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신형 싼타페…“부드러움의 극치”

[시승기] 현대차 신형 싼타페…“부드러움의 극치”

발행일 2012-04-27 09:43:57 김한용 기자

"정말인가요?"

현대차 마케팅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를 가리켜 아우디 Q5를 염두에 두고 만든 차라고 했다. 아우디 Q5는 주행 감각과 품질 면에서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최고의 중형 SUV다. 말하자면 독일인들의 고집스런 품질 제일주의와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자부심 그 자체라 할 만한 차다.

▲ 현대차 신형 싼타페
신형 싼타페를 시승해본 결과, 미안하지만 Q5와는 비슷하지도 않았다. 아니, 아예 이번 개발의 목표는 독일차를 향한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마케팅과 개발에서 추구하는 방향이 공유되지 않았는지 이 차의 승차감은 철저하게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을 위한 차로 만들어진 듯 했다.

◆ 신형 싼타페, 어떤 차라고 봐야 하나

요즘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소형 SUV를 내놓을 때 철저하게 도심 주행 위주로 세팅한다. 험로를 달리는 능력은 승용차에 비해 그리 나을 것도 없고 그저 스타일만 SUV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반면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중형 이상 SUV는 어느 정도 험로 주파 능력도 우수하고, 바위가 있는 곳에서도 든든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면서 가격을 높여 받는다.

▲ 신형 싼타페, 어떤 차라고 봐야 하나
예를 들어 도요타라면 RAV4 같은 승용감각의 SUV가 있는가 하면, 그 위에 랜드크루저 등의 거대한 차들이 존재한다. SUV의 본가라 할 수 있는 랜드로버의 프리랜더와 디스커버리4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가 도심형이면 다른 하나는 오프로더로 해야 성격이 겹치지 않고 판매 간섭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은 당연하다.

그런데 현대차 투싼과 신형 싼타페의 관계는 전혀 그런 방식이 아니다. 신형 싼타페는 이전모델보다 지상고가 50mm나 낮아져 투싼보다도 지상고가 더 낮게 느껴진다. 이래선 오프로드는 거의 달릴 수 없다. 문도 세단처럼 차체 바닥까지 내려오는 방식이라 연석에 부딪칠 수도 있을 정도다. 이 덕에 신형 싼타페는 고속도로에서 승용차처럼 낮게 깔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차가 됐고, 시내에서 타고 내리기도 편리해졌다. 철저하게 오프로드를 버리고 온로드를 추구한 셈이다.

▲ 신형 싼타페는 오프로드보다 온로드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형 싼타페는 2.0리터와 2.2리터 디젤엔진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 많이 팔리는 모델은 투싼과 같은 2.0리터 디젤엔진일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신형 싼타페는 투싼을 약간 크게하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모델 정도로 보는게 맞겠다.

◆ 블루링크 옵션, 어떨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을 제어한다는 블루링크 옵션은 재밌긴 하지만 쓸만한 기능이 많지 않다. 시동을 미리 걸어놓고 시원해진 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점이 가장 부러운 기능이다.

그러나 어플리케이션이 아직 쌍방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시동 버튼을 눌렀을 때 시동이 걸렸는지 알 수 없고, 일단 단방향으로 신호를 보낸 후 차가 제대로 시동이 걸렸는지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 식이다.

차 안이 뜨거운지 적당히 따뜻한지 원격에서는 알 수 없으니 여름이나 겨울에 쓸데없이 차를 공회전 시키는 일도 많겠다. 아이러니하게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정부취지나 친환경 정책과는 좀 동떨어져 보인다.

▲ 신형 싼타페에 최초로 적용된 블루링크는 별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개인비서 서비스도 있는데, 버튼을 누른 후 "근처 맛있는 집을 내비게이션에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니 "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바로 찍어드리겠습니다"라더니 주행 중인 내비게이션에 해운대 금수복국의 위치가 찍힌다. 참 신기하고 편리한 기능이다. 하지만 비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본료 월 6000원에 한번 사용할 때 마다 500원이 부과된다고 한다.

◆ 신형 싼타페의 특징, "넓고 조용하지만…"

신형 싼타페에 들어가면 공간 효율이 굉장히 우수하게 느껴진다. 트렁크가 넉넉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2열은 전후로 슬라이딩이 되고 뒤로도 젖혀진다. 만약 사람을 몇 명 더 태워야 한다면 3열을 슥 세워 7명까지 타면 그만이다. 3열이 그리 편안한 좌석은 못되지만 성인 남성도 그런대로 앉을만한 좌석이다.

▲ 신형 싼타페의 실내 공간은 매우 넉넉하다
이렇게 많은 의자들이 움직여지고 차체도 커다란데 불구하고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다시 놀라게 된다. 엔진과 변속기의 소음도 극단적으로 줄여 별다른 엔진음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면 유리에는 소음 차단 필름이 들어있고, 변속기도 충격을 극단적으로 줄여 변속하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정도의 저소음 설계와 소음 차폐라면 누구라도 소음을 문제 삼지는 않겠다.

주행감각도 매우 부드럽고 쭉 뻗어나간다. 차가 너무 조용하다보니 운전자의 생각보다 속도계가 훨씬 더 올라가 있게 된다. 시승차는 4륜구동인데 2륜구동 모델의 경우 이보다 더 조용하고 더 빠르게 치고 나간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이제 만족이다. 차체가 통통 튄다거나 출렁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절묘한 지점을 찾은 듯 하다. 계기반으로 시속 190km 정도에 제한이 걸려있는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속도의 범위에서는 차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짜릿할 정도다.

▲ 신형 싼타페의 고속주행 안정감은 뛰어나다
그러나 스티어링휠의 조작 감각은 어디까지나 현대차다. 3단계 강약 조절이 가능한 '플렉스 스티어'라는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그리 도움이 안된다. 말하자면 '너무 부드러운 핸들'과 '더욱 부드러운 핸들' 중 선택하는 정도다. 코너에서의 휘청거림도 꽤 심한편이다.

변속도 너무 빨리 이뤄지고, 수동 모드에서도 변속기의 기어 단수를 낮추기 쉽지 않기 때문에 4500rpm부터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타코미터가 무색하다. 메뉴얼모드로 가속페달을 거의 끝까지 밟아도 3500rpm 정도면 변속이 이뤄지고 만다.

▲ 현대차 신형 싼타페
배기음이 작고, 핸들이 부드럽고,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 변속이 이뤄진다는 점은 분명히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장점이지만 독일차들은 대부분 그 반대로 만들고 있다는 것 또한 주목해야만 하겠다.

▲ 신형 싼타페 제원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센추리 쿠페 콘셉트 공개, 롤스로이스급 하이엔드 럭셔리

센추리 쿠페 콘셉트 공개, 롤스로이스급 하이엔드 럭셔리

토요타의 하이엔드 브랜드 센추리(Century)가 센추리 쿠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29일 2025 재팬 모빌리티쇼를 통해 공개된 센추리 쿠페는 독립 브랜드로의 첫 번째 모델로, 2인승 구조의 럭셔리 전기차다. 센추리 브랜드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게 된다. 토요타 산하의 플래그십 모델, 센추리의 브랜드 독립을 공식화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토요타 센추리는 1967년 첫 출시 이후 반세기 넘게 일본 최고급 관용차로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혼다 전기차 0 α, 최초 공개..2027년 양산 계획

혼다 전기차 0 α, 최초 공개..2027년 양산 계획

혼다가 미래 전기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혼다는 29일 2025 재팬 모빌리티쇼를 통해 글로벌 EV, 혼다 0 시리즈의 새로운 SUV 모델인 '혼다 0 α(알파)'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혼다 0 α는 차세대 EV 프로토타입의 3번째 모델로, 1월 공개된 혼다 0 살룬과 혼다 0 SUV에 이어 선보였다. 혼다 0 α는 향후 2년내에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양산형 모델은 2027년 시장에 출시된다. 주력 시장은 일본과 인도로 예정됐다. 혼다는 0 시리즈의 개발 접근 방식인 "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아이오닉9·스포티지, IIHS 안전평가서 최고등급 획득

아이오닉9·스포티지, IIHS 안전평가서 최고등급 획득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현지시각 28일 발표한 충돌 안전 평가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과 기아 스포티지가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Top Safety Pick+) 등급을, 현대차 싼타크루즈가 톱 세이프티 픽(TSP, Top Safety Pick)’ 등급을 각각 획득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 9은 전면 및 측면 충돌 평가와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 평가 등으로 구성된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을 받았으며, 스포티지는 상품성 개선을 거치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푸조 3008 GT, 실연비 20km/ℓ..이쁘고 경제적

[시승기] 푸조 3008 GT, 실연비 20km/ℓ..이쁘고 경제적

푸조 올 뉴 3008 GT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신형 3008은 동급 경쟁차 중 가장 멋스러운 내외관 디자인과 8년전 이전 세대 모델과 동일한 가격에 풍부한 옵션을 제공하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단순한 구조로도 실연비 20km/ℓ 전후를 기록해 인상적이다. 푸조 브랜드는 지난 7월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가격은 3008 알뤼르 4490만원(개소세 3.5%, 4425만1000원), 3008 GT 4990만원(개소세 3.5%, 4916만3000원)으로 8년전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부분변경 공개..한국 출시는 2026년

지프, 그랜드 체로키 부분변경 공개..한국 출시는 2026년

지프 브랜드는 29일 부분변경 모델, 신형 그랜드 체로키를 공개했다. 2026 그랜드 체로키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롭게 적용된 '허리케인 4 터보(Hurricane 4 Turbo)' 엔진으로 양산차 최초의 터뷸런트 제트 점화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시장에는 2026년 출시될 예정이다. 2.0리터 허리케인 4 터보는 최신 글로벌 4기통 엔진으로, 동급 4기통은 물론, 6기통 엔진을 뛰어넘는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제공하며,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을 동시에 달성했다.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일렉시오 출시, 722km 주행 중국 전략 전기차

현대차 일렉시오 출시, 722km 주행 중국 전략 전기차

현대자동차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중국에서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일렉시오는 깔끔한 실루엣과 절제된 비율로 구성된 대담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췄으며, 크리스탈 형태의 사각형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고 뛰어난 내구성의 차체 구조로 안전성도 높였다. 또 88.1kWh 배터리를 탑재해 722km의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CLTC 기준)를 달성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르노코리아,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그랑 콜레오스 350만원 지원

르노코리아,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그랑 콜레오스 350만원 지원

르노코리아(대표 니콜라 파리)가 10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19일 간 진행되는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을 맞아 역대 최고 수준의 고객 혜택을 마련했다. 그랑 콜레오스 구매 고객에게는 특별지원금 30만원 혜택(단, 2025년 9월 생산분까지)과 60만원 상당의 옵션·액세서리 구매 지원이 함께 제공된다. 과거 르노코리아 차량을 한번이라도 신차로 구매한 이력이 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로열티 고객에게는 50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한 생산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르노 필란테 혹은 오로라2, 매력적인 쿠페형 SUV

르노 필란테 혹은 오로라2, 매력적인 쿠페형 SUV

르노 차세대 준대형 SUV, 필란테(Filante, 프로젝트명 오로라2) 일부 디자인이 공개돼 주목된다. 중국 현지 매체에 게재된 필란테는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공격적인 외관이 특징으로, 커다란 차체와 대구경 휠은 BMW XM과 유사한 분위기다. 국내 출시는 2026년 상반기다. 르노 필란테는 D-세그먼트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의 상위 모델로, E-세그먼트 준대형 쿠페형 SUV로 기획됐다. 그랑 콜레오스 대비 커진 차체와 휠베이스, 전방과 후방 오버행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기아 PV5 카고, 693km 주행으로 기네스 기록 등재

기아 PV5 카고, 693km 주행으로 기네스 기록 등재

기아는 PV5 카고 모델이 최대 적재중량을 싣고 1회 충전 가장 긴 주행 거리인 693.38km를 달성한 전기 경상용차(eLCV, electric Light Commercial Vehicle)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기록은 71.2kWh 배터리의 PV5 카고 4도어에 665kg을 싣고 진행됐다. 이번 기록은 지난 9월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부 공도에서 이뤄졌다. 주행 코스는 물류 및 배달 업무를 충분히 재현할 수 있도록 58.2km의 도심 및 외곽 도로와 고도 상승 구간을 반복 주행하는 방

업계소식이한승 기자