툭 올라가면서 끊기게 된다. 티볼리의 경우 처음 주유건이 툭 올라간 후 주유구 입구까지 가득 주유하는데 대략 7L 정도의 휘발유를 더 주유할 수 있다.

탑승인원은 성인 2명 이고 약 20kg의 짐을 적재한 상태였으며 날씨가 더운 낮에는 에어컨을 사용했다. 충청북도 영동군과 경상북도 김천시를 이어주는 질매재를 시작으로 대덕면에서 저녁식사 후 김천시와 전라북도 무주군을 연결하는 덕산재를 넘어 무풍면에서 경상남도 거창으로 향했다. 거창을 지나 함양군에 진입한 후 근처 모텔에서 숙박을 했다.

모텔에 주차 후 연료게이지 변동은 없었으며 트립에 표기된 연비는 14km/l 였다. 정체가 없는 교외도로 구간이지만 질매재, 덕산재 등 길고 가파른 와인딩 구간이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14km/l라는 연비가 나쁜 건 아니다.

다음 날 함양을 출발해 오도재 정상에 도착했다. 오도재는 사진으로 볼 때는 경사가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 오르막 경사가 14%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가파른 고개이다. 티볼리는 이 구간에서 기어 단수가 2단까지 내려가면서 주행했다. 기본적으로 티볼리 엔진 격벽 방음 수준이 경쟁 모델인 트랙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4,000rpm 이상 올리면 커다란 엔진음이 거의 그대로 유입된다. 연식 변경할 때 방음 부분이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도재를 지나 지리산 벽소령에 도착했다. 벽소령은 중턱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으며 이후 자동차통행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후 잠시 되돌아가 경상남도 산청에 들른 뒤 지리산 노고단이 근처에 있는 성삼재를 지나 경상남도 하동에 도착했다. 하동에서 점심식사 후 다시 산청으로 방향을 돌려 북쪽으로 주행했다. 이후 철쭉군락지로 유명한 황매산 일대를 주행하고 합천호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경상남도 거창에 있는 주유소에서 다시 가득 주유해 실제 연비를 측정했다.

트립에 표기된 주행거리-504.8km, 평균속도-46km/h, 주행시간-10시간39분, 트립연비-13.7km/l이며 주행한 거리 504.8km를 주유된 연료량 40.031L로 나눈 실제 연비는 12.6km/l라는 결과가 나왔다.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가파른 고갯길을 주행 빈도가 적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공인연비 수준만큼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장거리 주행을 통해 느낀 쌍용 티볼리의 장점과 단점

1박 2일 동안 티볼리를 시승하면서 연비 측정한 구간을 포함해서 1,000km에 육박하는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티볼리의 장점과 단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항목들이 많으니 장점과 단점 5가지씩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인한 좌우 롤링 억제 및 든든한 주행안전성
2, 낮은rpm에서 조용한 가솔린 엔진
3, 변속 히스테리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다.
4, 크게 나쁘지 않은 연비
5, 만족스러운 스티어링휠 그립감

소백산맥의 고개들을 넘으며 느낀 티볼리는 빠른 스티어링휠 반응과 단단한 서스펜션이 인상적이다. 특히 저속 코너구간이 많은 오도재 등 와인딩 로드에서 스티어링휠을 꺾어도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에 CUV 모델임에도 좌우 롤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타이어를 조금 더 높은 그립으로 교체한다면 더욱 재미 있는 주행을 할 수 있다.

티볼리는 전장-4,195mm, 전폭-1,795mm, 전고-1,590mm으로 크기는 작지만 공차중량이 1,300kg이나 된다. 126마력 16kg.m힘을 내는 1.6L 엔진이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했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배기량이 작고 힘이 부족한 자동차에 자동변속기가 탑재되는 경우 서행 상태에서 급 가속을 하면 변속 단수가 널 뛰는 변속 히스테리 현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티볼리는 그러한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다만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주행할 때 또는 앞차를 추월할 때 티볼리는 엔진 rpm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굉음을 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쌍용차는 스포츠주행을 선호하는 젊은 운전자들을 겨냥해 1.8-2.0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모델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함께 적당한 크기의 스티어링휠 그립감도 시승하면서 느낀 티볼리의 장점이었다.

다음은 기자가 꼽은 티볼리의 단점이다.

1, 부실한 엔진 격벽 방음
2, 노킹현상
3, 장거리 주행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조수석
4, 조사각 너무 낮은 하향등, 너무 밝은 LED 룸램프
5, USB 메모리로 오디오 청취 시 일정 시간 지난 뒤 오디오가 먹통 되는 현상

와인딩 로드에서 가속할 때 5,000rpm 이상 치솟을 경우 엔진음이 거의 그대로 유입된다. 소형 SUV 모델이기 때문에 방음이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겠지만 경쟁 모델인 트랙스와 비교해도 엔진음이 크게 들린다.

기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인 노킹현상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단순히 노킹현상 있다고 해서 무조건 엔진에 이상이 있다고 볼 수 없지만 노킹이 지속될 경우 피스톤이 깨지는 등 가솔린 엔진에 내구성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다. 티볼리에 탑재되는 1.6L 가솔린 엔진은 테너지라는 회사에서 설계한 엔진이다. 연소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연비를 희박하게 설계한 것일까? 고급휘발유 주유하면 해결되겠지만 노킹은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장거리 주행할 때 조수석 시트가 불편하게 느껴졌으며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어두운 국도에서 조사각을 다 올려도 헤드램프 시야가 좁았다. 그리고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겠는데 USB 메모리에 저장된 음악 파일을 재생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생이 멈추면서 오디오, 네비게이션이 먹통 되는 현상을 겪었다. 다만 시동을 끄고 다시 걸면 해결된다.

티볼리의 개성 강한 디자인과 화려한 컬러

쌍용차에서 현재 판매하는 모델 디자인을 보면 체어맨W, 렉스턴W 부터 코란도 C 까지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며 과거 단종된 액티언이나 뉴 코란도, 무쏘 디자인 또한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티볼리 또한 부드러운 곡선 보다는 굵고 우직한 느낌의 직선 위주의 디자인 때문에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거기에 근육이 발달한 남성 허벅지를 연상케 하는 리어 펜더 라인이 리어 도어에서 시작하여 테일램프까지 쭉 이어져 있다.

프런트 디자인을 보면 쌍용차의 태풍 로고가 중심에 있는 얇은 전면 그릴과 함께 에어 인테이크가 프런트 넘버 플레이트 위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다. 최근 디자인 추세가 에어 인테이크와 그릴이 통합되면서 디자인이 점점 단순해지고 있는데 티볼리 프런트 디자인은 복잡한 직선과 곡선과 혼합되어 있어 요즘 디자인 흐름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독창적인 디자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세를 따르지 않고 익숙하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남성적인 이미지 거기에 티볼리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덕분에 티볼리는 여성 오너 비율이 높다. 의외로 쌍용차 특유의 남성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여성 운전자들도 많으며 티볼리는 여성 고객 비율이 10명 중 3명 정도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쌍용차 디자인 특히 티볼리의 디자인은 여성들도 많이 선호하며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여전히 자동차 구매력 1순위 요소이다.

시승차 인테리어 컬러는 블랙인데 블랙 이외에 베이지 투톤, 레드 투톤 등의 인테리어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레드 투톤을 선택할 경우 1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익스테리어 컬러는 8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5가지 투톤 패키지 그리고 2가지 모양과 컬러를 지닌 18인치 휠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고 2,220만원 LX 고급형 이상 트림에서만 가능하다.

티볼리의 인 익스테리어 컬러 패키지, 수퍼비전 클러스터, LED 무드램프 등 화려한 시각을 연출하는 편의사양은 모두 LX 트림 이상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참고해야 한다. 또한 운전석 통풍시트, 2열 열선시트 등 덥고 추운 기후에서 탑승자들을 위한 편의사양도 역시 LX 트림부터 기본 적용된다.

쌍용 티볼리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 받는 모델이 되기를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다면 "니코니코니"라는 말을 알 것이다. 작년 상반기 유행했었던 러브라이브에 등장하는 캐릭터 야자와 니코의 인사말이다. 위 인사말 때문에 러브라이브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게 되었다. 2011년에 출시한 쌍용 최초의 모노코크 SUV 코란도 C가 러브라이브 스쿨 아이돌을 결성한 리더 코사카 호노카였다면 쌍용차 판매량을 크게 늘린 역할을 한 티볼리는 야자와 니코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된다.

갑자기 왜 러브라이브가 언급되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거 쌍용차의 위기 그리고 코란도 C를 시작으로 다시 재기하며 티볼리 출시로 화려하게 부활한 쌍용차의 히스토리는 인구감소와 호화로운 사립여학교 설립으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폐교 위기에 있는 공립학교를 살리기 위한 러브라이브 스토리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야자와 니코가 버릇처럼 말하는 "니코니코니" 라는 말 덕택에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지게 되었다.

사실 야자와 니코의 프로필을 보면 러브라이브의 다른 멤버와 비교해서 평범하거나 오히려 뒤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니코니코니"라는 말 덕택에 러브라이브가 국내에서도 크게 알려지게 되었다. 야자와 니코가 아니었다면 러브라이브가 국내에서 유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티볼리를 야자와 니코에 비유한 이유는 국내 판매되는 경쟁 모델과 비교해서 스펙 자체는 티볼리가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와 비교해서 특별히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없지만 티볼리는 2015년 4월 판매량 기준으로 3,420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쉐보레 트랙스는 물론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르노삼성 QM3보다 더 많이 판매되었다.

경쟁 모델보다 많이 판매한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자 개인적인 생각은 소비자들이 티볼리를 구매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힌 것이 티볼리 판매량을 높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된다. 티볼리는 동급 모델과 비교해서 경제성이 높은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TX 트림이 있으며 1,635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그리고 투톤 익스테리어 컬러 및 인테리어 컬러 선택 및 시각적으로 화려한 편의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LX 이상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나쁘게 말해 흔히 말하는 옵션질 했다고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모델 중에서 이런 옵션질을 하지 않는 모델은 사실상 없다.

적당한 옵션질을 했지만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과 니즈를 잘 파악하고 가격과 트림을 구성한 것이 티볼리 판매량이 승승장구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거기에 쌍용차는 연비가 뛰어난 티볼리 디젤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져 판매량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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