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식에서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국산차를 이용해 화제를 모았다.

박 대통령이 탄 의전차는 현대차가 제공한 에쿠스로, 에쿠스 리무진의 전장을 대폭 늘린 '에쿠스 스트레치드 방탄차'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미국·독일산 수입 방탄차를 이용했다. 당시에는 국산차 업체 중에 대통령이 탈만한 최고급 방탄차를 만들 기술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관계에 있던 이명박 대통령이 '국산차를 타겠다'고 요구, 지난 2009년 현대차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에쿠스 리무진을 개조한 방탄차를 제공한 이후 국산 방탄차와 수입산 방탄차를 함께 이용하기 시작했다.

▲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방탄차로 개조한 에쿠스를 의전차량으로 이용했다(사진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이 사용하는 방탄차는 강화된 유리와 합금, 탄소섬유를 사용해 총알이나 수류탄, 바닥에서 터진 폭발물 파편을 막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화염방사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방화설비와 화생방이나 독가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독립적인 산소공급장치 등을 갖췄다.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동력 성능은 기본이며, 타이어가 터져도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다.

다음은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한 의전차다.

◆ 이승만 대통령…美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기증한 캐딜락 프리트우드 62

▲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용한 캐딜락 프리우트 62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GM에서 만든 캐딜락 프리트우드 62를 이용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가 기증한 것으로 유명한 이 차는, 6.0리터급 V8 OHV 엔진이 장착돼 당시로서는 매우 강력한 동력 성능인 23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이 차는 윤보선 대통령도 이용했으며, 2008년 8월 등록문화재 396호로 지정됐다.

◆ 박정희 대통령…박 대통령의 캐딜락 사랑

박정희 대통령도 캐딜락 프리우트 68과 75, 캐딜락 드빌 등 GM 차량을 이용했다. 캐딜락 프리트우드 75는에는 6.4리터급 V8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25마력, 최고속도 180km/h를 냈다. 이 차 역시 등록문화재 398호로 지정됐으며, 현재 육군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용한 캐딜락 프리우트 75

캐딜락 드빌은 박 대통령이 8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미국 방탄차 전문 업체에 부탁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출력 345마력을 발휘하는 7.8리터급 V8 엔진이 장착됐다.

◆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링컨 컨티넨탈 리무진

▲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이 이용한 링컨 컨티넨탈 리무진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포드의 고급 브랜드인 링컨에서 제작한 컨티넨탈 리무진을 이용했다. 이 차는 차체 노출 부위를 모두 특수 초강성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었으며 방탄유리와 방탄 배터리, 런플랫 타이어, 시동 전 폭발물 감지 장비,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탐색기 등을 갖췄다.

◆ 김대중 대통령…독일산 의전차 등장 '벤츠 S600L 풀만가드'

▲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용한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

김대중 대통령은 벤츠 S600L을 개조한 벤츠 S600L 풀만가드(Pullman Guard) 방탄차를 탔다. 이 차는 5.5리터급 V12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517마력을 낸다. 차 외관의 각종 이음새는 특수처리 돼 수류탄 등의 폭발물에도 견딜 수 있으며, 4개 타이어가 모두 펑크나도 시속 80km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 노무현 대통령…BMW 시큐리티 760Li 3대 추가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용한 BMW 760Li 시큐리티

노무현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이 이용한 벤츠 S600 풀만가드를 탔다.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이 차를 타고 평양에 방문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BMW 시큐리티(Security) 760Li 방탄차 3대를 구입해 함께 이용했다. 이 차 역시 방탄용 차체와 방탄 유리, 특수 도금, 안전 연료 탱크 등을 갖췄으며, 런플랫 타이어가 장착돼 펑크가 나도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6.0리터급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438마력을 발휘하며, 안전 최고속도는 250km다.  

◆ 이명박 대통령…국산 방탄차의 시작 

▲ 이명박 대통령이 타는 에쿠스 방탄차는 에쿠스 VL500을 개조해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벤츠 S600 풀만 가드와 BMW 시큐리티 760Li 방탄차를 이용하다가 2009년부터는 현대차에서 만든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도 탔다. 에쿠스 VL500 차량을 개조한 이 차는 강화유리와 특수필름을 다중접합했고 유해가스 감지와 차단기능, 소총과 수류탄, 기관총의 공격에도 견디는 방탄섬유 복합소재의 문을 갖췄다. 또, 타이어가 펑크나도 시속 80㎞/h로 30분 이상 주행 가능한 특수 타이어를 장착했다.

◆ 박근혜 대통령…에쿠스 이외에도 벤츠, BMW, 캐딜락 방탄차 이용

▲ 에쿠스 방탄차를 탄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탄 에쿠스 방탄차는 현대차에서 최근 새롭개 제공한 에쿠스 스트레치드 리무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탄 방탄차와는 다른 차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에 에쿠스 방탄차를 탔지만, 사저에서 현충원까지 가는 길에는 벤츠 S600 풀만 가드를 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사용하는 의전차는 에쿠스 스트레치드와 벤츠 S600 풀만가드 이외에도 캐딜락 드빌, BMW 760Li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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