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신형 C클래스(W206) C300, C200 4MATIC을 시승했다. 6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C클래스는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과 EQ 부스트와 최신 운전보조장치를 기본으로 탑재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상주행에서의 부드러운 승차감은 기대치를 높여놨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항상 S클래스 풀체인지에 이어 출시된다. 단순히 모델 체인지 주기에 따른 출시 일정이지만, 소비자들에게 묘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BMW의 경우 3시리즈가 먼저 출시되고 이후 7시리즈가 출시돼 기대치가 다름을 짐작할 수 있다.

2021년 4월 국내에 먼저 출시된 신형 S클래스는 혁신적인 실내 디자인을 통해 벤츠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등장한 C클래스는 베이비 S클래스라는 별명에 걸맞는 S클래스와 유사한 내외관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특히 세로형 디스플레이의 실내는 흡사 S클래스 분위기다.

벤츠코리아는 2022년 신차 라인업에서 신형 C클래스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먼저 선보인 C300, C200을 비롯해 2023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한다. 2022년 선보일 굵직한 신차 라인업은 EQB, EQE 등 전기차 라인업으로, 내연기관 핵심은 C클래스다.

국내에 선보인 신형 C클래스 트림은 2가지로 C300 AMG 라인(6800만원), C200 4MATIC 아방가르드(6150만원)으로 구성된다. 1열 통풍, 전동 트렁크, 선루프, 최신 운전보조장치가 모두 기본으로 C300에는 전용 외장 패키지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내비가 더해진다.

먼저 시승한 모델은 C300 AMG 라인이다. 외관 디자인은 AMG 패키지를 통해 스포티한 전후방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19인치 휠이 디자인을 완성한다. 곡선과 면을 강조한 분위기는 확연히 3시리즈 대비 우아하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C클래스에 대한 호감이 큰 이유다.

신형 C클래스의 차체는 전장 4755mm, 전폭 1820mm, 전고 1440mm, 휠베이스 2865mm로 이전 세대 대비 전장 50mm, 휠베이스는 25mm 늘어났다. 늘어난 휠베이스를 통해 2열 레그룸은 20mm 확대됐다. 시각적으로 기존 C클래스 대비 수치 이상으로 크게 느껴진다.

실내는 최신 모델임을 강조하는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잡아끈다. C클래스의 오랜 전통인 전동식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에, 시트 조절 스위치는 신형 S클래스와 같은 조작법의 고정식 버튼이다. 터치와 스와이프, 물리적 입력을 구분하는 스위치가 폭 넓게 적용됐다.

전반적인 실내 고급감은 만족스럽다. 가죽에 가까운 소재와 스티칭의 연출이 좋지만, 하단부 소재나 글로브 박스 구성은 다소 아쉽다. 2열 공간은 적절한 등받이 각도와 레그룸으로 꽤나 편한 자세를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C와 E의 2열 시트 거주성은 좋은 편에 속했다.

C300에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와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100km/h 정지가속 6.0초, 최고속도 250km/h, 국내 복합연비는 11.8km/ℓ다. C200 4MATIC AV의 경우 204마력, 32.6kgm, 7.1초, 241km/h, 11.3km/ℓ다.

C300과 C200의 엔진은 2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EQ 부스트가 적용된 M254, 직렬 6기통 엔진 M256에서 2기통을 줄인 모듈형 버전이다. 과거 벤츠의 4기통 엔진과 달리 회전 질감이나 정숙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가속시 실내 정숙성은 C300이 C200 대비 꽤나 우수했다.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찾지 못했는데, 과거 벤츠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과는 달리 출력이 높은 C300이 C200 대비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C300 기준으로 가속시 꽤나 경쾌하게 속도를 높여간다. 빠른 가속에서도 엔진 회전은 4000rpm 수준으로 잠재력이 엿보인다.

엔진 전동화와 다운사이징을 통해 이제는 4기통 엔진으로도 6기통 수준의 출력과 가속력, 정숙성과 회전 질감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벤츠는 4기통 엔진으로 421마력 양산차를 출시한 상태로, 신형 C클래스 C63은 500마력대 M139 4기통 PHEV 엔진이 올라간다.

신형 C클래스의 일상주행 승차감은 부드러운 모습을 보인다. 서스펜션 셋업이 동급 경쟁차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크기만 작을 뿐 S클래스의 특성을 따른다. 가변형 서스펜션이나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지 않은 차량으로는 특이한 케이스로, 충격의 말단은 울렁임에 가깝다.

이런 특성은 고속주행에서도 이어지는데 과거 C클래스 대비 롤을 허용하는 범위가 크다. 기본적으로 섀시 밸런스가 좋아 불안감을 느끼는 수준은 아니지만 C클래스의 체급에서 허용되는 수준을 살짝 넘어선다. 승차감 좋은 작은 고급차에 대한 수요를 정확히 겨냥했다.

제동 감각은 큰 변화 중 하나로 S클래스의 푹신하지만 확실한 제동을 전한다. 코너링 등 회두성에서는 개선된 모습을 보여 조향시 차체 앞부분이 민첩하게 반응한다. 향후 출시될 고성능 모델에 적용될 후륜조향, 적응형 서스펜션이 추가될 경우의 운동 성능이 기대된다.

신형 C클래스의 특징 중 하나인 최신 운전보조장치는 양산차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보인다. 자유로 기준 전 구간을 오류없이 소화하는데, 특히 조향보조의 완성도가 뛰어났다. 일반적으로 잦은 보타로 개입하는 차선유지보조와 달리 사람이 조향하듯 필요한 조향만 준다.

특히 C300과 C200에는 공통으로 자동차선변경이 적용되는데, 작동법이 쉽고 직관적이다. 운전보조기능으로 주행시 방향지시등 레버를 원터치 작동시 스스로 차선을 옮겨간다. 운전보조장치 주행시 스티어링 휠 터치만으로 파지를 인식하고, 끼어드는 차 인식이 빠르다. 

C300과 C200의 차이 중 하나인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면적은 S클래스에 준한다. 초기 HUD의 계기판의 시인성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전방에 상시로 띄워주는 증강현실에 가깝다. 내비게이션은 전방 카메라로 경로를 가상으로 띄워 주고 신호등을 인식하기도 한다.

새롭게 탑재된 2세대 MBUX는 자연어 인식을 통해 차량내 조작이나 날씨 정보를 전한다. 춥다거나 덥다고 말하면 운전석과 동반석을 구분해 온도를 바꾸고, 열선이나 통풍 조작도 가능하다. 내일 날씨를 대답하기도 한다. 다만 윈도우와 선루프 조작은 안전상 제외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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